[富]욕지도 섬마을 선생님 ‘富’를 담금질하다

입력 2011-03-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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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도 태웅 회장

▲태웅 허용도 회장
지난 207년 코스닥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CEO가 있었다. 쟁쟁한 재벌가 사이에서 '지분가치 1조 돌파'란 타이틀을 거머쥐며 코스닥시장의 신흥주식부호로 떠오른 그. 바로 태웅의 허용도 회장이다.

그는 지난해 9월 30일 기준 715만9980여주의 태웅 주식을 갖고 있다. 43.1% 지분율이다. 25일 태웅 주가가 5만300원임을 감안하면 현재 그의 지분가치는 3601억4699만원이다. 3년만에 지분가치가 3분의 1 토막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성공신화는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허 회장은 농사꾼이 되고자 진주농림고 축산학과에 들어갔다. 소, 돼지를 키우며 밭을 일구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그러나 이후 교사직을 원하는 가족의 뜻에 따라 등록금과 학비가 면제되는 진주교대에 진학했다. 졸업 뒤 그는 통영도 욕지섬에서 5년간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김해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발령받은 허 회장은 사회 선생님의 뜻을 안고 동아대 경제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낮에는 교사생활을 하고 밤에는 공부하며 학업에 매진했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사회과 교사자격증을 부여받아 중고등학교 교사가 돼려는 순간, 단조업을 하던 먼 친척에게 전화 한통을 받았다. 일을 도와달란 부탁이었다. 회장이 단조업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다.

첫번째 몸 담은 회사가 경영상의 문제로 문을 닫자 허 회장은 '내 회사를 차려보자'란 꿈을 갖고 1981년 태웅단조공업사를 설립했다. 수중에는 현금 100만원과 집 평수를 줄여 마련한 300만원이 전부였다.

그는 이 돈으로 중고기계를 샀다. 부도난 공장도 인수해 작업할만한 공간도 마련했다. 그는 탁월한 성실성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일했다. 주경야독 시절을 떠올리며 밤 낮가리지 않고 기계를 돌렸다. 그의 이같은 노력에 태웅단조공업사는 빠른 시간내 비교적 안정된 회사로 자리잡아갔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16억원짜리 링단조기계를 수입키로 한 것이다. 총 자산에 5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당시 태웅과 비슷한 자본금을 가진 회사들의 평균 대출금액이 1~2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말도 안되는 돈이었다. 경영진은 물론 시장의 질타가 쏟아졌다. 심지어 부도위기로 전락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태웅 녹산공장 전경

그는 신용보증기금과 외환은행의 도움을 얻어 결국 링단조기계를 들여왔다. 태웅의 눈부신 성장에 발판이 되어준 기계다. 일본산과 비슷한 품질에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이다.

이후 허 회장은 프레스기기를 들여와 조선부품과 엔진을 만들고 이후 풍력부품 사업에까지 뛰어들며 사업 규모를 확장해 갔다. 풍력날개와 터빈을 잇는 메인샤프트와 타워플랜지, 베어링 등을 생산했고 특히 메인샤프트는 지난 2006년 세계일류상품인증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그의 제 1원칙은 '신뢰'다 그는 납품기한을 맞출 수 없는 계약에는 절대 도장을 찍지 않았다. 더 영세한 업체들이 계약을 가로채가며 수주를 쌓아갔지만 그는 불안해하지 않았다. 결국 해당업체들은 납품시한을 맞추지 못해 점차 신용을 잃어갔고 허 회장은 '믿음직한 사람'이란 평을 얻게 됐다. '정직만이 살길이다'란 소신을 버리지 않은 결과였다.

그러나 그의 단조업 인생에 큰 시련이 찾아왔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세계 조선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발주가 뚝 끊긴 것이다.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의 풍력 시장 진출과 자국 업체를 우선하는 중국 당국의 편애(偏愛)가 실적부진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는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고 더욱더 노력했다. 허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녹색성장 산업을 주요산업으로 삼고 장기비전을 마련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부산녹색성장포럼 대표와 한국풍력발전산업협의회 부회장직을 잇달아 역임하며 업계 흐름을 파악하고 정보수집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태웅의 풍력발전 부품 매출은 3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전 매출에 50%에 해당하는 규모다.

오는 5월 16일은 태웅이 창립한지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올해 그는 기존 단조업에서는 풍력 비중을 낮추고 원자력 부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태웅 허용도 회장=

△1948년생 △진주농림고 △진주 교대 △통영 욕지초교 교사 △동아대 경재학 △1981년 태웅단조공업사 설립 △현재 태웅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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