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엄기영 PD수첩 발언, 線을 넘었다"

입력 2011-03-22 11:08 수정 2011-03-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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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원지사 민주 예비후보 최문순... “이광재 前 지사 향수가 큰 힘이자 넘어야 할 산”

▲최문순 전 MBC사장이 18일 오후 강원도 춘천 한 카페에서 민주당 강원지사 예비후보로서의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내 귀를 의심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 아닌가 해 안타까웠다.”

민주당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는 18일 강원도 춘천 공지천 인근 찻집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의 ‘PD수첩 흠결’ 발언에 대해 이같이 털어놨다. 지난 2008년 MBC 사장 재직 시 광우병 파동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온 엄 후보가 한나라당 입당 후 기존입장과 180도 다른 발언을 한 게 혼란스럽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같은 MBC사장 출신이자 5년 선배인 엄 후보를 향해 “언론보도가 잘못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내부적으로 바로 잡는 것과 정치권 힘으로 바로 잡는 것은 전혀 별개 문제”라며 “언론인의 기본에서 혼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4·27재보선 전망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방문을 언급하며 “조직력도 딸리고 장담을 전혀 못하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최 후보는 “지금 강원도 35%~40%의 고정지지층이 한나라당”이라며 “50% 선을 넘으려면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15%의 지지율을 가진 민주당은 3~40%를 추가해야 하는 입장인 반면 저쪽(한나라당)은 10%만 추가하면 될 상황”이라고 우려하는 빛을 띠었다.

또 강원도민들 사이에 만연한 ‘이광재 전 지사 동정론’ 때문에 두 후보가 소외됐다는 지적에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 전 지사가 소통을 잘했다면 본인은 방송영상을 맡았던 특징을 활용해 관광객 유치 등으로 보태나가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강원도 춘천 출신인 최 후보는 강원대 영문학과 학사를 거쳐 MBC 기자로 입사, 노조위원장, 최연소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18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다.

다음은 최 후보와의 일문일답.

-의원직을 사퇴하신 이후 강원도 민심을 훑고 계시는데 분위기가 어떻나?

▲제가 만나는 분들은 다 저한테 우호적이다(웃음). 그러나 모른다. 지금 35%~40%의 고정지지층이 한나라당이다. 완강하게 움직이지 않는 분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50%의 선을 넘으려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여기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15%이기 때문에 50%를 넘으려면 3~40%를 추가해야 하는 입장이다. 저쪽(한나라당)은 10%만 추가하면 된다.

-4·27재보선의 관건은 이제 본선인데 자신하시나?

▲지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와서 본격적으로 유세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지난번에 한번 올 때는 그냥 한번 오고 말겠지 그랬는데 다음 주에 또 온다고 하더라. 선거초반부터 박 전 대표가 개입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자기 선거로 만들어가는 과정인 듯하다. 주요 변수로 생각하고 있다. 장관들도 많이 내려오고 (한나라당이)계속 물량공세 하고 있어서, 조직력 자체가 우린 너무 약하다. 장담을 전혀 못하겠다.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향수가 짙다 보니 양당 후보 모두 지역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리는 좁혀질 것이다. 두 사람도 태어나긴 여기서 태어났지만 밖에서 활동했으니 도민들로서는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저 같은 경우 정치만 여기서 안 했을 뿐이지 여기서 수백년 된 가문에서 태어나 대학도 다니고 첫 번째 직장도 여기서 다녔다. 직장 때문에 옮겨간 것이다. 실체는 그게 아닌데 그렇게 공세를 하는데 도리는 없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차분히 설득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향수가 큰 힘이 될 수 있겠지만 역시 넘어야 할 산이 아닌가?

▲이광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 전 지사가 잘한 것 중 하나는 정치문화를 바꿔놓은 것이다. 50년간 1당이 지배를 하다보니까 아주 권위주의적이고 다소 폐쇄적인 문화가 있다. 도지사라고 하면 엄청난 상전 같은 것이었는데 이 전 지사는 같이 막걸리마시고 찜질방에서 자는 등 도민들과 친구처럼 지냈다. 이는 이 전 지사 뿐 아니라 우리 민주당 정치인들이 가진 특징 중 하나다. 저도 그렇다. 저는 저 나름대로 특징과 장점이 있다면 방송영상, 한류 부문이다. 예컨대 춘천은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인 만큼 관광객들 많이 왔다. 넘는다기 보다는 그런 것들을 보태나가야겠다.

-엄기영 후보의 당적문제 논란에 대해 후배 입장에서 어떻게 보시나?

▲저도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왜냐 하면 다른 정권 같았으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질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정권 들어와서 여야간, 또 정부와 시민사회 진영간, 정부와 언론간 갈등이 있었는데 가장 큰 것이 언론장악 문제였었다. 국민들도 잘 인식하고 있던 사안이고 (엄 후보는)그 중 중심에 서 있던 분이다. 저나 언론단체, 후배들, 시민들이 모두 지지하고 성원하고 했던 분이 갑자기 한나라당 가니까 정신적 혼란과 정체성 혼돈이 생겼다. 아마 본인도 그럴 것이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모르나 국민앵커가, 얼굴이 알려진 분이 그러니까 충격이 컸다.

-엄기영 후보의 PD수첩 발언은 어떻게 보시나?

▲그 발언은 좀 안 하셨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귀를 의심했다. 어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신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언론이라는 게 잘못될 수도 있다. 언제나 오보의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그 잘못을 직접 응징하고 그것을 정치권 힘으로 바로잡으려고 하는 것하고는 전혀 별개 문제다. PD수첩이 잘못돼 있고 모든 보도가 잘못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언론중재위도 있고 내부에 심의기능도 있고 언론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그걸 정치인들이 다루는 게 아니다. 그 점을 구분을 못하시는 것이다. 언론인의 기본에서 혼동이 일어나고 있다.

-같은 질문을 후보님한테 드렸다면?

▲PD수첩에 문제가 있지도 않다고 생각하지만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그것을 언론 내부에서 해결할 일이다. 정치와 언론은 엄격히 분리돼야 하는 것이 언론의 기본 중의 기본이고 오랜 세월 동안 우리가 그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해 왔고 싸워왔던 역사가 있다. 엄 사장도 바로 그것 때문에 싸워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자기 배신이다. 언론인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분으로서 자기 부정이고 그런 것이다. 사장으로서 어떤 조직의 책임자가 된다는 것은 그 안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도 리더가 지는 게 기본윤리인 것이다.

-MBC 독립성이 지금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나?

▲독립성은 87년 이전 수준까지 손상됐다고 본다. MBC가 그 전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사유물이었다가 전두환 대통령의 장악도 있었다가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독립이 되서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그 성과물들이 거의 다 돌아가서 87년 6월 민주항쟁 이전까지 가 있는 상태다. 조금 더 진행되면 내년 총대선 가까이 가면 갈수록 옛날의 ‘땡전뉴스’ 수준으로까지 가까이 갔다고 본다. 듬성듬성 그런 게 나타나고 있다.

-삼척원전에 대한 입장은 어떠신가.

▲정치철학적으로는 반대이다. 그러나 딱 부러지게 반대라고 하기는 힘들다. 삼척지방 사람들이 오죽하면 유치해야 하겠다는 상황까지 왔겠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있게 여론도 조사해보고 득실을 좀 따져보고, 원전을 오지 않게 하면 다른 방안이 있는지 정확히 조사 후 다시 정확한 입장을 정리하려고 한다.

-여론주도층인 4~50대 표심이 최 후보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어떻게 보시고 만약 연령층을 공략하게 되면 주 타겟은?

▲저는 굉장히 의외였다. 왜 4~50대가 왜 절 지지하는 지 잘 모르겠다. 관심 있어 하는 지지자 계층은 20대~30대였었다. 그동안 저도 의원 생활하면서 거기에 공을 굉장히 들였었다. 영동세대가 그 세대가 자녀세대기도 한데 우리 기성세대가 잘못 물려줘서 88만원 세대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사람들 정치적으로 보호를 많이 하고 싶은데 오히려 엄 후보가 (지지율이)많이 나오더라. 왜 그런지 모르겠다.

-여야 성패 달린 중요한 선거인데 심정이 어떠신가?

▲실감은 하는데 굉장히 부담스럽다. 저 한사람의 역량과 실수에 의해 우리나라 정치판이 확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부담스럽다. 그래서 분당이나 김해 쪽으로 좀 초점이 옮겨가 줬으면 하는데(웃음). 왜 선수들이 빨리 안 나오는지 모르겠다.

△최문순 후보 프로필

-1956 강원도 춘천군 신동면 출생

-춘천고등학교

-강원대학교 영문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영문학 석사

-MBC 문화방송 기자

-MBC 노조위원장

-전국언론노동조합 초대 위원장

-MBC 사장

-한국방송협회 회장

-18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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