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진] '스리마일섬' 악몽 부상...美 원전업계 부활에 찬물

입력 2011-03-13 18:10 수정 2011-03-1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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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움직임에 봄날을 기대했던 미국 원자력 발전 업계가 일본의 강진 소식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미국 원전 업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2 회계연도 예산에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 자금에 대한 360억달러의 융자보증을 확대하고, 원자력 연구와 최신 원자로 설계에 수억달러를 투자하도록 호소하면서 30년간의 침체에서 부활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일어난 규모 9.0의 강진으로 원자력 발전이 폭발하면서 업계 전문가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1979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에서 발생한 원전 폭발 사고의 악몽이 떠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79년 3월 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스리마일섬에 위치한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된 사고의 영향으로 미국의 원자력 발전 업계는 사실상 얼어붙은 상태였다.

당시 스리마일섬의 가압경수로형 원전 2기 중 2호기에서 핵연료가 누출되면서 인근주민 20여만명이 대피했다. 이후 이 지역 주민 1000명 중 11명이 암에 걸리는 등 높은 암 발생률이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이는 미국 원자력발전 역사상 최악의 사고이자 체르노빌 다음의 큰 사고로 기록됐다.

이 사고로 미국 내에서는 원전 증설 반대의 목소리가 커졌다. 미국 원자력 산업도 영향을 받았다. 원자로 7기가 작동을 중지했고 새로운 원자로에 대한 허가가 정지됐다. 손상되지 않은 이 섬의 제1원자로도 1985년까지 작동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기억 속에서 스리마일섬의 악몽이 서서히 잊혀지면서 업계와 일부 정치가들은 원자력을 ‘깨끗한 에너지’를 표방하면서 원전 산업 부흥의 불씨를 당겼다.

원자력은 석탄이나 천연가스와 달리 지구 온난화로 연결되는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는데다 화석연료,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이상적인 수단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미국에는 31개주에 104기의 원자력 발전이 있으며, 전미 전력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는 원자력 발전 허가신청서 20건이 접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강진으로 원전이 폭발, 방사능이 유출되면서 미국의 원자력 발전 사업 움직임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핵에너지연구소(NEI)의 미치 싱어 대변인은 “미국인들은 이번 일본의 원자력 발전 폭발로 미국 내 원자력 발전이 긴급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출 것으로 확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가 일본에서 얻은 교훈을 거울삼아 각 원자로가 지진이나 해일 등 대규모 재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NRC의 피터 브래드포드 전 위원은 “미국인들은 일본의 사례를 보고 인근에 원자력 발전이 들어서는데 대한 반감이 강해질 것”이라며 "원자력 발전 사업에 대한 당국의 심사가 한층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래드포드 씨는 “원자력 발전이 폭발하는 장면이 TV로 방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회나 주 의회에서 심사를 기다리는 업계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본의 원전 폭발로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원자력 발전 건설에 대한 융자보증 확대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 에너지부의 정책 고문을 역임한 로버트 알바레스는 “의회가 세출 삭감을 목표로 하고 있는만큼 정치적 쓰나미가 오바마 대통령의 방침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본 대지진 여파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12일 폭발사고가 발생해 피폭자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이른바 극심한 혼란이 이어졌다.

폭발 사고 당시 최소 22명이 피폭됐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피폭자 수가 최대 190명에 달할 것이란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로 4명이 부상한 가운데 원전 인근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고 90명에서 최대 160여명까지 피폭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대규모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다 제1원전의 원자로 3호기에서도 13일 추가 폭발 가능성이 제기돼 방사능 공포는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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