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CEO '4人4色'

입력 2011-02-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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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영업대전 진검승부…금융권 빅뱅 예고

금융지주회사들이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하는 등 진용 재정비에 나서면서 지난해 금융권을 강타한 ‘CEO 리스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특히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한 4대 금융지주들은 올해 진검승부에 나설 채비를 하면서 본격적인 영업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금융지주 CEO들이 어떤 전략을 갖고 금융지주사 현안과 맞물려 ‘4인4색’의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결자해지’= 우리금융 ‘2기 체제’를 구축한 이팔성 회장은 무엇보다 ‘민영화’ 성사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는 우리금융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정부 보유지분(56.97%)을 털어내고 온전한 민간 금융회사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민영화를 재추진하려면 무엇보다 우리금융 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도 우리금융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현재의 시장 여건상 우리금융이 정부 지분을 매입할 강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임직원들의 협조 없이는 민영화를 잡음 없이 성사시키기도 어렵다. 민영화에 대한 의지나 이해도, 능력 면에서 이 회장이 가장 적임자란 의미다.

이 회장도 민영화 재추진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연임 확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우리금융은 민영화 추진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일 뿐”이라면서도 “정부의 민영화 일정이 나오면 우리금융은 지난해처럼 투자자 모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화 방안으로는 블록세일이나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 등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민영화 성사와 함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와 지난 14일 면접에서도 우리금융을 ‘세계 50위, 아시아 10위’의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 수익기반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M&A 등을 통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즉,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이자이익 기반의 확대와 함께 비이자 수익 등 수익구조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이 회장의 복안이다.

2009년 이 회장이 개발한 우리금융의 새 혁신 브랜드인 ‘원두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고객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어윤대 KB금융 회장 ‘명예회복’=집권 2년차 어윤대 회장이 이끄는 KB금융지주는 어윤대 회장의 경영 실험이 처음으로 평가받는 해가 될 듯하다. 그간 ‘1등’과 ‘리딩뱅크’를 외치는 국민은행이지만 알맹이는 그렇지 못했다.

어 회장 역시 이런 분위기를 잘 아는지 취임과 동시에 국민은행의 효율성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메스를 들이댔다. 지난해 직원 32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실적 불량자를 219명을 성과향상추진본부에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여전히 ‘KB금융=과체중’이라는 진단을 거두지 않고 있지만 어 회장은 “갑자기 감량을 너무 하면 체질 문제가 생기는 만큼 올해는 쉬고 내년에 다시 감량할 것”이라며 “올해 대대적인 명예퇴직 등은 하지 않기로 민병덕 국민은행장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 리딩뱅크’로서의 명예는 회복한다는 목표다. KB금융은 지난해 800억원대 흑자에 그쳤지만 올해는 국민은행의 순익을 2007년 수준인 2조6000억원대로 끌어올리는 등 은행권 1위를 탈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어 회장은 대기업금융과 젊은 층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어 회장은 “올해 금융업계 1위가 될 것”이라며 “젊은 고객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스마트금융 등 신(新) 금융서비스를 대폭 확충하고 녹색산업 관련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산관리 부문 역량 강화와 미래 고객에 대한 투자, 마케팅 확대 등도 추진키로 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조직화합’=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최대 과제는 ‘조직화합’이다. 지난해 최고경영진 간 내분 사태로 5개월간 개점 휴업 상태였던 점을 감안할 때 조직의 화합과 안정을 꾀하면서 영업력을 회복해 나가는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한금융이 지난해 극심한 경영지배 구조 혼란 속에서도 순이익이 2조3839억 원으로 3년 연속 ‘업계 1위’를 유지하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KB금융지주가 2009년 9월부터 1년 넘게 ‘KB금융 사태’를 겪었던 후유증이 지난해 실적 악화로 나타났듯이 신한금융의 실적 호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계기로 국내 금융권 경쟁구도가 자산 300조 원이 넘는 ‘4강(强) 금융지주 체제’로 재편된 것도 영업력 회복에 방점을 둬야하는 주요한 이유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신한금융은 금융업계 4위로 밀리게 된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 14일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을 회장 내정자로 선임한 직후 이사회를 열어 삼화저축은행 매각 입찰에 참여키로 결의하는 등 최고 금융그룹의 명성 회복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는 우선 신한금융 사태로 분열된 조직을 다시 하나로 통합하고 주춤하던 영업력을 확대하고 해외 등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 데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새로운 성장 발판을 구축하기 위한 신한 2.0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방침이다. 신뢰 회복과 성장동력, 미래투자, 조직 활력 등이 신한 2.0 구현을 위한 핵심 과제다.

신한은행 역시 작년 말 서진원 행장을 새 선장으로 맞아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브랜드지원본부를 신설하는 등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선 상태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유종의 미’=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당분간 외환은행 인수 등의 굵직한 현안을 마무리 짓고 조직 간 통합과 시너지 효과 극대화 등을 위한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하나금융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규준’을 확정했다. 이 규준에 따르면 하나금융 CEO 등 등기이사의 연령은 만 70세로 제한되고 종전 3년으로 돼 있는 CEO 임기도 올해부터는 첫 임기만 3년으로 하고 연임 시에는 1년씩 연장된다.

하나금융이 이러한 규준을 만든 것은 최근 2년간 KB금융과 신한금융 등에서 소위 ‘CEO’ 리스크로 장수 및 고령 CEO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이 적지 않게 불거진 것을 의식해서다.

실제 이 규준을 적용하면 내달 임기가 끝나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부터 1년 단위로 이사회 등의 검증을 거쳐 만 70세까지 최장 3년 더 연임이 가능해진다.

김 회장 입장에서는 장기 연임에 대한 비난 등에 대한 부담을 덜고 좀 더 직무를 수행하면서 외환은행 인수 후속 작업 등도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된다.

금융권 안팎에선 김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 짓고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면 강한 인적·물적 자산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하나금융지주의 덩치를 키우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의 60%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하나금융지주는 은행 부문 영업망 확대가 가능해져 규모와 영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650여개에 불과한 하나은행의 지점에 외환은행 지점이 더해지면 하나금융지주의 은행부문 지점 수는 단숨에 1000개를 넘어선다.

김승유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하나금융은 ‘글로벌 톱 50’이라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맞았다”며 강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통합 작업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이는 외환은행 인수가 원활히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외환은행의 기존 조직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승유 회장으로서는 외환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한 구성원들의 하나금융지주로의 인수 반대로 인수 후 외환은행의 인력과 조직이 하나금융지주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인수를 통한 시너지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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