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은 냈는데 왠지 '머쓱'

입력 2011-02-16 10:49 수정 2011-02-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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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금 받고, 계열사 팔고...어부지리 깜짝 실적 기업들

4분기 실적발표를 끝으로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실제 매출이나 영업력이 아닌 ‘어부지리’식 깜짝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있다. 앓던 이를 빼자 순이익이 수십배 증가한 기업도 눈에 띈다.

3월 회계법인인 현대증권은 지난해 3분기(10~12월) 순이익이 155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2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운 금액이 순이익으로 잡혔다.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050% 증가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12월 17일, 하이닉스를 상대로 한 구상금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영업외소득으로 1607억원(원금 991억원과 이자 616억원)이 생겼다. 25%의 세금을 제하고 1200억원가량이 순익익으로 잡혔다.“총 1553억 가운데 350억원 정도는 기업 영업활동에 따른 순이익 발생분”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LS그룹은 계열사 LS-니꼬동제련과 LS엠트론의 덕을 톡톡히 봤다. LS의 지난 4분기 순이익은 744억원으로 영업이익 622억원을 100억원 이상 웃돌았다. LS의 지난해 총 순이익은 2547억원으로 전년대비 17.8% 증가했다. LS가 34.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 LS-니꼬동제련은 전기동과 귀금속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1858억원으로 전년비 346% 늘었다. 또 다른 자회사 LS엠트론도 신제품 매출 증가와 시장점유율 상승, 원가경쟁력등의 호재로 지난해 영업익 33.9% 증가,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S가 보유하고 있는 LS엠트론의 지분은 23%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34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46.89% 늘었다고 밝혔다. 순이익도 3403억원으로 전년비 921.37% 증가한 규모다. 우선,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에 대한 지분법 이익 효과를 많이 봤다. 지난해 11월 삼성카드가 계열사 지분을 매각했고 삼성카드의 지분 26.41%를 가지고 있는 삼성생명이 지분법이익으로 950억원이 늘었다. 2009년 3분기의 영업이익이 97억원에 그쳐 상대적으로 2010년 3분기 실적은 기저효과도 컸다. 삼성생명은 그룹차원에서 지급하는 PS 금액을 2009년 3분기로 계상해 비용처리하면서 영업익이 97억원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회계상 나타났다. 삼성생명측이 밝히는 평균 분기영업이익은 2000억원 규모다.

대한통운은 골머리를 썪이던 계열사를 처분하면서 당기순이익이 훌쩍 뛰었다. 대한통운은 금호렌터카를 매각하면서 중단사업 손실이 줄어 순이익이 2009년 65억원에서 일 년 만에 682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2009년 매출액 1조8300억원에 영업이익 945억원이었던데 비하면 턱없이 낮았던 순이익 65억원은 사실 금호렌터카의 중단사업 손실금을 제한 나머지였다. 한 해 실적을 금호렌터카가 고스란히 까먹고 있었던 것. 회사 관계자는 "2009년에는 687억원을 금호렌터카 중단사업손실금으로 썼지만 지난해 말 매각한 후 올해 102억원가량만 추가 손실금으로 나갔다"며 "실제 영업활동에 의한 순익은 800억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대림B&Co는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타일사업부문을 없애면서 2년만에 영업익과 순이익을 흑자로 돌렸다. 대림비앤코는 10년간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끌어안고 있던 타일사업부문을 2009년 말 과감히 떨쳐냈다. 평균 4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타일사업부문과 건설업황 악화로 2008년부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자 앓던 이를 뽑아낸 셈이다. 대림B&Co 관계자는 "2010년 흑자전환을 위해 연초부터 외부 컨설팅을 받는 등 기업혁신을 시도해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주식시장의 호황과 대기업의 대규모 대출로 기사회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영업이이 1조3362억원에 육박하고, 순이익이 98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250% 이상 증가해 ‘순이익 1조클럽’에 근접했다. 하나은행측은 “순이자수익이 6000억원가량 늘고, 20조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주식 등을 통한 매매평가이익이 늘었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은행 인수합병때부터 가지고 있던 한국리스여신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생긴 200억원 가량의 매각이익이 발생한 것도 한 몫 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 실적 증가로 인한 지분법 손익이 증가했다"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클럽을 달성했다.영업이익이 1조87억원,1조107억원으로 각각 230%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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