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초에 TV 한대…LG전자 '삼바 시장' 평정

입력 2011-01-19 09:38 수정 2011-01-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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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을 가다

외환위기 때도 철수 않고 버틴 뚝심 전략 주효

작년 매출 30억달러 절반이 마나우스 공장 생산

▲LG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생산법인의 현지직원들이 지난 10일 마나우스 공장 TV 생산라인에서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마나우스의 법인의 직원은 모두 2700명이다. LG전자는 올해 35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LG전자의 브라질 마나우스의 가전 공장에 들어서자 TV 생산라인은 쉼없이 움직였다. 반팔 차림의 공장 직원들은 각기 다른 복장이었지만 가슴에 LG전자 로고를 달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플로(Flow) 라인(컨베이어 벨트에서 조립 공정이 차례차례 이뤄지는 생산방식)에서 한 부문씩 맡은 이들의 손놀림은 능숙했다. 재빠르게 나사를 조이고 베젤(테두리)을 합치고 포장지를 씌웠다. 이들은 6~7초에 한 대씩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생산한다.

곽기홍 LG전자 마나우스 법인 팀장은 “2년 전부터 조립 공정이 멈추지 않고 진행되는 ‘흐름 생산 방식’으로 전환한 뒤 생산능력이 20~30% 이상 향상됐다”고 소개했다.

2000여명에 달하는 현지 직원들의 근속 연수는 평균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인 직원도 있다. LG전자의 현지화작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찾은 아마존강 열대우림 한복판에 위치한 도시 마나우스는 30℃를 넘나드는 무덥고 습한 날씨였다. 반면 공장은 쾌적한 환경을 유지했다. 여유공간과 쉼터도 널찍했다. 마나우스 공장은 LG전자가 브라질 가전시장에서 1위를 석권케 한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브라질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버틴 LG전자의 뚝심= LG전자는 지난 1995년 브라질에 진출하면서 마나우스 생산법인을 가장 먼저 설립했다. 17만2000㎡(5만2000평) 부지에 공장 면적은 4만9613㎡(1만5000평)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브라질에서 매출 30억달러(3조3600억원)를 달성해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6억달러(1조7920억원)의 매출이 마나우스 공장을 통해 이뤄졌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PDP TV(점유율 59%), LCD TV(30%), 모니터(33%), 오디오(31%) 등에서 1위를 유지하는 등 브라질 가전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올해는 브라질 시장에서만 20억달러(2조2400억원) 이상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흥시장에서의 성장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도 있었다. 지난 1999년 브라질이 IMF 관리 체제에 들어가면서 시장 수요가 30% 이상 줄어든 것.

곽 팀장은 “당시 시장을 주도했던 일본 업체들과 삼성전자는 서둘러 브라질에서 빠져나갔지만 LG전자는 철수하지 않았다”며 “브라질 가전 시장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시장을 포기하지 않은 점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뚝심있게 버틴 것이 LG전자를 브라질의 국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한 셈이다. 당시 LG전자는 남미의 전략적 교두보를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에 유동성, 재무구조 개선, 사업 구조조정 등을 진행했다.

마나우스법인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100% 브라질 내수시장에 판매한다. 앞으로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인접국으로의 수출도 고려하고 있다.

브라질의 유통 업체인 카사스 바이아, 폰토 프리오, 패스트 샵 등 현지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현지화를 이룬 것도 주효했다. 브라질은 소수 대기업의 시장지배력이 높은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유통 분야의 경우 이들 업체들이 대부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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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내수시장으로”= 황기상 코트라 브라질 무역관 부센터장은 “최근 브라질은 공항, 항만 등 인프라 투자를 가속하고 있어 공급이 성장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며 “브라질도 중국과 같이 고성장을 할 수 있는 국가”라고 전망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7.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4.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률은 지난 2003년 10.2%에서 지난해는 6.3%, 올해는 5% 미만으로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LG전자도 이같은 시장의 신장세에 발맞춰 마나우스 생산법인 및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는 중남미 가전 시장 공력을 확대하기 위해 마나우스, 상파울루 등에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실제 최근 마나우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주력 TV는 32인치에서 42인치로 바뀌었다. 저가 제품 뿐 아니라 고가 제품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고가제품과 저가제품의 수요가 동반 성장 하는 알토란 같은 시장인 것이다.

또한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등을 개최한다. 시장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곽 팀장은 “브라질의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서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며 “이전에 상류층에서만 이용하던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브라질을 스마트TV 전략 지역의 하나로 삼고 라인업을 확대하며 브라질을 ‘제 2의 내수시장’으로 굳히기 위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자유산업지대, 남미 공략 교두보= 브라질 정부는 지난 1967년 마나우스를 자유산업지대(Tax Free Zone)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3년까지 수입세, 공업세, 사회안전세 등 다양한 세계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남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발전이 더딘 북동지역에 해외기술과 자본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서다. 현재 마나우스에는 LG전자 외에 삼성전자, 삼성SDI, 서울전자통신 등의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다.

김기종 LG전자 마나우스법인 전무는 “브라질 최대 상권인 상파울로까지 7~10일 정도의 운송시간이 걸리지만 관세 혜택을 감안하면 마나우스가 최적의 생산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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