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혈관 끊겼는데...무책임한 '한전'

입력 2011-01-18 11:20 수정 2011-01-1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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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업단지에서 지난 17일 발생한 정전사고는 정밀하지 못하고 불완전한 전력공급체계가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이 관리하는 전기선로의 문제로 인해 정전사고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전과 업계에 따르면 여수산업단지 정전 사고는 20분 만에 전기가 들어왔지만, GS칼텍스 1,2공장, 제일모직, LG화학, LG MMA, 남해화학, 삼남석유화학, 휴켐스, 에보닉카본블랙 등 20여 개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체들은 공장 정상화를 위해 긴급복구에 나섰지만 공장 재가동까지는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피해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화학업체 특성상 일단 공장가동이 중단되면 파이프라인 내 화학물질이 굳거나 불완전 연소 등으로 제품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인 청소 등을 거쳐 정상 가동까지는 최소 1주일가량 걸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부 업체는 한전이 관리하는 전기 선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전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과 이에 따른 피해 배상 문제를 놓고도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전은 전력선 복선화를 통해 한쪽 선로가 정전되더라도 나머지 선로를 통해 전력이 정상 공급됐을 것이라 주장하는 반면 업체들은 발전소에서 산업단지로 이어지는 전선계통 자체에 문제가 생겼다고 맞서고 있다.

업체들은 사고 원인이 한전의 과실로 드러나도 피해 배상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있다. 전력공급권을 가진 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데다 과거 2차례 정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업체들은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공문만 전달했을 뿐 실제 배상을 받거나 법원에 정식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수산단은 이번뿐 아니라 지난 2006년 4월과 5월, 2008년 5월 전력공급 차질로 공장가동이 두 차례 중단된 사태가 발생 했었다. 2006년 4월 사고 때는 GS칼텍스와 LG화학 SM공장 등 5개 업체에서 공정이 중단돼 12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고 2008년 5월에는 정전으로 여천NCC와 한화석유화학 등 10개 업체의 공장가동이 중단돼 수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여수산단 내 불완전한 전력 체계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잦은 정전 사고에 대해 근원적 대책과 함께 안정적인 전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전측은 "이번 정전은 전력 수급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전력 수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여수화력에서 여수산단 내 변전소인 용성변전소로 가는 15만4000V 전압의 전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졌다가 복구되는 과정에서 정전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전사태는 특히 17일 전력사용량이 사상 최고치인 7314만㎾를 기록하며 예비전력이 비상 상황인 400만㎾에 근접한 가운데 벌어진 상황이라 ‘전력대란이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전력사용량이 7314만㎾를 기록, 종전 사상 최고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정부가 올 겨울 최대 전력 사용량으로 예상한 7250만㎾를 64만㎾, 지난 10일 낮 12시에 기록한 종전 최고치(7184만㎾)를 130만㎾나 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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