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주식 문외한 마음도 움직인 랩어카운트

입력 2011-01-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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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관념이 항상 아쉬운(?) 사회생활 4년차 친구가 있습니다. 모든 돈은 한 통장에 몰아넣고 필요할때마다 인출해 사용합니다. 은행과의 거래내역은 대학 선배 부탁으로 가입한 주택청약이 다입니다. 주식투자는 두말할 나위가 없고 펀드는 그저 남 얘기일 뿐이죠. 계획없는 자금 관리에 친구의 통장 잔고는 항상 '0월분 급여'가 전부입니다. 제가 다 걱정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모임에서 그 친구가 "랩어카운트가 뭐냐" 물어왔습니다. 동료 손에 이끌려 회사 아래층에 있는 'OO증권'에 CMA를 개설하러 갔더니 영업점 직원이 랩어카운트를 추천하더랍니다. 왜 진작 랩 어카운트를 알려주지 않았냐며 저를 살짝 원망(?)하는 눈치였습니다.

기사를 쓰면서도 실감하지 못했던 랩어카운트 인기를 '주식 문외한' 친구에게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자산을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주식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운용해주는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상품입니다.

수익률이 펀드보다 높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랩 잔액 규모는 1년새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뜨거운 감자'인 자문형 랩은 10개월만에 10배나 불어났다고 합니다. 제 친구가 들은 얘기가 딱 여기까지 입니다.

그러나 랩어카운트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는 날로 늘고 있습니다. 특히 자문형 랩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10~20개 내외의 핵심종목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시장 변화를 제때 읽지 못할 경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만난 대형 증권사 PB가 "랩어카운트 비중을 크게 축소해야 한다"고 귀뜸합니다. 회사 주력상품인데다 투자자들 요구에 어쩔 수 없이 판매하기는 하지만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하락장에선 회사에게도 투자자들에게도 불리하다는 지적입니다. 쏠림현상이 더 심화된다면 증시 조정에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제 친구에게 이 내용을 전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상승랠리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고수익'은 이미 친구의 마음을 점령해 버렸습니다.

2007년 '펀드 붐'이 생각납니다. 현상만 놓고 보면 최근 랩어카운트 상황과 별반 다름이 없어 보입니다. 고수익률만 강조하는 증권사도 문제지만 수익률만 쫓는 투자자들도 문제입니다. 2007년 '펀드 붐'은 2009년 '펀드 런'로 이어졌단 사실을 벌써 잊은 걸까요? 오늘따라 제 친구가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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