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ㆍ화학은 '여유' 항공ㆍ해운은 '초조'

입력 2011-01-13 12:21 수정 2011-01-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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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 없는 국제유가에 휘발유값 고공행진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주유소 일반 휘발유 가격도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12일 현재 전국 광역단위 모든 시ㆍ도의 주유소 보통 휘발유 일일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었다. 석달째 하루도 빠짐없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연합뉴스)

국제유가와 국내 휘발유값이 연일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서민의 시름은 물론이고 산업계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천정부지로 오르는 기름값=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86달러(2.1%) 상승한 91.1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알래스카 유전 원유 유출 사고로 송유관이 폐쇄된 여파로 배럴당 91달러를 넘어선 것.

경제 전문가들은 “알래스카의 유전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로 송유관이 폐쇄됨에 따라 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는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통 휘발유 가격은 연일 최고기록 경신을 이어가며 서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12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석유가격 정보사이트‘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광역단위 모든 시ㆍ도의 주유소 보통 휘발유 일일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었다. 유일하게 1700원대를 유지했던 전북지역 주유소 마저 지난 11일 보통 휘발유 가격이 ℓ당 0.85원 오른 1800.64원을 기록했다.

전국 광역단위 시ㆍ도의 보통 휘발유 일일 평균가격이 모두 1800원을 모두 넘은 것은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11일 현재 서울의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1,884.28원으로 가장 높고 제주 1,854.87원, 인천 1,834.44원, 경기 1,825.16원 순이다. 전국 평균은 ℓ당 1,822.67원으로 전날보다 0.32원 올랐다. 보통 휘발유의 일일 평균가격은 지난해 10월9일(ℓ당 1,693.62원) 이후 석달째 하루도 빠짐없이 오르고 있다.

특히 당분간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 상승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름값 상승은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확산, 유럽 및 미국 동부 지역 한파로 인한 난방유 수요 급증, 투기적 수요 확대 등이 주요 원인이다.

석유공사는 최근 발표한‘국내 석유제품 가격동향’보고서를 통해“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최근 국제유가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며“국내 제품 가격도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잉여 생산 능력도 줄어들 것”이라며“결국 올해 연평균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 석유화학은 큰 영향 없어= 유가 상승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정유 석유화학업체는 오히려 큰 영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유업계의 경우 호재도 악재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겠지만 수요도 줄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동절기인 관계로 난방 수요 등이 있지만 유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매출이 늘 수는 있어도 이익은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20달러에 육박했던 고유가 시대를 경험하면서 내공을 쌓았다는 입장이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올해 유가를 90달러선까지 예상했다”며“예측한 대로 가고 있고 지난 2008년 이후 충분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현재는 관망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면 단계별 시나리오를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현재 석유화학 업계가 호황 국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유가가 상승되더라도 경기에 힘입어 상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 관계자도 “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수요가 굳건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고 오히려 호재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항공·해운·자동차는 직격탄= 항공·해운업종은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약 34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16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항공여행시 붙게 되는 유류할증료로 유가 상승분을 상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유류할증료로는 올라간 연료비의 20~30% 밖에 보전되지 않는 구조”라며“항공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유류할증료로 보전할 수 없는 유가상승분은 그냥 손실로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원가에서 기름값이 약 10~20%를 차지하는 해운업계도 마찬가지다. 선박 운송 연료인 벙커C유가 국제 유가 상승세를 반영하기 때문에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진해운 관계자는“운송업계가 많이 쓰는 벙커C유는 항공업계가 쓰는 제트유에 비해 저가이긴 하지만 역시 유가가 오르면 원가상승 압박이 있다”며 “대신 유류할증료(BAF)를 고객들에게 부과해 손실을 보전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유가 상승은 바로 더해지는 부담인 데 비해 요금은 상대적으로 나중에 지불하게 되므로 시간 격차가 생겨 원가 상승분을 정확하게 상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고유가와 휘발유값 인상으로 인한 차량 유지비 상승과 제조원가 인상이 결국 자동차 수요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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