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지고 ‘마빈스’ 시대 열린다

입력 2010-12-09 11:19 수정 2010-12-0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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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시대는 저물고 마빈스(MAVINS·멕시코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9일 “지난 10월1일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앞으로 10년간 주목할 6개국으로 마빈스를 지목했다”고 소개하며 마빈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정부는 이들 6개국이 넓은 영토, 높은 인구증가율, 풍부한 자원 등을 배경으로 브릭스와 함께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급성장하는 마빈스 = 2009년 현재 마빈스 6개국은 인구 6억6000명(세계의 9.7%) 국내총생산(GDP) 4조4000억달러(세계의 6.3%), 수출 6800억달러(세계의 5.4%)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2009년 기준 마빈스의 1인당 GDP는 6634달러로 브릭스 6266달러를 앞섰다.

인구증가율도 브릭스 국가를 훤씬 상회하면서 급속한 GDP 증가가 예상된다.

마빈스 인구는 2010년 대비 2030년, 2050년까지 각각 22.3%, 36.4% 증가할 것으로 재정부는 내다봤다.

이는 선진국 G7 증가율의 약 3배 수준이다.

때문에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서’는 최근 미국·유럽 등 지금의 선진국들은 노동인구가 줄면서 현재의 지위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하고, 새로운 인구강국이 대체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급격한 인구증가에 힘입어 마빈스의 경제규모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CIA는 2009년 현재 미국 GDP의 31% 수준에 불과한 마빈스 국가의 경제규모가 2020년에는 54%, 2050년에는 24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가 브릭스에 이어 고성장이 기대되는 나라로 선정한 ‘Next 11’에 멕시코·베트남·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 등 마빈스 국가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인구증가에 따른 판단이다.

◇풍부한 자원 = 마빈스는 세계 자원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아프리카·중남미·동남아시아 등을 대표하는 최대 자원부국들이다.

호주·인도네시아·남아공은 니켈·우라늄·아연 등 6대 전략광종의 주요 매장국이며, 나이지리아·베트남은 석유 매장량이 풍부하다.

실제 마빈스는 니켈 46.3%, 우라늄 30.7%, 아연 26.3%, 동 20.7% 등 세계 매장량의 20~40%를 차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베트남의 원유매장량은 각각 372억 배럴, 45억 배럴로 전세계에서 37.2%, 4.5%의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6대 전력광종 기준 마빈스의 자원 생산량은 니켈 26.3%, 철광석 18.2%, 석탄 15.5%, 동 12.1% 등으로 세계 생산량의 10~30% 수준이다.

남아공은 주요 희소금속인 백금의 세계 최대 부존국(6만3000t·88.7%), 생산국(연 150t·76.5%)이고, 수급불안이 큰 바나듐의 주요 생산국이다.

우리나라는 중국·러시아·남아공에서 바나듐 수입의 95%를 의존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외국인투자 = 재정건전성 악화 등으로 선진국의 외국인 직접투자의 리스크 요인은 증가하고 기대수익은 줄어들면서,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마빈스가 향후 대체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05년 이후 높은 성장잠재력 및 경제개방 확대 등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9년에는 금융위기 여파로 마빈스 국가의 FDI 유입이 급감했지만 향후 성장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FDI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마빈스에 대한 FDI는 2005년 201억달러에서 2006년 717억달러, 2007년 984억달러, 2008년 1036억달러로 급증했고, 2009년에는 금융위기로 560억달러로 감소했다.

여기에 2005년 이후 OECD 회원국인 멕시코·호주의 국가신용등급(투자적격)은 변함 없고, 인도네시아·남아공의 국가신용등급은 상향조정되면서 투자유인이 늘어나고 있다.

◇늘어나는 한국과의 교역규모 = 세계경제에서 마빈스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이들 국가와 우리나라의 교역비중도 2004년 6.6%에서 2010년 8.8%로 증가하는 추세다.

멕시코·호주·베트남·인도네시아의 교역 비중은 지난 7년간 각각 0.5% 이상 꾸준히 증가한 반면, 나이질리아 및 남아공의 비중은 0.5% 이내의 미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우리나라와 마빈스간 교역은 전년동기 대비 41.3%(455억달러→643억달러) 증가해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교역증가율 31.4%(5542억달러→7284억달러)를 압도했다.

우리나라는 마빈스 국가에 자동차·무선통신기기·자동차 등 공산품 수출비중이 높은 반면, 마빈스 국가는 원유·광물자원 등 원재료 수출비중이 높다.

또 우리나라는 마빈스 중 멕시코와 베트남에 대해서는 무역수지 흑자폭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인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 등의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멕시코와 베트남은 각각 우리나라의 9대, 10대 수출국이다.

그러나 호주와 인도네시아와는 석탄·철광·원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면서 무역수지 적자폭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마빈스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는 2004년 3억1000만달러에서 2008년 28억달러까지 급등했고, 우리나라 전체 해외직접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를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위축됐던 이 지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는 2010년 들어 회복세를 보이며 비중도 2008년 수준을 초과하고 있지만 여전히 베트남·인도네시아에 대한 의존도는 큰 실정이다.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증가하던 베트남에 대한 투자는 2006~2008년 대형 부동산 투자·신도시 개발·대형플랜트 건설 등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며 투자규모가 급증했다.

과거 인도네시아에 대한 우리나라의 주요 진출부문은 섬유·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고, 최근에는 전기?전자, 자원, 인프라, IT 부문에 대한 진출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적극적은 정부 대응 절실 = 정부는 이에 따라 마빈스 등 신흥시장 진출 확대방안을 2011년 대외경제전략에 포함해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우선 마빈스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활용도 제고를 통해 이들 국가에 대한 시장개척과 적극적 교역관계 구축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호주와의 FTA 체결을 빠른 시간 안에 완료하고, 중단된 멕시코와의 FTA 협상재개를 위해 노력한다는 전략이다.

또 아세안과 체결된 FTA의 활용도를 높이고, 베트남과는 별도의 FTA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안정적 자원 확보를 위한 해외투자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마빈스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최근 자원시장에서 중남미·아프리카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점을 감안, 마빈스 국가를 전략 투자거점으로 활용키로 했다.

또 멕시코·호주·베트남·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 등에 설치된 ‘자원협력위원회’를 적극 활용하고, 남아공은 신설을 검토해 자원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적개발지원(ODA)을 통한 개발협력도 강화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10월10일 베트남·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를 유무상 통합 중점협력 국가로 지정해 ODA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2011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전략적 거점 확보를 위해 남아공에 EDCF주재원을 신규로 파견하고 인도네시아 등에 주재원을 증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개발은행(ADB), 미주개발은행(I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등 국제개발금융기구 내에 우리나라 신탁기금을 통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민·관 합동지원단’을 구성해 마빈스 국가의 인프라 사업 등 조달시장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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