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Vision 2020]"금융에 압축성장 노하우를 접목하라"

입력 2010-11-12 11:01 수정 2010-11-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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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안정추구가 발전 방해...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해야

▲미래에셋증권 홍콩 글로벌리서치센터 직원들이 회의하고 있는 모습.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지도 2년이 지났다. 베어스턴스, 리먼브라더스 등 대형 IB들의 잇딴 파산에 'IB무용론'까지 대두되며 당시 글로벌시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이에 국내에서는 미국의 IB비지니스를 기초로 정립된 자본시장법의 전면적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다행히 학계와 업계를 중심으로 '미국 IB(Investment Bank)의 실패일 뿐 IB(Investment banking) 자체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란 의견이 통론되면서 시장의 촛점은 자연스레 '한국형IB' 담론으로 이동됐다.

그러나 국내IB들의 경영전략이 안정성으로만 맞춰지면서 실체적인 방안 마련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자본시장법 시행 2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형 IB'는 무엇이고 비지니스 모델 구축 방향이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짚어보도록 하자.

◇한국형 IB란='한국형 IB'는 기업·투자자에 대한 전통적인 대리인(agent) 역할과 자체 고유계정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주인(principal)의 역할 사이에서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주요골자다.

이런 맥락에서 안정적인 자금조달과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갖춰진 상업은행과 기업 솔루션 제공에 특화된 IB를 결합한 CIB(Corporate & Investment Banking)가 관심을 받고 있다.

CIB는 은행의 고유 업무인 기업대출, 수신 및 자금결제 등의 서비스와 IB 부문의 고유 업무인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CB/BW), 회사채, 부동산 관련 금융주선 및 자문 서비스를 접목한 토털 솔루션을 일컫는다.

자본시장연구원 신보성 연구위원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주력하는 신흥시장으로는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발굴해 압축성장을 이뤄낸 한국의 새마을운동 노하우를 접목하는 것도 한국형 IB 모델이 될 수 있다"며 "IB라는 것이 단기적으로 성과를 끌어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병행하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전히'걸음마'수준 왜?=이처럼 한국형 IB를 위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금융사들의 현실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7개 대형 증권사의 상반기(2010년 3월~9월)까지 순이익에서 IB 부문(인수 및 주선 수수료+기타 수입 수수료)의 비중이 10% 이상인 곳은 우리투자증권(10%, 380억원) 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7%, 256억원), 대우증권(6%, 306억원), 삼성증권(5%, 225억원)이 상위권을 달리고 있지만 10%를 넘지 못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글로벌IB 들의 파산으로 국내 금융사들의 전략이 지나치게 안정성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게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우증권 정태영 IB 본부장(상무)은 "IB몰락 이후 IB에 대한 논의가 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있지만 실체적인 방안 마련은 아직 미흡한 상황"라며 "국내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다각도에 걸친 검증을 통해 해외IB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감안하면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발전 방향은= 이에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이 '자율과 경쟁'에서 '규제와 안정'으로 급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먼저 개발해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한국 고유의 경험을 살린 금융 기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주력하는 신흥시장으로는 한국의 새마을운동 노하우와 금융투자업이 접목하는 것도 한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전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국제적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M&A, IPO, 파생상품 거래 등 전 분야 동시 진출에 욕심을 냈다가는 관련 분야에 확고한 아성을 구축한 글로벌 IB에게 백전백패할 것이 뻔한다. 따라서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및 유수 IB인재들을 확보해 선진금융을 습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수반돼야 한다. 올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자본시장법 시행 1년에 따른 성과와 대응과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 금융기업의 80.1%가 앞으로 규제 완화가 요구된다고 답했다. 규제 완화가 필요한 부문으로는 진입규제 완화(29.5%)를 비롯해 방화벽 규제 완화(22.7%), 투자자 보호 완화(17.6%), 건전성 규제 완화(15.3%), 퇴출기준 마련(13.0%) 등이 꼽혔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형 투자은행의 진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영업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해 IB의 기능은 최대한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효과적인 위험관리와 적절한 감독으로 취약점을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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