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스트 병원]③ 존스홉킨스대학 월머 안(眼) 연구소

입력 2010-11-04 13:18 수정 2010-11-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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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150명의 의사, 선명도 높은 인공망막 개발도

▲세계 최고의 병원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존스홉킨스병원. 이 병원의 월머 안(眼) 연구소는 정규 직원만 600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안과 병원으로 이름이 높다.

존스홉킨스대학병원은 19년 연속 미국 내 종합병원 순위 1위를 독차지해왔다. 1889년 건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고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가장 자주 사용하는 병원이다. 존스홉킨스대학병원은 수술실에서 수술용 장갑을 처음 사용했고 신장 투석, 심폐소생술 등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실시했다.

의료진이 병실을 돌면서 환자를 진찰하는 것을 전문용어로 라운딩(Rounding)이라고 하는데 이 용어의 시작이 바로 존스홉킨스대학병원 본관 건물이 돔 형식으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또 병원에서 ‘거주’하면서 수련하는 의사들을 뜻하는 레지던트(Resident)라는 용어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이 병원의 연간 총 연구비는 3억 달러 정도로 미국국립보건원(nih)은 91년 이래 가장 많은 연구비를 존스홉킨스의대에 지원하고 있다. 또 미국 의사들이 자신이나 가족이 아플 때 가고 싶은 병원 중 첫 번째로 꼽는 병원이기도 하다.

존스홉킨스병원의 명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인종의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특히 중동에서 많은 환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차지한다.

존스홉킨스병원의 가장 큰 특징은 협진시스템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점이다. 환자의 완벽한 치료를 위해 주치의는 물론 연관되는 다른 전공 분야 의사들이 신속히 협력해 치료를 지원하는 통합의료시스템이 완벽하게 구현돼 있다.

예를 들어 자궁암 수술을 받기 위해 내원한 환자 A가 있다고 하자. A씨는 이 병원에 자궁암 수술 전문의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A씨를 면밀히 진찰한 그 의사는 “새로 도입된 복강경수술이 있는데 이 수술이 회복은 물론 미용 측면에서 낫다는 판단이 든다”며 다른 복강경수술 전문 의사를 소개해주는 식이다.

자기를 찾아온 환자를 주저 없이 다른 의사에게 연결해 주는 것은 개방적인 미국 의료계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더구나 다른 의사에게 연결하는 것도 불과 몇십 초간의 짧은 통화로 이뤄졌고 A씨는 곧 입원해 수술을 받고 사흘 만에 퇴원했다.

그러나 병원 내에 부문 간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특별한 조직이나 직책 같은 건 없다. 1889년 병원 창립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권한 분산(decentralization)을 통한 일선의 창의적인 협력’을 강조하는 문화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렸다.

존스홉킨스대학병원은 모든 분과가 유명하지만 특히 월머 안 연구소는 안과질환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윌머 안 연구소는 정규 직원만 600명에 가까운 세계 최대의 안과 병원이다. 150명의 의사들과 75명의 수련의, 50여명의 기초과학자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당뇨망막증, 백내장, 각막이식 수술, 근시교정 수술, 저시력 치료, 어린이 안질환 치료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세부 진료분야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US News & World Report’는 이곳을 최근까지 안과분야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의 안과병원이지만 병상은 12개뿐이다. 이곳 안과수술의 특징은 거의 모든 환자를 마취과 의사 감독아래 국소마취수술로 시행한다는 것으로 낮병동으로 운영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입원환자가 거의 없다.

2005년 이 연구소가 개발한 인공 망막은 외부의 레이저 광선에 의해 작동하는 칩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원리는 이 칩이 광수용체 구실을 해 빛을 감지해 전기 신호로 바꾼 뒤 안경에 달린 비디오카메라에 잡히도록 하고 벨트에 설치한 마이크로컴퓨터로 처리해 물체를 식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인공 망막은 이전 망막에 비해 선명도를 훨씬 높였다.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존스홉킨스 국제봉사부와 먼저 접촉하는 게 좋다. 존스홉킨스병원엔 한달에 20∼30명의 한국인 환자가 찾아오며 병원에선 한국인 환자를 위해 통역과 진료예약 등을 도와주는 전담직원(교포)도 두고 있다. 이들은 공항 차량제공, 숙박알선, 관광안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도와준다.

볼티모어 시내의 거의 모든 호텔은 존스 홉킨스병원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어 교통편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진료비는 매우 비싸다. 최근 자료는 아니지만 하루 병실료만 1000∼12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총 진료비는 최소 한국의 10배 수준이고 보증금을 맡겨야 진료가 가능하다. X선 필름이나 병력기록 등을 보내주면 며칠간 입원해야 하며 예상 총 진료비를 산정해 준다.

월머 눈 연구소 관계자는 “안과 분야의 혁신적 치료-수술법 중 상당수가 이곳에서 태동했다”며 “현대 의학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당뇨망막증 등의 예방-치료에 답을 줄 수 있는 곳도 여기뿐이라고 감히 자신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월머 안 연구소’를 꿈꾼다

세계적인 명성의 눈 전문병원인 존스홉킨스병원 ‘월머 안(眼) 연구소’를 꿈꾸는 국내 병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2009년 5월 문을 연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종합병원 최초로 ‘안(眼)센터’를 독립체산제로 운영하는 등 궁극적으로 ‘안(眼)병원’으로의 독립을 검토·추진하고 있다.

안센터는 기존 여의도성모병원 내 안센터의 3배 이상의 규모로 운영되며 외래진료실만 1000㎡(약 300평)로 3개의 수술실과 직접 연결돼 있다. 안센터는 외안부, 녹내장, 소아 눈질환, 망막질환, 눈 성형 등 분야별로 전문성도 한층 강화했다.

특히 본원과 별개로 예산을 운영하는 독립체산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병원측에 따르면 그 동안 안과는 열심히 일해도 결국 수익이 병원 전체에 분산돼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

이 병원은 전국 61개 병·의원과의 네트워크를 발판삼아 지난해 백내장 수술건수에서 종합병원 중 전국 1위를 했다. 촘촘히 짜여진 전국 협력 병·의원을 통해 지역 환자들의 경우 협진을 통해 진료 후 수술하고 수술을 마친 뒤에는 다시 해당 지역 병·의원으로 내려보내 관리를 하는 방식 덕분이다.

국내 눈 전문 의료기관은 대형 대학병원보다 중소규모 병·의원급이 더 실력을 인정받는 분야로 유명하다. 국내 안과병원을 개척한 ‘터줏대감’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은 최근 백내장 수술건수 4864건으로 서울성모병원(2469건)을 거의 두 배 가까이 앞서면서 종합병원과 병원, 의원급을 통틀어 전국 1위에 올랐다.

김안과병원은 본관과 별관 등을 합쳐 연건평 1만3000㎡에 안과 전용수술실만 17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32명의 안과전문의을 두고 연중무휴로 진료한다. 동양최대 규모의 눈 전문병원이라는 홍보에 걸맞게 망막센터, 백내장센터, 소아과센터 등 환자 증상에 따른 맞춤형 원스톱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안과병원 외에도 경기도 일산 새빛안과병원, 부산 성모안과병원과 대구 제일안과병원, 인천 한길안과병원, 서울 세란안과의원과 마산 김안과의원 등도 눈 질환 전문병원의 지역 맹주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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