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탐방] 대우증권 농구동아리 제우스(ZEUS)

입력 2010-10-1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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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쏠 땐 마치 종목고르는 기분이..."

“종목 고르는 기분으로 슛합니다”

여의도의 유일한 결핍은 육체성이다. 헬스클럽과 요가, 피부 관리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이 골목마다 즐비하다. 과대광고는 곧 결핍의 반증이 된다. 서너 개의 모니터 앞에서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증권맨의 통상적인 이미지도 그렇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결핍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있다. 대우증권 농구 동아리 ‘제우스’도 마찬가지다. 한 주 동안 굳어 있던 근육들이 농구 코트 위에서 기지개를 편다. 20대 사원부터 40대 차장 까지 한 팀으로 엮인다. 스포츠는 굳어있던 육체뿐만 아니라 대화와 관심도 끌어낸다. 대우증권의 ‘대리’가 제우스의 ‘포인트 가드’로 변하는 순간이다.

99년 사라진 프로농구팀 ‘대우 제우스’의 이름이 2004년 대우증권 동아리로 다시 태어났다. 사람들은 아직도 ‘제우스’유니폼을 입고 펄펄 날던 우지원을 잊지 않고 있다. 동아리 ‘제우스’의 주장을 4년 째 맡고 있는 WM추진부 신종선 대리는 “지금은 잘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90년대 대우제우스와 우지원을 기억한다”며 “그 이름을 그대로 이어 동아리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제우스 회원들은 한 달에 두 번, 일요일 오전에 만나 공을 던진다. 평균 스무 명 정도의 회원들이 가족과 함께 모인다. 다른 증권사 농구팀과 친목 경기를 벌이거나 자체 인원만으로 연습경기를 펼친다. 제우스 팀은 1쿼터부터 4쿼터까지 매번 선수가 바뀐다. 회원 모두가 한 쿼터씩은 경기를 뛰기 위해서다. 세 명뿐인 여자 회원도 예외는 없다. 4쿼터가 시작하면 운동복을 입고 농구공을 잡는다. 경기 후 함께 먹는 점심은 달다.

올해 초 농구동아리 매니저를 뽑는다는 말에 가입하게 된 재무 관리부 우수정씨는 “농구팀 매니저라고 하면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한나씨가 생각나잖아요”라며 가입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동아리 현실이 만화 같지는 않지만 부원들이 다 키도 크고 멋지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매니저는 보통 동아리 모임 일정을 잡거나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경기 진행이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경기 중에는 기록판을 담당한다. 오씨는 “제각각 다른 층에서 일 하던 사람들이 모여 동아리로 모이니 회사생활이 즐거워졌다” 며 “동아리에 가입한 뒤 애사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만화 슬램덩크의 ‘한나씨’같은 편안함에 카리스마를 더한 매니저로 동아리를 이어나갈 것 같은 당참이 묻어 나왔다.

매 해 11월 열리는 산은농구대회가 가까워지면 제우스는 바빠진다. 대우증권을 포함해 산업은행,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kdb생명 등 산은지주계열 회사 농구동아리가 10팀 넘게 모여 자웅을 겨루는 자리다. 신 주장은 “10월부터는 일요일마다 모여서 연습해야 해요”라며 우승 의지를 보였다.“회사에서 평소에는 연습장 대관비나 음료수 같은 대부분 경비를 다 지원해주는데다 11월에 농구 대회가 시작하면 각 부서 부장님과 팀장님이 ‘칼퇴근’도 적극적으로 배려해준다”고 한다. 산은 농구대회는 11월18일부터 2주간 평일 저녁 6시에 예선을 치르기 때문이다. 2005년 이후 우승에 목말라 있는 제우스는 작년에는 4강에서 아쉽게 떨어졌다. 올 해는 산은자산운용과 kdb생명이 새로 생기면서 참가 팀도 늘고 규모도 커졌다. 신 주장은 우승을 다짐하면서도 주전 선수를 따로 뽑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최대한 많은 팀원이 쿼터별로 참가하도록 하려고 한다. 농구 대회도 결국 즐기기 위한 게임”이라는 의미다. 신 주장은 “슛 할 때는 마치 종목을 고르는 기분이 된다”며 “농구를 통해 배우는 도전정신이 주식투자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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