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지난 8월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 전원에게 내년 2월까지 외국어 성적표를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이 확인됐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신동빈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돼 간부사원들은 초긴장 태세다. 2018년 롯데그룹 아시아 톱10 목표를 내건 롯데그룹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영을 준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신입 공채 사원은 외국어 사용능력이 뛰어나나 간부들은 그렇지 못하기에 간부들의 현재 상태를 보겠다는 이야기다.
지난 8월 말 사내 인트라넷 및 이메일을 통해서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은 올해 중 응시한 최소 1개 이상의 외국어 시험 성적표를 내년 2월 1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1년에 1개 외국어 성적표 제출은 의무화한다는 조치다. 영어(토익), 일본어(JPT, JLPT), 중국어(HSK, CPT)를 비롯해 베트남어, 러시아어, 인도네시아어 등 롯데가 백화점과 마트를 통해 진출한 ‘브릭스(BRICs)’ 국가 언어도 포함된다. 11월에는 사내 시험도 치를 예정이다.
경영지원부문장 명의의 공문은 “간부 사원 외국어 수준 향상으로 글로벌 인재 기반 구축”이라는 목표와 함께 “제출한 성적은 글로벌 인재 선발 시 참고자료로 활용한다”고 명시했다. 사실상 외국어 성적을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롯데그룹은 사내인사시스템에 의해서 인사평가를 하고 있지만 간부사원에 따르면 "회사에서 하는 시험은 평가와 연관됐다"고 밝혀 이번 외국어 성적 제출이 인사와 연관된다는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공문을 받은 간부사원들은 대책마련에 긍긍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롯데 유통물류본부 간부사원의 회사 어학 프로그램 참여율은 외국어 성적 제출 의무 발표 이후로 20% 가까이 늘었다. 롯데 관계자는 "기존에는 과장 이상 진급에 토익 450점이라는 형식적인 점수만 있기에 간부사원들이 외국어 점수에 신경 쓰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고 말했다. 기존 회사의 외부강사를 초청해서 주 3회하는 어학프로그램에 간부사원보다 신입사원의 비중이 높았다는 것이 실 예다. 외국어 성적표를 제출해야 되서 발 등에 불이 떨어진 롯데 간부사원들은 개인적인 교재 구입, 학원 수강과 함께 팀별로 토익 과외를 받는 등 외국어 공부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