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 맞은 이장규 대표이사 경영능력 '도마위'

입력 2010-09-14 08:47 수정 2010-09-1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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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하락·야심작 드라이피니시d' 지지부진...언론인 출신 CEO 한계 지적도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인 하이트맥주가 올초 이장규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발탁한 이후 실적 면에서 내리막길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주가가 52주 최저가인 12만4000원으로 떨어지면서 하이트맥주의 상황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금융위기 직후 종합지수가 거의 100%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참혹한 성적표다. 당시 최저가는 12만원으로 13일 현재 12만8000원과 큰 차이가 없으며 1년 전에 비해 거의 90% 정도 하락했다. 이 부회장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트맥주의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 21.6% 감소한 2729억원, 458억원을 기록했다. 각 증권사들은 '어닝 쇼크', '아직 터널 안은 어둡다'는 말을 서슴치 않으며 하이트 맥주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시켰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맥주시장이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동사의 시장점유율이 하락추세에 있으며 단기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하이트맥주에게도 위안거리는 있다. 지난달 5일 출시한 '드라이피니시 d'가 8월말 현재 21만상자(330ml*30병)가 판매돼 주력제품인 '맥스' 보다도 시장 반응이 좋다는 점이다.

이장규 부회장은 이같은 수치에 고무된 듯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드라이피니시 d는 77년간 축적된 하이트맥주의 연구개발 역량과 세계 최고 수준의 맥주연구소와 기술제휴를 거쳐 탄생했다"며 "앞으로 한국을 대표해 세계 유명 맥주브랜드와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이상 국내 판매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맥주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 취임 6개월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린 지난 10일 공교롭게도 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는 하이트맥주의 목표주가를 '시장수익률 하회'로 하향 조정하며 현 주가보다 낮은 12만5000원을 제시했다.

그간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이 기대에 못미쳤다는 것과 하이트 브랜드 자체가 빠른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출시한 '드라이피니시 d'에 대해서도 "멀티 브랜드 전략에 따라 지난달 런칭한 'Finish D'는 마케팅 비용증가를 상쇄하고 시장점유율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상황"이라면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봤다.

경쟁사인 OB맥주의 상승세도 하이트를 위협하고 있다. OB맥주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800만 상자(500㎖×20병,수출 제외)를 팔았다. 지난 5월3일 출시한 OB맥주의 '카스라이트'가 7월26일 현재 102만 상자(330ml*30병)나 판매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트의 한달 간 21만 상자가 판매된 '드라이피니시 d'와 단순 비교해도 신제품 경쟁에서 하이트가 크게 밀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1996년 1위 자리를 하이트맥주에 넘겨 준 뒤 처음으로 OB맥주는 지난 7월부터 시장점유율이 45%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이트맥주가 2007년 59.15%, 2008년 58.15%, 2009년 56.32%, 올상반기 55.35%로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 하락을 경험하는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적표다.

이처럼 이장규 부회장이 하이트맥주 대표이사에 취임한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실적개선이나 눈에 띌 만한 경영성과가 보이지 않자 업계에서는 언론인 출신인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취임 6개월만에 경영성과를 논하는 것은 이른 면도 있지만 하이트의 하락세가 이처럼 계속된다면 전문경영인 보다는 언론인 출신으로 잘 알려진 이부회장의 부담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중앙일보 편집국장과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대표이사를 거쳐 2007년 하이트진로그룹 부화장으로 선임돼 총괄기획조정업무와 해외사업업무를 관장하다 지난 3월 하이트맥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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