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애플빠의 지나친 사랑

입력 2010-07-0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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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애플빠(애플 마니아를 지칭하는 인터넷 용어)들의 지나친 애플 사랑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아이폰4 수신불량 논란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삼성전자의 네거티브 마케팅 혹은 언론 플레이로 무조건 몰아 부치는 게 단적인 예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대부분 애플 찬양과 삼성전자 비난 일색이다. 아이폰에 대해 안 좋은 점을 꼬집는 기사는 모두 삼성전자의 언론플레이니 놀아나지 말자는게 그들의 주장이다.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해당 제품 혹은 기업을 비난하거나 대책을 촉구하는 게 보통인 것을 감안할 때 참으로 희한한 모습이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 제품에 불량 문제가 불거졌을 땐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이 있어 왔다. 다른 제품도 같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면 오히려 더 거센 비난에 몰렸다.

하지만 애플 이야기로 오면 모습은 180도 바뀐다. "버그없는 제품이 어딨냐","아이폰만 그러냐" 오히려 최근 아이폰 대항마로 떠오른 삼성전자 갤럭시S를 비난하는 댓글이 넘친다. 그들은 '이런다고 갤럭시S 살줄 아냐'라고 외친다.

심지어 애플 스티브 잡스가‘아예 그렇게 잡지 않으면 된다’는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칠 발언을 해도 그들의 신념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게 안 잡으면 되고 수신불량을 해결해 주는 케이스를 사면 된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같은 아이폰에 대한 기사가 국내 언론이 먼저 제기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등 이미 판매가 시작된 나라에서 문제 제기가 먼저 벌어졌다.

애플도 공식적으로 아이폰4를 잡는 방법에 따라 수신불량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정했다. 급기야 해외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해외 네티즌들도 애플의 슬로건인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기)를 'Hold different'(다르게 잡기)라고 비꼬기도 하는 등 이번 사태에 대한 다양한 패러디물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애플빠들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그들에게 애플을 거부하는 자는 무조건 삼성 알바고 적이다. 다른 기기와 호환되지 않는 폐쇄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애플과 애플빠들의 이같은 행태는 놀랍게도 비슷하다.

물론 애플은 좋은 회사다. 또 삼성전자가 그동안 네티즌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노력도 필요한 부분이다.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 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그들의 지나친 애정과 지나친 적개심이 또 다른 네티즌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애플에 대한 반감을 가져다 줄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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