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인의 공직자 변신 '성공과 실패'

입력 2010-06-10 15:24 수정 2010-06-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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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공직사회서 역량 발휘 여부 관심

지난 1일 공식 출범한 지식경제부 산하 연구ㆍ개발(R&D) 전략기획단에는 눈에 띄는 인물이 등장했다.

국가 CTO(최고기술개발책임자)로 돌아온 황창규 단장(사진ㆍ전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주영섭 주력산업 투자관리자(전 현대오토넷 대표이사) △조신 정보통신산업 투자관리자(전 SK브로드밴드 대표) 등이 바로 주인공.

그들은 이미 재계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스타급 CEO로 주목을 받은 바 있지만, 현업에서 물러난 뒤 공무원으로써 또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과거 공무원 출신들이 퇴직 후에 민간기업의 감사나 사외이사, 경영진 등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처럼 민간기업에서 몸을 담다가 공무원으로 변모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난 참여정부 당시 삼성전자 사장을 역임한 진대제 씨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재직한 사례 외에는 기업인들이 공직에 들어가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금융권의 경우 지난 2008년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과 김진만 전 한빛은행장이 각각 국민연금 이사장과 공무원연금 이사장에, 주성도 한국신용정보 대표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되는 등 소속부처 공무원들의 전유물이었던 3대 연기금 수장이 모두 민간금융기관장 출신으로 채워진 바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민간기업에 비해 폐쇄적인 공무원 문화에 비춰볼 때 그들의 행보와 적응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황 단장은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스타급 CEO이다. 특히 플래시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창안, D램 및 플래시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주도하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영섭(54ㆍ사진 왼쪽) 주력산업 MD는 대우전자 정보통신 사업부장을 거쳐 현대오토넷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면서, 현대오토넷을 우리나라의 자동차 전자 전장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키운 바 있다.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출신의 조 신(53ㆍ사진 오른쪽) 정보통신산업 MD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경험과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의 재직 경험 등으로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들의 기업인 시절의 화려한 이력들이 다소 경직된 공무원 사회에서도 발휘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황 단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규제기관인줄만 알았던 공무원 조직에 막상 몸을 담고 보니 일을 기획하고 발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다만 글로벌 트렌드를 읽는 능력이 부족해 이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도“황 단장을 포함한 민간 기업인 출신들을 기업의 R&D 보다도 더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돼야 하는 국가 R&D 분야에서 민간기업의 경험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며“국가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R&D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중책인 만큼 그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과거 진대제 장관이 관리들의 직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민간업체 방식의 직무평가 방식을 도입했을 때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처럼, 그들의 민간기업 시절의 노하우가 공직사회에 적용이 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관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정부부처에서 개방형 직위가 늘어나는 등 정부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개혁드라이브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어,역량 있는 민간 기업인 출신들의 공직 입문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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