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칼럼] GM대우, 어디로 가는가?

입력 2010-04-1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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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된 세계 경제의 어려움은 각국의 노력으로 회복의 기반을 조성하였고 올해부터는 경제적 상승의 기운이 나타나고 있어서 다행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어떠한 나라보다 활성화 지수가 긍정적이어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 기운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자동차 분야는 더욱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에서의 성과는 우리의 자부심을 올리는데 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도 차종은 4개에 불과하지만 하나하나 차종에 심혈을 기울여 분야별 효과를 확실히 보고 있다. 특히 과반수의 수출과 내수가 조화를 이루어 균형감각을 나타낸 점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법정관리 하에서 회생의 길을 찾고 있는 쌍용차는 아직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당장 100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 자금이 부족하여 사원의 월급이나 최후의 보루인 신차 '코란도C'의 출고가 늦어지고 있고 그 향후도 걱정이 되는 실정이다. 쌍용차는 진행 중이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당장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가장 걱정이 앞서는 사례는 GM대우이다.

현재의 GM대우는 분명히 경소형 차량에 대한 연구개발 능력이나 생산성 등 전체적으로 경쟁력 있는 회사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향후의 그림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다. GM대우는 모기업인 GM의 향방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GM의 생각과 전략이 과연 GM대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가이다. 최근 여러 사례를 그다지 좋은 방향을 가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우선 GM의 환경을 볼 필요가 있다. 지난 해 파산보호신청 이후 미국의 국영기업이 된 GM은 해결하여야 할 여러 과제가 있다. 특히 국영기업이 되면서 오바마 정부와의 문제도 함께 해결하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우선 오바마 정부는 고용창출 등을 통하여 어려운 미국 내의 어려운 문제점 중 가장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미국 본토 내에 고용창출을 위한 방법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영이라는 기반 위에서 성장한 기존의 GM제체와 아직 저연비, 대배기량, 환경적이지 못한 차종을 빠른 시일 내에 '고연비, 친환경, 소형화'라는 3대 요소를 만족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발빠르게 하여야 한다는 숙제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GM대우의 향방이 걸려있다는 것이다. 그 답을 모두 GM대우가 가지고 있다는 점도 유념하여야 한다. 최근 GM대우에서 일고 있는 지나간 문제를 몇 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약 1년 전 GM의 시보레 등은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약 3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GM대우에 안겨주었다.

고스란히 GM대우가 안게 되었고 문제의 원인을 속시원히 답해 주지 못하고 덮어두는 사례가 되었다. 이 부분에 대한 찜찜한 감을 지울 수 없는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GM의 회장의 방한에 맞추어 특허 공유, 재정 분야의 한국인 CMO의 임명 등 다양한 GM대우의 미래에 대한 확답을 요구했으나 모두 묵살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GM대우는 국내 시장에 출고되는 차량의 마크를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시보래 마크로 교체하기로 결정하였고 심지어는 회사명에서 '대우' 명칭을 제외하는 고민도 진행하고 있다.

역시 이러한 결정은 GM의 결정이라고 판단하면 된다. 문제는 시보레 마크의 부착은 전적으로 소비자 요구가 아니라 극히 일부 젊은 매니아들의 취미라는 것이고, 심지어는 시보레 마크 부착으로 반대로 로얄티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명 교체도 외국의 경우 도리어 그 나라 언어를 도입하여 문화적 공감대 형성이나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판국에 도리어 그 명칭을 없애 친정체제로 구축한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최근 대우자동차판매와의 결별 수순도 찜찜한 감을 지울 수 없다. GM대우와 대우자동차판매는 형제 이상의 의미를 지닌 기업사이 였다는 것이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결별을 선택한 것은 수순에 따른 움직이라는 느낌이 다분히 섞여 있다는 감을 느끼게 한다.

며칠 전에는 GM대우의 상징적 존재였던 한국인 사장과 부사장이 전격 해임되었다. 특히 해임된 사장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경소형 자동차 개발의 중심 인물로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공학을 대표하는 한국자동차공학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도리어 가분수꼴의 GM본사에서 파견한 임원이 너무 과하게 많고 지급되는 연봉도 과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상황에서 중심이 되는 한국인 임원을 해임한 것은 역시 새 판짜기의 일환이라는 느낌이다.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은 중국과 인도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상하이GM 등 다른 자회사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고 생산량 등 역할이 그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내년에는 GM대우의 소형차 대표 모델인 '라세티 프리미어'가 미국 본토에서 생산되고 내후년에는 경차를 대표하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미국 자동차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본토에서 생산할 예정이며, 차세대 모델인 '젠트라 X' 후속 모델도 생산할 것으로 확신한다.

결국 GM대우의 대표모델인 경소형차 모두가 미국 본토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 입장에서는 상기한 '친환경, 고연비, 소형화'의 3대 조건도 하루속히 만족하면서 미국 본토에서 고용창출 등의 효과도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결정이기도 하다. 미국 본토에서의 생산량이나 중국 등의 역할이 늘면 자연히 한국 공장의 역할은 줄어들게 된다.

현재 GM대우는 연구개발한 특허는 모두 GM의 소유물이고 마케팅이나 판매망도 GM의 시보레 해외망을 이용하여 생산량의 93%를 의존하고 있어 GM대우는 머리와 손발이 없는 '샴쌍둥이'의 상태이다.

'샴쌍둥이'의 미래는 몇 년후 역할이 끝나면 수술하여 없애는 것을 생각하면 GM대우의 미래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작년 초 GM대우가 '굳 GM'으로 가기 전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졌으면 이와 같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을 하는 아쉬움도 있다.

앞으로의 후유증을 생각하면 상기한 이러한 필자의 시나리오가 허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정부의 심사숙고하고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리는 역할은 자동차 산업에서 흥망을 좌우하는 역할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이미 쌍용차가 상하이차로 넘어가면서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정부의 판단이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GM대우는 쌍용차의 수배에 해당되는 큰 메이커이다.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 역사에서 한축을 이루었던 '대우' 마크가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현 차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의 역할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단 한번의 실수는 국민이 모두 받고 감수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한다. 향후 국내 자동차 산업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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