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SW산업 육성책' 약효 발휘할까

입력 2010-02-0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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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글로벌 IT 현실에 뒤늦게 나마 따라가기 위한 방편

정부가 4일 발표한 '소프트웨어(SW) 강국 도약전략' 방안을 최근 아이폰,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촉발된 SW를 중심으로 한 세계 IT산업의 경쟁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흔들거리고 있는 IT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긴급 처방책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방안이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된데다 그동안 '찬밥신세'였던 SW 부문에 대한 종합 육성책을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직접 보고한 것은 SW의 위상 정립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종합 육성책은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IT 현실에 뒤늦게 나마 따라가기 위한 방편이다.

실제로 세계 SW시장 규모는 2002년 이후 반도체, LCD 등 IT 하드웨어(HW)시장을 추월해 전체 IT시장의 약 3분의 1인 1조달러로 성장했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아이폰 사례처럼 제품경쟁력의 중심이 HW에서 SW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반도체, LCD, 초고속인터넷 등 일부 HW와 IT인프라는 우수하나 SW산업은 낙후, 정체돼 전체적으로 '불균형한 IT 산업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IT강국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처럼 구글과 애플 등이 SW와 서비스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IT 패러다임 변화 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현실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육성책이 나온 것이다.

또 정부가 지금까지 이미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국내 SW 분야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펼쳐왔으나 사실상 '백약무효'였던 상황에서, 종합적으로 SW 산업에 접근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은 기존 정책을 재생산한 측면도 있지만, SW에 대한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고, SW산업의 전체적인 생태계 개편 방향으로 접근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정책도 시행과정에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효과가 떨어졌다는 점 때문에, 이번 종합 육성책이 시행과정에서 시장에 녹아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SW 부실화…위기의 IT산업

국내 IT 총 생산액 중 HW가 73%를 차지한 반면 SW는 8%에 불과한데다, SW가 차지하는 비중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선 SW 규모가 2002년 HW를 추월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SW의 비중은 30%이나 HW는 22.4%에 그쳐 국내 시장 현실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이 같은 현실은 국내에서 임베디드SW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 대기업 위주의 IT서비스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와 공공SW 시장에 의존하는데다, 패키지SW도 해외기업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75%에 달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 성장 잠재력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위기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SW시장이 플랫폼 다변화와 신비즈니스 등장 등 개방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앞선 HW 경쟁력과 IT 인프라, 전자정부 경험 등 IT 테스트베드로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유리한 전략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빠른 기술습득 역량, 최신기술의 얼리어댑터 등 신시장 창출을 위한 잠재적 우수 SW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3년 150억달러 달성…육성책 어떤 내용 담았나

이번 종합 육성책은 ▲SW산업 생태계 재편 ▲융합 신수요 활용 강화 ▲고용 및 투자 확대 ▲기술개발 및 해외 진출 등을 핵심과제로 하고 있다.

생태계 재편으로는 우선 레드오션화된 공공부문의 경쟁구조를 혁신해 중소기업 참여비율이 높은 대기업 및 중소기업 컨소시엄에 입찰 시 기술평가에서 우대키로 했다. 또 분리발주 의무화 이행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과 대기업간 공동입찰금지 등 중소기업의 시장참여를 막는 장애요인을 제거하기로 했다.

아울러 설계와 개발을 분할하는 분할발주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하고, SW사업대가기준을 일몰제로 전환해 시장에서 SW 가격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민간부문에서는 이통사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행위 방지를 위한 모바일 인터넷망 개방 등 법제도를 개선하고, IT서비스 업체에 대해서는 내부거래비중이 작거나 분리회계를 상세히 공시하는 기업에 가점을 부여하는 한편 불법복제 방지와 정보보안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블루오션인 임베디드SW의 집중 육성도 이번 대책의 초점이다. 휴대전화 부문의 경우 국내 기업이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스마트폰용 플랫폼을 확보하도록 지원하고, 데이터요금 무한정액제와 무선인터넷망 개방 등의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자동차는 차량IT혁신센터의 지원규모를 지난해 19억원에서 50억원으로 늘리고, 조선의 경우 지능형 디지털 선박통합관리 시스템 구축과 LNG 선박용 무선통신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로봇기술 사업화도 촉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디지털 기기에 탑재되는 플랫폼과 게임 등을 개발해 제품과 플랫폼, 게임의 패키지 수출을 지원하는 등 SW와 서비스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도 이번 대책에서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정부는 이처럼 SW와 산업의 융합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할 목적으로, 올해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총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범부처 'WBS(World Best SW) 추진기획단' 및 분야별 전문가 그룹 구성·운영과 관련 오는 5월까지 세부 계획을 수립키로 했다.고용 및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각종 인재 육성과정을 마련하고, SW 투자 펀드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밖에 2013년까지 SW에 대한 R&D 투자 규모를 지난해 3700억원에서 2배 수준인 6700억원까지 늘리고, 전략적인 해외진출 지원과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선단형 진출을 장려할 예정이다.

이번 전략에는 인도를 전략적인 파트로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지경부는 이번에 마련된 도약전략을 통해 선진적 SW 생태계를 조성, 고급인재를 유인함으로써 2013년까지 SW수출에서 150억달러가 확대되고 16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임채민 지경부 차관은 "범정부적으로 소프트웨어 대책을 세워본게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상당히 큰 변화를 수반할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분야가 경제의 중요한 기반이 돼야 한다는 것을 관계 부처가 모두 공감하고 이번 전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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