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그린손보, 제일화재 지분 놓고 엇갈린 선택

입력 2009-12-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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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손보 주식매수청구권 처분...메리츠 "전략적인 부분이라 신중 검토"

제일화재 지분을 두고 메리츠화재와 그린손해보험이 서로 다른 처분방법을 선택했다.

한화그룹이 지분경쟁 끝에 경영권을 따낸 제일화재를 한화손해보험에 흡수 합병키로 결정하면서, 그린손해보험은 향후 손해보험업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활용해 보유 지분 중 절반가량을 매도했다.

이와 달리 메리츠화재는 제일화재 지분은 계속 확보해두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계산중이다. 손실을 입고 팔지 아니면 M&A도 실패하고 차익실현만 했다는 오명을 어떻게 벗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평소 제일화재의 주식거래량(2만~3만주)을 생각하면 시장이 대량매물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메리츠화재가 택할 수 있는 길은 제일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의 합병 후 한화손해보험의 주식으로 교환을 받아 장기적으로 차익실현하는 것 말고는 없다고 분석했다.

◆ 그린손보, 이미 차익실현하다

그린손해보험은 지난 10일 주식매수청구권과 장내매도를 통해 제일화재 지분 9.26%(약 247만주) 중 4.59% 팔아, 현재는 4.67%(약 124만주)만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그린손보는 2008년 봄 메리츠화재가 한화그룹과 제일화재 지분 경쟁을 했을 당시 재무적 투자를 위해 제일화재 주식을 주당 7500원(평균매입단가)에 샀다.

그린손보는 2008년 2월과 3월에 걸쳐 매입한 제일화재 주식을 2008년 4월 한 달 동안 주당 8000~1만3000원대에 매도하며 차익실현했으며, 올해 9월부터 10월까지 제일화재 주식을 주당 7300~7900원에 사들였고 한화손해보험과의 합병이 눈앞에 와있는 지금 절반가량을 주식매수청구권으로 매도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의 기준 주당 가격은 7456원이었으며, 그린손보는 주당 7400원 이하에 샀던 제일화재 지분을 청구권을 통해 매도한 것이다. 큰 차익을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투자 손실은 입지 않았다.

제일화재 주식의 나머지 절반을 한화손해보험의 주식으로 바꿀 경우 차익 실현은 크지 않지만, 향후 한화그룹이 한화손해보험을 어떻게 키워나갈지에 따라 많은 차익을 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화손해보험의 주가는 지난 17일 현재 종가로 1만900원을 기록했다.

그린손보 관계자는 "이번 주식매수청구권을 신청해 일부분 이익을 봤지만, 한화손해보험의 가치가 커질 경우를 대비해 일부분 보유하기로 했다"며 "당분간 매도 또는 매수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도 "한화손해보험 지분 중에서는 얼마 차지하지 않는 비율이겠지만 향후 한화손해보험이 성장할 경우 상당히 차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메리츠화재 "손해는 볼 수 없다"

메리츠화재는 한화그룹과의 제일화재 지분 매입경쟁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더 이상의 매매는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 당시 메리츠화재가 매입했던 제일화재의 주당 가격은 1만1700원(평균매입단가)으로, 현재 메리츠종금과 함께 9%대(약 244만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메리츠화재가 약 285억원을 들여 제일화재 지분을 사들였지만, 제일화재의 17일 현재 종가 7440원으로 계산하면 보유지분 평가액은 약 181억원으로 줄어든다.

그린손보는 장내매도와 매수, 주식매수청구권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차익을 남겼지만, 메리츠화재는 약 100억원의 손실을 입으면서 매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 중이다.

제일화재의 주식 거래량이 평소 2만~3만주에 불과해 대량매물은 시장에서 소화시킬 수 없고, 블록딜을 행사한다고 해도 손해보험 업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매물을 받아줄 이도 없다.

함부로 매도에 나설 경우에는 보험업계로부터 따가운 눈총도 받을 수밖에 없다. 제일화재 M&A 경쟁 당시 메리츠화재의 주식 차익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M&A에 실패한다고 해도 제일화재 주식에 투자한 이익은 고스란히 메리츠화재에게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결국 메리츠화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한화손해보험 주식과 교환해 매도하는 길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린손보와 마찬가지로 한화그룹이 한화손해보험의 가치를 얼마만큼 키우느냐에 따라 차익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한화손해보험을 M&A할 자금도 없는 상황에서 약 100억원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한화그룹이 한화손해보험의 가치를 크게 키워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며 "전략적인 방법을 활용해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수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전략적인 부분까지 감안해서 생각하고 있다"며 "우선 한화손해보험과의 합병을 지켜보면서 주식 처분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손보와 제일화재 합병관련 주요 일정으로는 ▲12월29일 합병기일 ▲12월27일~내년1월19일 매매거래정지 예정기간 ▲내년 1월19일 신주권 교부예정일 ▲내년 1월20일 신주상장예정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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