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왕조가 돌아왔다"⋯삼성, 12년 만에 정상 탈환ㆍ통산 9번째 우승 [종합]

입력 2026-11-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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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후 12년 만에 정상⋯라이온즈파크 첫 우승
1차전 패배 딛고 4연승⋯정규시즌 1위 kt 제압
구자욱, 타율 0.500으로 KS MVP⋯디아즈 결승타ㆍ원태인 데일리 MVP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2년의 기다림이 끝났다. 한때 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다시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다. 2014년 마지막 우승 이후 길었던 공백을 끝내고 구단 역사에 아홉 번째 우승을 새겼다.

삼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kt 위즈를 12-1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한 삼성은 2014년 이후 12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2016년 개장한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한국시리즈 우승이기도 하다.

삼성의 우승 역사는 한국 프로야구의 굵직한 순간들과 함께했다. 1985년 전ㆍ후기리그 통합 우승을 시작으로 2002년, 2005년, 2006년 정상에 올랐다. 이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하며 이른바 ‘삼성 왕조’를 구축했다.

그러나 2014년을 끝으로 우승 행진은 멈췄다. 2015년과 2024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지만 정상 탈환에는 실패했다. 특히 2024년에는 KIA 타이거즈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삼성은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 2026년, 마침내 12년의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도 정상까지의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삼성은 정규시즌을 83승 3무 58패로 마치며 2위에 올랐다. 정규시즌 90승을 기록한 kt에 밀려 한국시리즈 직행에는 실패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KIA를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제압하고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한국시리즈 출발도 쉽지 않았다. 3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 kt에 7-8로 패하며 첫 승을 내줬다. 그러나 삼성은 4일 2차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돌렸다.

대구로 무대를 옮긴 뒤에는 삼성의 기세가 더욱 거세졌다. 6일 3차전에서 5-1로 승리한 데 이어 7일 4차전에서는 10-5로 kt를 제압했다. 특히 4차전에서는 1회말에만 6점을 올리며 한국시리즈 역대 1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삼성은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겨뒀다.

8일 5차전에서도 삼성의 공격력은 식지 않았다. 3회초 kt에 선취점을 허용했지만, 3회말 구자욱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르윈 디아즈가 우익수 방면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고, 김영웅의 적시타까지 더해 3-1로 앞서 나갔다.

승부는 5회말 사실상 결정됐다. 삼성은 최형우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김영웅의 내야안타, 이재현의 적시 2루타 등을 묶어 점수 차를 벌렸다. kt의 수비 실책까지 겹친 가운데 김지찬의 2타점 3루타가 터지는 등 한 이닝에만 8점을 뽑아냈다. 삼성은 8회말 김영웅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며 12-1 대승을 완성했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삼성 디아즈의 1타점 적시타 때 구자욱이 홈인 후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삼성 디아즈의 1타점 적시타 때 구자욱이 홈인 후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승의 중심에는 주장 구자욱이 있었다. 구자욱은 이번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500(20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 5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허벅지 근육통에도 출전을 이어가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안타를 생산했다.

활약을 인정받은 구자욱은 기자단 투표 97표 가운데 72표를 얻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득표율은 74.2%다. 구자욱에게는 부상으로 기아 EV4 차량이 주어졌다.

5차전 결승타의 주인공은 디아즈였다. 디아즈는 3회말 1-1로 맞선 2사 2루에서 kt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을 상대로 역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날 결승타를 기록한 디아즈는 ‘오늘의 타격감상’을 수상하고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김영웅도 3회와 5회, 8회에 각각 타점을 올리며 3타점 활약을 펼쳤다.

마운드에서는 원태인과 크리스 페덱이 승리를 책임졌다. 선발 원태인은 5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마무리투수 김재윤의 부상으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역할을 맡았던 원태인은 우승이 걸린 5차전에서 선발로 복귀해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원태인은 이날 데일리 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6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페덱도 4이닝을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고 막아냈다. 삼진 5개를 잡아내며 kt의 추격을 차단한 페덱은 세이브를 기록했다. 삼성은 선발투수 두 명을 투입하는 승부수로 우승을 확정했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박진만 감독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박진만 감독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만 감독의 선수 기용도 우승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재윤의 부상 공백 속에 원태인을 불펜으로 활용했고,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다시 선발로 내세웠다. 타선에서도 상대 투수와 선수들의 타격 흐름을 고려해 타순에 변화를 주며 승부를 준비했다.

반면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는 첫 경기 승리 이후 4연패를 당하며 통합 우승에 실패했다. 정규시즌 구단 최다인 90승을 거두고도 마지막 무대에서 삼성의 상승세를 넘어서지 못했다.

2014년 마지막 우승 이후 12년. 네 차례 연속 통합 우승으로 이어졌던 삼성의 영광은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현재가 됐다. 첫 경기 패배를 딛고 4연승으로 완성한 아홉 번째 우승. 삼성의 2026년 가을은 ‘푸른 왕조’의 귀환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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