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위원회마저 '밥상 지켜라'…택시는 ‘189억 0원' 삭발 예고

입력 2026-11-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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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추경서 택시 늘렸다' 하루 뒤 노사 3000명 집회…여성노동센터 존폐 기로

경기도의 먹거리 정책을 심의하는 경기도먹거리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은 추미애 경기도지사다. 그 위원회의 민간위원 22명이 6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 서서 '도민의 밥상은 지켜야 한다'며 내년도 먹거리 예산 확보를 요구했다.

같은 날 택시 노사는 189억3000만원의 택시 지원예산이 2027년도 예산 기초안에서 통째로 빠졌다며 16일 도청 앞 3000명 집회와 삭발을 예고했고, 여성노동자복지센터 3곳은 개소 이래 처음 도비 전액 삭감 방침이 세워졌다며 존립 위기를 호소했다. 경기도가 지금의 예산안은 '논의용 빈칸 예산'일 뿐이라며 선을 그은 지 하루 만이다.

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첫날인 6일 도의회 브리핑룸과 도의회 앞에서는 분야별 예산 복원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잇따랐다. 도는 11일 2027년도 본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한다.

△ 공동위원장은 추미애…위원회 민간위원 22명 '도민 밥상 지켜라'

▲경기도 먹거리위원회 민간위원들이 6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어린이 건강과일·학교급식 등 먹거리 민생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추미애 경기도지사다. (경기도 먹거리위원회 민간위원)
▲경기도 먹거리위원회 민간위원들이 6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어린이 건강과일·학교급식 등 먹거리 민생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추미애 경기도지사다. (경기도 먹거리위원회 민간위원)

경기도 먹거리위원회는 '경기도 먹거리 보장 기본조례'에 따라 먹거리계획 수립과 정책 시행·평가를 심의하는 민관협치기구다. 제4기 위원회는 경기도 6명, 경기도교육청 2명, 도의회 2명, 관련 기관 1명, 민간위촉위원 26명 등 37명이다. 공동위원장은 추 지사와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가 맡고 있다.

민간 위촉위원 26명 가운데 공공기관 소속 4명을 뺀 22명이 모두 회견장에 나왔다. 이들은 재정위기 속에서도 '도민의 밥상은 지켜야 한다'며 먹거리 민생예산 삭감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구 공동위원장은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먹거리 예산 삭감과 사업중단 우려에 깊은 위기감을 느낀다며 도와 도의회의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했다.

민간위원들은 어린이 건강과일, 학교·군 급식, 친환경 우수농산물 지원, 영유아 공공급식,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친환경농업 생산기반 사업을 하나하나 거론했다. 개별 사업의 삭감이나 폐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축소 가능성이 전해지는 것만으로 급식 현장과 가정, 농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도비가 줄면 교육청과 시·군의 부담이 늘고 지역 간 지원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요구는 구체적이었다. 이들은 △핵심 먹거리 민생사업 예산 우선 확보 △사업별 예산 조정 내용과 근거 공개 △예산 조정에 따른 정책 영향의 위원회 보고 △도·도교육청·시·군 공동책임 유지와 연중 지원을 내걸었다. 공동위원장인 추 지사와 안 교육감, 도의회 교섭단체 대표, 상임위원회에는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급식 예산은 이미 한 차례 빈칸을 겪었다. 올해 유·초·중·고 급식비는 3개월치가 편성되지 않은 상태였다가 2차 추경에서 채워졌다. 5일 본회의에서 이혜원 경기도의원(국민의힘·양평2)은 내년 예산조정안에서 학교급식비 1042억원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 도 '추경서 택시 증액' 하루 뒤…택시 노사 '내년 189억 0원'

▲경기도 택시 노사 4개 단체 회원들이 6일 경기도의회 브리핑실에서 2027년도 택시 지원 예산 189억3000만원의 원상 복구를 요구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16일 도청 앞 3000여 명 규모 집회와 삭발 시위를 예고했다. (뉴시스)
▲경기도 택시 노사 4개 단체 회원들이 6일 경기도의회 브리핑실에서 2027년도 택시 지원 예산 189억3000만원의 원상 복구를 요구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16일 도청 앞 3000여 명 규모 집회와 삭발 시위를 예고했다. (뉴시스)

택시업계는 노사가 한목소리를 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본부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경기도택시운송사업조합, 경기도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등 4개 단체 회원 300여명은 이날 도의회 브리핑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노후택시 교체 지원과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 카드결제 수수료·단말기 통신료 지원, 법인택시 운전자 단체보험료 지원 등 189억3000만원이 2027년도 예산 기초안에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도내 택시는 법인택시 1만526대와 개인택시 2만7761대 등 3만8287대로, 연간 7억3000만여 명을 실어 나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는 예산 삭감이 운수종사자 생존권과 서비스 질, 승객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도는 하루 전인 5일 대변인 서면 브리핑에서 올해 2차 추경 때 보육·어린이집, 장애인 예산과 함께 택시 관련 예산을 도의회와 증액했다고 내세웠다. 다음날 택시 노사는 내년 지원예산이 0원이 됐다며 추 지사의 도정 운영을 규탄했고, 회견장에서는 '탄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4개 단체는 16일 도청 앞에서 택시 종사자 3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와 삭발 시위를 열기로 했다.

윤태완 경기도 교통국장은 택시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고 보는 것은 이른 판단이라며 예산을 편성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취지로 답했다.

△ 3곳 도비 합쳐 1억6651만원…가용재원 1만분의 1에 센터 존폐

수원·고양·안산 여성노동자복지센터 3곳과 여성노동자회 등도 이날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센터 예산 복원을 촉구했다. 센터는 1998년 안산을 시작으로 2001년 고양, 2012년 수원에 문을 열었다. IMF 외환위기 직후 공단 배후도시였던 안산에서 취약한 여성노동자를 지원하려고 출발해 상담과 교육, 고용평등 사업을 맡아왔다.

센터별 운영 예산은 1억8502만원이고 이 가운데 도비는 센터당 5550만6000원이다. 3곳의 도비를 모두 합쳐도 1억6651만8000원으로, 도가 제시한 내년 가용재원 1조6500여억원의 1만분의 1 수준이다. 센터들은 도와 시·군이 예산을 맞춰 넣는 구조여서 도비가 끊기면 시·군비만으로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오유진 수원여성노동자복지센터장은 경기도가 개소 이래 처음으로 도비 지원 예산 전액 삭감 방침을 세워 센터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이현선 안산여성노동자회장은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비정규직·저임금 여성노동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 관계자는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센터의 필요성을 알고 있고 예산 편성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 삭발 이틀 만에 조직은 물렸다…농정예산 3302억 감액안은 남았다

▲서광범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장(국민의힘·여주1)과 농업인 단체장들이 4일 경기도의회에서 농정조직 통합 철회와 농정예산 복원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틀 뒤 농정 부서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안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서광범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장(국민의힘·여주1)과 농업인 단체장들이 4일 경기도의회에서 농정조직 통합 철회와 농정예산 복원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틀 뒤 농정 부서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안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반발이 정책을 되돌린 사례도 있다. 4일 경기도농민단체협의회 소속 농업인 단체장들과 서광범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장(국민의힘·여주1)이 도의회에서 농정조직 통합 철회와 농정예산 복원을 요구하며 삭발했다. 도는 이틀 뒤인 6일 농수산생명과 축산동물복지 분야 부서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안을 고쳐 재입법예고하겠다고 밝혔다.

돈은 아직이다. 서 위원장이 제시한 2027년도 본예산 2차 조정안에서 농정해양위원회 소관 예산은 올해 1조916억원에서 7614억원으로 3302억원(30.3%) 줄었다.

추 지사는 6일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작년에는 4조원을 내다보고 살림살이 규모를 짰는데 1년이 지난 오늘은 1조 6천억 가지고 짜고 있다"며 "그러니까 예산이 다 빈칸이다"라고 했다.

장애인 분야의 반발은 이보다 앞섰다. 2026년 127억원이 편성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은 2027년도 본예산 1차 조정안에서 전액 빠졌고, 장애인단체는 10월 27~28일 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에 추 지사는 10월 26일 페이스북에 장애인 관련 예산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각별히 챙기겠다고 썼다.

△ 도 '확정 삭감 아니다'…11일 예산안, 16일 택시 집회

도의 답은 같다.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은 5일 서면 브리핑에서 지금의 예산안은 도의회와 사전 협의를 위한 기초안이라며 "경기도가 특정 예산을 삭감했거나, 확정한 것처럼 간주하는 모든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기초안은 내년 가용재원 1조6500여억원 안에서 조직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만 담은 '논의용 빈칸 예산'이라는 설명이다.

도는 추 지사의 지시에 따라 지방채 발행과 기금 예치금 사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생명 안전과 취약계층, 필수 민생 사업 예산을 우선 반영하겠다고 했다.

먹거리와 택시, 여성노동 예산이 어디까지 되살아날지는 11일 제출되는 본예산안에서 숫자로 드러난다.

택시 노사는 16일 도청 앞 집회를 예고했고, 도의회는 12월 17일까지 이어지는 정례회에서 예산안을 심의·의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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