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추가 임명 구상 차질 불가피
민주당 워런 은행위원장에 유력⋯워시 압박할 듯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확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장악 구상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맞서 연준의 독립성을 지킬 구조적 방어막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민주당이 의회 주요 감독위원회를 장악하면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에 대한 견제와 압박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장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하는 연준 인사들의 인준이 가로막힐 수 있다. 연준 이사는 대통령이 지명하더라도 상원 인준을 거쳐야 임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는 동시에 연준 이사회 7명 가운데 과반수를 자신이 임명한 인사들로 채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왔다.
하지만 ‘블루 쓰나미’로 의회 권력 구도가 바뀌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회에 자신의 측근을 추가로 진입시키려는 시도에 걸림돌이 생겼다.
현재 연준 이사회 7명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는 3명,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는 3명이다. 나머지 1명인 제롬 파월 전 의장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처음 이사로 임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 등에 성공해 공석이 생기더라도, 민주당이 상원에서 후임자 인준을 거부할 수 있게 됐다.
연준 정치에 관한 책을 집필한 파일럿 웨이브 홀딩스의 파트너 마크 스핀델은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한 글에서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하는 인사들의 인준 환경을 바꿀 것이며, 연준에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정치적 지지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상원 은행위원회의 새 위원장은 워시 의장을 강하게 비판해 온 매사추세츠주의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워런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워시 의장의 지지자인 팀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를 대체하는 것이다.
앞서 워시 의장은 5월 상원에서 찬성 54표, 반대 45표라는 극명하게 엇갈린 표결 끝에 연준 의장으로 인준됐다. 당시 민주당 상원의원 중 워시 의장을 지지한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통화정책 분석업체 모니터리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경제학자들은 민주당의 상원 승리와 관련해 “워시 의장은 의장 인준 과정에서 민주당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했다”며 “적대적인 질문 공세가 워시 의장의 발언을 검증대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나 워시 의장은 공개적인 소통과 투명성을 줄이는 방향의 중앙은행 운영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이 최근 전임자들처럼 연임에 성공하려면 창밖을 내다보는 시간을 줄이고 의회 복도를 돌아다니는 시간을 늘려야 할 것”이라며 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상원 지도부의 변화가 워시 의장이 연준을 얼마나 오랫동안 이끌 수 있을지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워시 의장의 임기가 2030년에 끝난다는 점을 언급하며 고객들에게 “이번 선거 결과로 워시 의장의 임기가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한 상태에서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생활비 문제를 선거운동의 핵심 의제로 내세웠던 민주당은 물가 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책무와 관련해 워시 의장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관측됐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폭넓은 조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가령 워런 의원이 워시 의장이 연준 수장에 오르는 연준 의장 취임 과정에서 수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처분한 경위와 투명성 문제 등을 조사할 수 있다.
이밖에 민주당이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를 모두 장악하게 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추진 중인 금융규제 개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재 연준은 스테이블코인을 규제 체계를 마련한 ‘지니어스법’의 시행 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며, 연준의 은행 감독 체계를 통합하는 개편안도 발표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