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특위, 14세 미만 가입 제한 등 검토
호주ㆍ영국 등 해외서도 청소년 차단 확산
"보호 필요성 공감⋯규제 적절성 점검해야"

정부가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제한 논의를 본격화한다. 만 14세 미만의 가입 및 과몰입 유발 기능을 규제하는 방안 등이 검토 대상이지만 규제 범위와 실효성, 청소년 기본권 침해 논란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여 제도 도입에 진통이 예상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청소년 SNS 이용 제한 방안에 대한 공론화를 거친 뒤 내년 상반기에 관련 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방미통위는 7월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만 14세 미만의 SNS 가입을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방미통위는 '청소년특별위원회' 등 관련 기구 및 중·고등학생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해 왔지만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한 보고를 지시한 만큼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청소년 SNS 이용 제한 관련 법안 9건이 계류 중이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치가 이뤄지도록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청소년의 SNS 이용에 규제 카드를 꺼내는 건 전세계적으로 소셜미디어 중독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SNS 이용률은 70.1%에 달한다. 이 중 절반에 이르는 48.8%가 SNS에 매일 접속하는 상시 이용자다. 사실상 SNS가 일상화된 셈이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36.0%, 중학생 82.9%, 고등학생 92.7%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용률이 급증했다.
성평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4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선 청소년의 숏폼 이용 경험률이 94.2%로 집계됐다. 지난해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도 43.0%에 달했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 2022년부터 매년 감소세인 것과 달리 청소년 비율은 2023년 40.1%, 2024년 42.6%, 2025년 43%로 매년 늘고 있다. 특히 연령별 숏폼 이용률에선 청소년이 95%로 성인(94.8%)을 넘어선다.
유해 콘텐츠 노출과 중독 문제로 폐해가 늘자 청소년 보호를 위해 허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전세계 20개국 이상이 청소년 SNS 이용을 금지하거나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호주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차단했고, 영국은 내년 초부터 16세 미만 이용자의 SNS 접속을 전면 금지한다. 16∼17세 청소년에 대해선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심야시간대 SNS 사용을 차단한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더 낮은 14세 미만 이용자의 SNS 접근을 차단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EU 키즈법'(EU kids Act) 제정도 추진한다. 27개 회원국 전역에서 13세 미만 아동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스페인 정부도 16세 미만 아동에 대한 SNS 이용 금지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호주에서 규제 도입 이후에도 청소년 10명 중 7명이 SNS를 쓰면서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는 데다, 청소년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과거 게임 셧다운제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현실적인 정책 설계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상식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청소년 SNS 이용 제한은 단순히 매체 접근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발달 단계에 따른 위험성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교육적 조치"라며 "다만 매체별 유해성을 엄밀하게 판단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규제 적절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