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설단’ 재배 기간 단축·황금색 ‘아람’ 수확량 약24% 증가

국내 팽이버섯 농가가 외국 품종을 재배하면서 내는 연간 약 7억원의 품종 사용료를 줄이기 위해 국산 품종 보급이 확대된다. 재배 기간이 짧은 흰색 ‘설단’과 수확량이 많고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는 황금색 ‘아람’을 앞세워 외래 품종 의존도를 낮추고 농가 수입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설단’과 ‘아람’ 등 국산 팽이버섯 품종의 보급을 확대해 2030년까지 품종 사용료 지불액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팽이버섯 시장의 외래 품종 점유율은 64.6%다. 농가가 부담하는 품종 사용료는 연간 약 7억원으로 추정된다. 국산 품종 점유율이 2020년 31.6%에서 2024년 35.4%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외래 품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흰색 팽이버섯에 치우친 시장 구조도 과제다. 흰색 팽이버섯이 전체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해 가격 경쟁이 치열한 반면, 갈색 팽이버섯은 유통 중 품질이 떨어지고 저장 기간이 짧아 시장을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농진청은 ‘설단’으로 기존 흰색 시장의 외래 품종을 대체하고, ‘아람’으로 유색 팽이버섯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5년 품종 출원한 ‘설단’은 야생 갈색 팽이버섯의 유용 성분을 살리면서 소비자가 선호하는 흰색 외관을 갖추도록 개발한 품종이다. 연구진은 어린 균사체 단계에서 흰색 형질을 가진 개체를 미리 골라내는 분자표지 기술을 적용해 버섯 교잡과 선발에 걸리는 기간을 기존 154일에서 48일로 약 69% 단축했다.
실증재배에서는 외래 품종보다 더 흰빛을 띠었으며, 첫 버섯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기간과 전체 재배 기간도 1~2일 짧았다. 생육 중 버섯이 배지에서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줄어 상품성도 개선됐다. 천연 항산화 물질인 에르고치오네인과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 함량은 대조 품종보다 각각 93%, 91% 높았다.

2021년 품종 등록한 ‘아람’은 기존 갈색 팽이버섯의 낮은 생산성과 유통 중 품질 저하 문제를 개선했다. 유통 중 밑동이 검게 변하는 현상을 줄여 선명한 황금빛을 유지하고, 대가 곧고 단단하며 갓이 늦게 벌어져 길게 재배해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아람’의 병당 수확량은 대조 품종인 ‘갈뫼’보다 약 24% 많았다. 1400㏄ 재배병 기준으로 연간 20만병분을 생산해 5㎏당 2만원에 판매할 경우, 생산비를 빼기 전 연간 판매수입(조수입)이 기존 품종보다 약 5400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생산성과 품질을 높인 ‘아람’은 유색 팽이버섯 가운데 처음으로 진공 포장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저온 유통 시 신선도 유지 기간은 기존 30일 이하에서 최대 40일로 늘어 수출에도 유리해졌다. 일반 흰색 팽이버섯보다 폴리페놀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고, 탕이나 찌개처럼 가열하는 요리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아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두 품종은 기존 병재배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품종 전환을 위한 별도 시설투자 부담이 없다. 농진청은 신기술보급 시범사업과 청도, 나주 등 주요 거점 농가의 실증재배를 통해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농가별 맞춤 재배 지침과 현장 기술 지원을 강화해 국산 품종의 정착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김 원장은 “‘설단’과 ‘아람’은 외래 품종 점유율이 높았던 팽이버섯 시장에서 종자 주권을 확보하고 농가 소득 안정과 품종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품종”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육종 등 첨단 육종기술을 활용해 현장 수요에 맞는 품종을 개발·보급해 농가 소득과 산업 경쟁력을 함께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