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소매판매 5분기 만에 감소 전환…대형마트 10분기 연속 감소세
중산층 38.9% 소득 감소 '4년 만에 최고'…고소득층 편중으로 낙수효과 제약

올해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으나 반도체 편중 심화와 내수 침체에 따른 경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수출 지표의 호조세와 달리 3분기 소매판매가 5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고, 중산층의 소득 감소 비율이 코로나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거시 지표와 체감 경기 간 괴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체 수출액(1152억8000만달러) 중 반도체 수출액은 564억4000만달러로 49.0%를 차지했다.
전년 동월(26.4%) 대비 22.6%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올해 1~10월 누적 기준 전체 수출액(9300억달러) 내 반도체 비중 역시 42.7%(3967억61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23.4%)보다 19.3%p 확대됐다. 전체 수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 단일 품목에 집중된 구조인 셈이다.
반면 내수 소비 지표는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하며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감소폭은 지난해 1분기(-0.8%) 이후 가장 컸다. 대형마트 소매판매는 1.9% 줄며 2024년 2분기(-1.7%) 이후 10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간 감소 기록이다.
대면 서비스업 생산도 부진했다. 3분기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해 5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냈고, 도소매업 역시 0.2% 줄어 7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증시 활황 영향으로 금융·보험업(9.2%)과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면세점(3.0%), 백화점(4.3%) 등 일부 업종만 증가세를 유지해 업종별 온도 차가 두드러졌다.
가계 소득 기반도 약화됐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소득이동통계’에 따르면 2023년 근로·사업소득 기준 3분위(중산층)에 속했던 개인 중 이듬해 소득이 감소한 비율은 38.9%로 집계됐다.이는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41.2%)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소득이 50% 이상 급감한 비율도 12.8%에 달해 소득이 줄어든 중산층 3명 중 1명은 실질 소득이 반토막 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3분위의 소득 증가 비율은 57.3%로 전년(63.0%) 대비 5.7%p 하락해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득 계층별 격차도 뚜렷했다. 소득 감소 비율 상승폭은 중간층인 3분위가 3.7%p로 가장 컸고, 4분위(3.3%p), 2분위(2.5%p), 5분위(1.0%p) 순이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성과급과 수혜는 주로 4·5분위 고소득 전문직 및 대기업 종사자에게 집중된 반면 3분위 이하 서민·자영업 계층에는 경기 회복의 파급력이 미치지 못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표와 체감의 괴리가 반도체 중심 성장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장치산업인 반도체는 고용 창출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호황에 따른 과실(임금·성과급·자본이득) 역시 상위 4·5분위 고소득층에 집중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과실이 한계소비성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소득·고자산층에 집중되고 있다”며 전통적인 낙수효과가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수출 1조달러라는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취약계층과 골목상권의 체감 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밀한 내수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