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임박… 설계·시공 부실 규명 및 책임론 도마 위에 오를까 '촉각'

100억원의 막대한 혈세를 투입한 포항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이 준공된 지 2년 10개월이 지났지만 운영조차 못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부적절한 입지 선정과 잇따른 시설 파손으로 점철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졸속 행정의 표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가 현장 여건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사업을 강행한 결과, 10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 마리나 계류장이 ‘반쪽짜리’시설로 전락하면서 혈세 낭비는 물론 탁상 행정에 대한 책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계류장의 위치 선정 부적정, 설계 및 시공상 부실 논란으로 인해 안전성 미확보 및 하자 보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자, 포항시의회가 책임소재 및 원인규명 차원에서 지난해 6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계류장 운영이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설 일부가 파도를 견디지 못해 파손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설을 복구하는 데는 약 1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포항시가 확보한 올해 마리나 유지관리비 예산은 고작 2천여만 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지난 9월 해양산업과가 생태하천과로부터 시설을 넘겨받고도 실질적인 운영에 나서지 못하는 황당한 행정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부족한 예산은 내년 본예산에 반영해 보수를 마친 뒤 내년에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30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마리나 계류장의 부실화를 이미 예견된 결과로 진단하고 있다.
형산강 하류는 수심이 얕고 조류 흐름이 강할 뿐만 아니라, 겨울철이면 너울성 파랑까지 겹쳐 해양 레저시설 입지로 애초에 부적합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전체 74석(수상 60석·육상 14석) 규모로 지어졌음에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상 공간은 절반 수준인 38석 안팎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항주파 영향으로 시설물 파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형산강 하구의 겨울철 너울성 파랑과 파향등이 시설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형산강 하류의 얕은 수심·퇴적 등 현장 조건 전반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사업을 밀어붙인 결과라고 판단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포항시의회는 지난해 6월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을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포항시의회는 감사원 감사 청구에서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 사업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입지 선정의 부적정성, 설계·시공 과정의 기술적·행정적 하자, 그리고 완공 후 지금까지의 운영 불가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난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닌 명백한 정책 실패이자 예산 낭비 사례로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이와 같은 사례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감사를 청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지난 2월부터 한 달간 ‘포항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 조성 사업’과 관련해 본격적인 감사를 벌였다.
중점 감사 내용은 △부적절한 위치 선정 및 의회 지적 무시 △실시설계 과정의 절차적 하자 △설계·시공의 구조적 부실 △준공도서 및 시공 실태의 부실 △운영 부서의 인수 거부 및 기능상 문제 △정책 결정 및 예산 집행의 책임 문제 △준공 이후 하자와 유지보수 발생 등 사업 전반이다.
당초 10월 말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감사 결과가 다소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감사가 설계·시공의 구조적 부실을 초래한 원인 규명과 함께 졸속행정에 대한 책임소재를 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