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조 벌어도 주가는 목표가 반값…美 AI 반도체 쇼크 덮친 삼전·하닉

입력 2026-11-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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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대규모 주주환원에도 주가는 목표가의 46% 수준
인텔 52년 만의 폭락·나스닥 19개월 만의 최대 월간 하락
반도체 투심 급랭

▲(사진=AI 생성) (chatgpt)
▲(사진=AI 생성) (chatgpt)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합산 190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고 대규모 주주환원책까지 발표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의 주가가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발 AI 반도체주 폭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메모리 호황으로 이익 전망은 치솟지만 시장은 정작 그 호황의 지속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종가는 22만5000원으로 최근 3개월 기준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 49만227원의 45.90%에 그쳤다. SK하이닉스도 141만8000원으로 평균 목표주가 309만7000원의 45.79% 수준에 머물렀다.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까지의 상승여력은 각각 117.88%, 118.41%에 달한다.

양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90조7743억원으로 삼성전자가 107조4405억원, SK하이닉스가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록적인 실적에도 주가는 증권가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도 AI 투자 지속성과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우려는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 급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20%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도 2.86% 하락한 2만5437.00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10월 한 달간 5.3% 하락하며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충격의 중심에는 인텔이 있었다. 인텔 주가는 하루 만에 28.58% 폭락하며 1974년 7월 이후 약 52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하루 동안 증발한 시가총액만 약 1330억달러에 달했다. PC 시장 부진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부각된 영향이다. AMD(-10.88%), 마이크론(-5.30%), 엔비디아(-4.22%) 등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에 상장된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 역시 7.95% 밀렸다.

반도체주 매도세의 배경에는 빅테크의 AI 투자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 등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막대한 투자비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아마존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424억달러를 기록했다.

주환원에 대한 평가도 주가의 변수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올해 주주환원 규모는 최대 210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연간 90조~110조원을 환원할 계획으로, 확정된 배당금을 제외한 55조~75조원을 추가 환원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 데 이어 60조원의 추가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추가 환원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년 1월 말 확정하기로 해 시장의 아쉬움을 남겼다.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을 놓고 증권사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027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기존 7만6원에서 8만5168원으로 21.6% 높이면서도 목표주가는 46만원에서 35만원으로 23.9% 낮췄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메모리 수요의 장기 성장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아쉬움과 경쟁사 대비 투자 매력 저하 가능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 60만원을 유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향후 2년간 영업이익이 938조원에 달해 창립 이후 56년간 누적 영업이익 6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HBM 시장점유율 상승과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가 오히려 재무 부담으로 돌아오면서 반도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국내 반도체주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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