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간선거를 엿새 앞두고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지난달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한 뒤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10명, 반대 2명이었다.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동결로 한국(3.00%)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00%포인트로 유지됐다.
특히 쿡 이사가 2022년 취임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반대표를 행사한 점이 주목된다. 쿡 이사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으며 이러한 압력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활동이 기존의 ‘견조한 확장’에서 ‘강력한 확장’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추가 경제지표를 토대로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한 적절한 정책 기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크게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월 금리 인상 직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0월 인상 확률은 70%를 웃돌았다. 그러나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이 경제 상황을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인상 확률은 30% 아래로 떨어졌다. 회의 당일에는 10% 미만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9월 금리 인상과 최근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성도 커졌다. 다음 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예상 밖의 추가 인상을 단행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고 경고했다. 다만 9월 인상 이후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며 통화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가 인상 조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최근 고유가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라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이달 초 장중 5.36%까지 치솟으며 금융 여건을 긴축시켰다.
다만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연준이 9월 공개한 경제전망에서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 중간값은 연내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가리켰다. 시장에서도 오는 12월 8~9일 올해 마지막 FOMC에서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