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을 겨냥한 해킹 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신증권에서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여의도 증권가 전체에 초비상이 걸렸다. 자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아닌 외부 애플리케이션 연동 서버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인 API 관리 솔루션의 취약점을 파고드는 등 공격 루트가 교묘해지자 다른 증권사들도 보안 점검에 돌입했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NH투자·메리츠·KB·하나·키움·교보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현재까지 공식 확인되거나 발표된 해킹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각 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나증권은 매일 이상징후 탐지 모니터링과 당국 침해지표 차단 대응을 실시하고 있으며, 화이트해커를 동원한 AI 긴급점검과 웹 취약점 점검 및 탐지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KB증권 관계자도 "주요 시스템과 대외서비스를 대상으로 취약점 진단과 보안성 검토 등 기술적 보안점검을 상시 수행하며 고객정보와 거래시스템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현재까지 어떠한 침해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보안 관제와 점검 체계를 상시 운영 중"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도 사전 점검과 모니터링 체계를 철저히 가동하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있다. 교보증권 역시 상시 모의 훈련과 함께 해킹을 실시간 차단하는 자동 보안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다만 일선 보안 부서에서는 내부 점검이나 보안 수준을 강화했다는 내용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해커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집중 타깃이 될 수 있다며 외부 노출을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권 일부 회사에서 API 관리 솔루션 취약점과 관련한 해킹 및 정보유출 정황이 파악돼 이달 20일 보안점검 및 업데이트 권고가 내려왔다"고 귀띔했다.
이날 해킹 피해 사실을 발표한 대신증권도 타사 앱을 통해 계좌를 개설하는 투자일임 비대면 증권계좌개설 연계서버가 공격 통로가 됐다.
이달 17일 이상 접근을 감지해 IP를 즉시 차단하고 금융보안원과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고객 3만8490명 이름과 이메일, 암호화 처리된 계좌번호 및 휴대전화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증권 측은 "은행권 해킹과 동일한 해커 소행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핵심인 코어 데이터베이스는 모두 방어됐고 2차 피해 정황도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해킹 공격이 우회로나 부수 시스템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사회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7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최근 발생한 16개사 침해 사고를 언급하며 "공격 대상이 영업지원 시스템 등 전자금융거래와 무관한 부수 시스템인 비핵심시설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AI가 해킹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동시다발적 공격이 상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취약점을 능동적으로 찾아 제거하는 자율 방어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며 "IT 보안 투자를 비용으로 인식해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행태가 반복되어선 안되며 이사회가 역량 제고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