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관련 글로벌 우량채 발행액 3000억달러 넘어
10월 발행은 주춤⋯금리ㆍAI 투자 수익성 우려 커져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올해 들어 1조7600억달러(약 2336조원)에 이르렀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당시 자금조달이 급증했던 2020년의 종전 기록 1조7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발행액은 1조5900억달러였다.
AI 투자 열풍이 발행 증가를 이끌었다. 올해 들어 전 세계 투자등급 채권시장에서 조달된 AI 관련 자금은 3000억달러를 넘어 지난해 연간 규모의 약 세 배에 이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9건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각각 250억달러 이상이었다. 스카이댄스의 인수 자금 조달을 제외하면 모두 기술기업이 발행했다.
AI 설비 투자를 주도하는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향후 4년간 매년 1조달러씩 지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출에 필요한 자금 일부가 미국 우량 회사채 시장을 통해 조달될 수 있어 대규모 채권 발행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린지 로스너 멀티섹터 채권투자 책임자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법한 자본집약적 기업 투자 사이클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 열기는 차입 비용 증가와 투자 수익성 논란 속에서도 이어졌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고점에서 0.2%포인트(p) 넘게 하락했지만,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평균 신용스프레드는 지난주 말 올해 들어 가장 넓은 수준에 근접했다. 국채금리 하락에 따른 차입 비용 절감 효과가 일부 상쇄된 셈이다.
다만 이달 들어 발행 속도는 둔화했다. 이달 발행액은 약 800억달러로, 올해 월간 최저치였던 7월의 1396억달러에도 못 미쳤다. 물가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긴축 전망으로 국채금리가 200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오르자 기업들이 더 나은 조달 여건을 기다리며 발행을 미룬 영향이다.
금리 상승은 투자자 수익률에도 부담을 줬다. 블룸버그 지수 기준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연초 이후 이달 23일까지 총수익률은 1.49% 하락했다. 일부 신규 발행 채권은 거래를 시작한 뒤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금 유입은 이어져 미국 단기·중기 우량채 펀드에는 9월까지 약 235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팀 커피스 투자등급 신용부문 책임자는 “높아진 차입 비용이 전체적인 자금조달 활동을 제약하지 않고 있다”며 “AI 인프라 투자 관련 자금 조달이 금리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기술기업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채권시장도 발행 기록에 근접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공모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해 기록한 6조6100억달러보다 700억달러 적은 수준까지 늘었다. 2020년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고 회사채 매입을 약속하며 시장을 지원했지만 모건스탠리의 애니시 샤 부채자본시장 책임자는 “당시 발행이 방어적이었다면 지금은 공세적인 발행 러시”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