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는 청담동이, 축가는 중학생이…용인 어르신 세 쌍의 두 번째 결혼식

입력 2026-10-26 17:11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상일 "그때 그 시절 아름다운 꿈, 간직하고 계실 것"…9년간 38쌍의 황혼 웨딩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26일 용인시 기흥아이씨티(ICT)밸리에서 열린 리마인드 웨딩 '황혼의 프러포즈'에서 어르신 부부를 축하하고 있다. 이날 세 쌍이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다시 결혼의 의미를 되새겼다. (용인특례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26일 용인시 기흥아이씨티(ICT)밸리에서 열린 리마인드 웨딩 '황혼의 프러포즈'에서 어르신 부부를 축하하고 있다. 이날 세 쌍이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다시 결혼의 의미를 되새겼다. (용인특례시)
하얀 웨딩드레스와 검은 턱시도가 다시 나란히 섰다. 꽃으로 장식된 무대에 촛불이 밝혀지고, 긴 세월을 함께 건너온 세 쌍이 다시 신랑과 신부가 됐다. 참석자들은 저마다 작은 불빛을 들어 그 길을 비췄다.

26일 용인특례시에 따르면 이날 용인 기흥아이씨티(ICT)밸리에서 기흥노인복지관이 마련한 리마인드 웨딩 '황혼의 프러포즈'가 열렸다. 이인태·박요순 부부, 김동일·배필숙 부부, 손태용·김명희 부부가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축사를 맡았다. 이 시장은 "오늘 세 쌍의 신랑과 신부께서 식장에서 사랑을 약속하고, 다짐하고, 동고둥락하면서 긴 세월을 지나오셨지만, 그때 그 시절의 아름다운 꿈은 계속 간직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리마인드 웨딩을 통해 신혼의 꿈을 다시 한번 되살려서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라며 시장으로서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이 결혼식은 하루 만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복지관의 리마인드 웨딩은 부부 유대감을 높이는 핸드마사지로 시작해 소통 프로그램과 취미활동, 원예를 거친 뒤 웨딩촬영과 결혼식, 신혼여행으로 이어진다. 한 달 남짓 걸리는 과정이다. 촬영한 사진과 결혼식·신혼여행 사진은 포토북으로 묶여 부부에게 전달된다.

비용을 대는 것은 지역이다. 드레스와 턱시도는 청담동의 한 웨딩숍이 해마다 피팅부터 대여까지 맡아왔다. 결혼식 당일 헤어와 메이크업은 용인시미용협회가 자원봉사로 참여한다. 과거 행사에서는 지역 중학생들이 결혼행진곡을 연주했고, 한국사진작가협회 용인지부가 웨딩스냅 촬영을 재능 기부했다. 부케는 지역 화원이, 메이크업은 대학 평생교육원 학과가 맡은 해도 있었다. 올해부터는 용인대학교 원격교육지원센터가 촬영에 새로 참여한다.

프로그램의 출발점은 낭만이 아니라 현실이다. 복지관은 황혼이혼과 졸혼, 부부 갈등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노년 부부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가족통합지원사업으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단순한 결혼식 재연이 아니라 소통과 정서적 유대를 함께 다루는 구성이다. 복지관은 부부 갈등으로 가정이 흔들리는 것을 막고 홀몸노인 증가 문제에 대응하는 데도 뜻을 두고 있다고 설명해왔다.

그래서 식장에 서는 부부들의 사연도 저마다 다르다. 초기 참가자 중에는 6·25참전유공자 부부가 있었고, 결혼 40주년과 50주년, 60주년을 맞은 부부가 함께 식장에 섰다. 부부가 나란히 봉사단으로 활동해온 이들도 있었다.

2024년 6월 행사에서는 결혼 62주년을 맞은 부부를 포함해 다섯 쌍이 참여했다. 당시 윤모승 어르신은 영상편지로 아내 이희락 씨에게 "믿음과 사랑으로 지금까지 함께 살아줘 고맙다"며 "당신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바다를 먹물로 삼아도 다 쓸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전했다. 그해 신혼여행지는 수원의 아쿠아리움이었다. 민속촌에서 전통 혼례복을 입어본 해도 있었다.

'황혼의 프러포즈'는 2017년 시작됐다. 이날 식을 올린 세 쌍을 포함해 지금까지 8회에 걸쳐 38쌍이 두 번째 결혼식을 치렀다.

▲26일 용인 기흥ICT밸리에서 열린 '황혼의 프러포즈'에 참여한 어르신 부부들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결혼식에는 이인태·박요순, 김동일·배필숙, 손태용·김명희 부부가 참여했다. (용인특례시)
▲26일 용인 기흥ICT밸리에서 열린 '황혼의 프러포즈'에 참여한 어르신 부부들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결혼식에는 이인태·박요순, 김동일·배필숙, 손태용·김명희 부부가 참여했다. (용인특례시)

기흥노인복지관은 2015년 문을 열었다. 사회복지법인 위드캔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며 하루 평균 1500여 명의 어르신이 330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2023년 경기도 노인복지관 시설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리마인드 웨딩은 치매예방사업, 지역통합돌봄과 함께 복지관의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용인시는 고령인구 증가에 맞춰 노인복지 기반을 넓혀 왔다. 4월 1일에는 기흥구 보정동에 용인시보정노인복지관이 문을 열었다. 총사업비 776억 원이 투입된 보정미르휴먼센터 안에 들어선 시설로, 연면적 1354㎡ 규모에 강당과 시니어식당, 당구장과 탁구장, 상담실, 프로그램실 등을 갖췄다. 7월부터는 65세 이상 시민 약 19만 명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이 시장은 7월 용인노인대학 종강식에서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여유로운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복지정책을 더욱 확대하겠다"며 내년부터 70세 이상 어르신 11만명에게 버스 이용요금 연 36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립니다] 2026 와이즈포럼 PB SHOW 개최합니다
  • ‘청모’ 필요없다고?…10명 중 6명은 ‘필요하다’ [데이터클립]
  • 美 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2종 청산…운용자산 60% 넘게 감소
  • 美 순익 증가분 34%, 엔비디아·마이크론 차지⋯AI 쏠림 심화
  • 미래에셋생명, 해킹으로 고객정보 유출⋯"피해 규모 파악 중"
  • 이택근 롯데 단장 선임이 파격인 이유 [해시태그]
  • 태풍 '인파' 예상 경로는?…'참피'는 소멸
  • 바닥 가까워진 코스피…저가매수 앞서 확인할 반등 조건은
  • 오늘의 상승종목

  • 10.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7,228,000
    • -0.58%
    • 이더리움
    • 3,107,000
    • -0.58%
    • 비트코인 캐시
    • 371,000
    • +1.31%
    • 리플
    • 1,721
    • -0.86%
    • 솔라나
    • 135,200
    • +0.07%
    • 에이다
    • 273
    • -0.36%
    • 트론
    • 441
    • +0%
    • 스텔라루멘
    • 225
    • -0.4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2,940
    • -0.52%
    • 체인링크
    • 15,270
    • +0.46%
    • 샌드박스
    • 63.19
    • -2.32%
* 24시간 변동률 기준

Web3 레이더

  • 주목 펀딩
    • 1 Ripple $500M
    • 2 Axis Robotics Seed $12M
    • 3 World OTC $52.5M
    • 4 Morpho $175M
  • 인기 프로젝트
    • 1 Capricorn DeFi 인기지수 351
    • 2 LayerAI Infra 인기지수 302
    • 3 CAP DeFi 인기지수 280
    • 4 Irys 인기지수 271
  • 토큰 언락 임박
    • HumidiFi 유통량 113% D-44
    • Allora 유통량 89% D-16
    • DAOBase 유통량 43% D-23
    • FLock 유통량 41% D-5
Source 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