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신미숙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화성4)은 이날 도의회 예담채에서 열린 '경기도 아동·여성시설 호봉제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종사자 경력인정과 임금체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와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아동복지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 아동공동생활가정(그룹홈), 아동보호전문기관, 학대피해아동쉼터, 여성폭력피해자 지원시설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쟁점은 제도 도입 당시 적용한 경력 인정 기준이다. 경기도는 아동 관련 복지시설에 2023년부터, 여성폭력피해자 지원시설에는 2024년부터 호봉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시설장 경력이 70%만 인정되고 최초 적용 호봉도 15호봉으로 제한되면서 장기근속자의 실제 근무 경력이 임금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인정대상 경력이 20년이라도 70%를 적용하면 14년이 된다. 여기에 최초 호봉 상한까지 걸리면 경력이 더 긴 시설장도 제도 도입 시점에 인정받는 호봉이 제한된다. 이후 매년 호봉이 올라도 최초 산정 때 깎인 경력은 자동으로 복원되지 않는다. 실제 재직 기간과 인정 호봉 사이의 간극이 그대로 굳어지는 구조다.
국가 기준과는 차이가 있다.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시설 관리안내는 사회복지시설과 사회복지법인 근무경력을 100%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의 호봉 획정 원칙도 근무연수 1년에 1호봉이다. 다만 이 가이드라인은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근거한 권고기준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지킬 의무까지 규정하지는 않는다. 세부기준은 개별 사업지침을 따르도록 하고 있어 경기도의 70%·15호봉 적용이 곧바로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시설에서는 오래 시설을 운영해온 시설장의 임금이 후임종사자보다 낮아지는 역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해당 사례의 급여명세서와 시설별 경력산정표는 공개된 간담회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아 실제 차액과 발생 규모는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
같은 요구는 올해만 세 차례 도의회에 올랐다. 9월 3일 김용성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장이 연 '경기도 아동복지시설 호봉제 개선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경력 70% 산입과 호봉상한 15호봉을 이중 제한으로 지목하며 실제 경력의 온전한 인정을 요청했다. 당시 다함께 돌봄센터 경기도지원단 신설과 그룹홈 시설장 연령제한 탄력적용 특례, 지역아동센터 선임생활복지사 승급체계 도입도 함께 건의됐다.
9월16일 김명숙 의원이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과 연 간담회에서도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기존 사회복지 경력이 70%만 인정되는 데다 15호봉 상한 때문에 장기근속자의 상당 경력이 인정받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체험학습비와 급식종사자 인건비, 냉난방비와 임차료 부담, 시·군마다 다른 지원 항목도 거론됐다.
이번 간담회에서 시설 관계자들은 △시설장 경력 100% 인정 △15호봉 상한 적용으로 누락된 경력 재산정 △기존 시설장 호봉 재획정 △시설별 경력손실과 임금실태 전수조사 △관련 재원의 2027년도 경기도 본예산 반영을 건의했다.
신 부위원장은 "같은 분야의 경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경력에 맞는 임금이나 그에 상응하는 수당 등 현실적인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의는 시설장의 임금을 넘어 보호아동의 생활환경으로도 번졌다. 신 부위원장은 23일 그룹홈 관계자들과 별도 정담회를 열고 시설장 정년과 인건비 지원 연령, 65세 이후 무급 운영 사례, 야간·휴일·당직 근무 수당, 시설 승계와 보호아동의 생활 연속성을 점검했다.
그룹홈의 구조가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관계자들은 시설장이 자신의 집이나 개인이 마련한 임차주택에서 아동을 보호하는 경우가 많아 시설장이 정년에 도달해도 시설과 아동을 곧바로 다른 곳으로 옮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지원 기준상 시설장 정원 연령은 65세다. 인건비 지원이 끊겨도 아이를 내보낼 수 없어 무급으로 운영을 이어가는 사례가 생기는 배경이다.
시설장 교체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보호아동에게는 생활공간과 부모 역할을 해 온 보호자가 함께 바뀌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됐다.
신 부위원장은 "모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를 한꺼번에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선 시설장에게 적용되는 경력인정 문제인 만큼, 필요한 예산과 제도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력 100% 인정에 필요한 추가 재정 규모와 적용 대상 시설 수, 경기도의 구체적인 제도 변경 방안은 이번 발표자료에 담기지 않았다.
신 부위원장은 두 차례 현장 논의에서 제기된 내용을 토대로 시설별 경력 인정률과 호봉 상한, 수당 지급기준, 정년 및 인건비 지원 연령을 비교·점검하고 행정사무감사와 2027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단계적인 개선계획 마련을 요구할 방침이다.
그는 "돌봄의 질은 현장에서 아이와 피해자를 직접 지원하는 종사자의 안정적인 근무 여건과 연결돼 있다"며 "장기간 현장을 지켜온 종사자가 불합리한 경력 제한으로 손해를 보지 않도록 경력인정 현실화와 처우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