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삼성·한화도 20% 안팎 감소

국내 증시 급락으로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이 한 달도 안 돼 1100조원 넘게 증발했다. AI 투자 수익성 우려에 반도체주가 급락하면서 SK그룹 시가총액이 30% 넘게 줄었다. 조선과 방산 등 주요 수출기업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면서 10대 그룹 모두 시가총액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2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3371조44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4472조5308억원보다 1101조898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8.8% 급락하면서 그룹별 시가총액도 일제히 줄었다.
감소율이 가장 높은 곳은 SK그룹이다. 지난달 말 1563조원이던 시가총액은 23일 기준 1093조원으로 30.1% 급감했다. 한 달도 안 돼 약 470조원이 사라진 셈이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의 주가 하락이 결정적이었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는 28.1%, SK스퀘어는 32.0% 떨어졌다. 두 기업에서만 각각 365조원과 48조원이 증발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영향이다.
HD현대그룹도 조선주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시총은 128조원에서 95조원으로 25.6% 감소해 SK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낙폭이 컸다. 그룹 상장사 8곳 중 5곳이 조선 관련 기업으로 최근 업황 정점 통과 우려가 주가를 짓눌렀다.
HD현대 시총은 약 16조원에서 11조원으로 32% 줄었다. HD현대중공업도 약 46조원에서 32조원으로 30% 감소했다.
삼성그룹 시총은 2161조원에서 1636조원으로 24.3% 감소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에 약세를 보이면서 그룹 전체 시총도 약 525조원 줄었다.
한화그룹은 120조원에서 97조원으로 19.3% 감소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의 수익성 부담과 조선·방산주 약세가 겹쳤다. 한화엔진 시가총액은 34.2%, 한화오션은 30%,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1.4% 각각 감소했다.
현대차그룹도 시총이 215조원에서 182조원으로 15% 줄었다. GS그룹과 신세계그룹 역시 각각 13%, 12% 감소했다.
반면 LG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LG그룹 시총은 190조원에서 180조원으로 5.3% 감소하는 데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이달 7.3% 상승하며 그룹 전체의 낙폭을 줄였다. 미국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포스코그룹 시총은 540조원에서 505조원으로 6.4% 줄었다. 롯데그룹은 17조원에서 16조원으로 4.3% 감소해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작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번 시가총액 감소는 코스피 급락 속에서도 업종별 충격이 달랐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수익성 우려가 불거진 반도체와 업황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 조선업의 낙폭이 컸다. 반면 ESS 성장 기대가 반영된 일부 이차전지 기업은 약세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