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소방인건비 국가 책임"…경기도, 교부세 59억 미집행·소방차 25대 축소

입력 2026-10-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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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집행 101억 중 경기 58.4%…올해 집행률 63.3%, 기금 예탁금은 1209억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3일 페이스북에 소방재정 문제를 아홉 항목으로 나눠 올렸다. 결론은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국가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거로 제시한 숫자는 경기도 소방인건비 1조1973억 원 중 국가 지원이 921억 원, 7.7%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흘 전 국정감사에서는 경기도가 2025년 소방안전교부세 59억원을 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 미집행액 101억원의 58.4%다. 올해 소방차량 구매계획은 25대 줄었고, 소방특별회계가 기금에 맡긴 누적 예탁금은 약 1209억원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경기도의 소방안전교부세 미집행액과 소방차량 구매계획 축소가 쟁점이 됐다.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경기도의 소방안전교부세 미집행액과 소방차량 구매계획 축소가 쟁점이 됐다. (경기도)

추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신분이 국가직으로 바뀐 뒤에도 재정 부담은 여전히 지방에 남아 있다"며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인건비는 전액 국가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경기도 소방공무원 인건비 1조1973억원 가운데 국가 지원은 921억원으로 7.7%, 나머지 1조1052억원인 92.3%는 경기도 부담이다. 2025년 경기도 등록공장은 약 7만9000개로 전국의 43.6%이고, 2019~2023년 도내 공장화재는 4336건이다.

추 지사는 "공장이 내는 법인세는 국가로, 재산세는 시군으로 간다"며 "도 재원은 충원할 길이 없고 책임만 있는 현실"이라고 적었다. 소방안전교부세가 담배분 개별소비세에 연동된 점을 두고는 "금연을 권장하면서 정작 소방 재원은 담배 판매에 기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책임을 왜 도에 묻고만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 달라"고 밝혔다.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은 통계로 뒷받침된다. 전국 소방예산에서 국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4.9%에서 2025년 10.7%로 낮아졌다. 경기도 소방공무원 인건비는 2021년 8041억원에서 올해 1조1973억 원으로 3932억 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국비는 902억원에서 921억원으로 19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늘어난 인건비의 99.5%인 3913억원이 도비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국가가 인건비를 직접 부담하는 장치는 없다. 2019년 11월 지방교부세법 개정으로 담배 개별소비세 중 소방안전교부세 몫은 20%에서 45%로 올랐으나 인건비 부담 규정은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에서 전국 소방안전교부세는 올해 1조502억원에서 7605억원으로 27.6% 줄어든다.

국가 지원이 부족하다는 사실과 경기도가 확보한 재원을 제대로 집행했는지는 별개 문제다. 이 지점이 19일 국정감사에서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2025년 경기도 소방안전교부세 집행률이 95.37%로 18개 시도 가운데 17위였다고 지적했다. 전국 미집행액 101억원 중 경기도 몫이 59억원으로 58.4%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이 59억원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두 차례 물었다. 추 지사는 즉답하지 못했다. 이후 "소방교부세 미집행률에 대해서는 제가 좀 더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도의 경우에 소방안전교부세가 당초 57억원이나 감소돼서 내려왔기 때문에 금번에 감액 추경을 하면서도 소방에 대해서만큼은 오히려 22억원을 추가로 편성해 준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2025년은 김동연 전 지사의 재임 회계연도다. 추 지사는 2026년 7월 취임했다. 해당 미집행액의 책임을 현 도정에 바로 묻기는 어렵다.

올해 집행 상황은 다르다. 김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가 올해 교부받은 소방안전교부세 1272억원 가운데 9월 말까지 집행한 금액은 805억원, 집행률 63.3%다. 467억원이 남아 있다. 이 금액은 회계연도 중간의 미집행액이어서 전액이 불용되거나 반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사업별 집행 일정과 이월·정산 계획에 따라 연말 실적은 달라진다.

현장 대응력도 지적됐다. 김 의원은 경기 남부의 화재 현장 7분 이내 도착률이 57.8%로 서울 93.9%, 전국 평균 69.1%에 못 미친다고 밝혔다. 2021년 52%에서 5.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전국 평균을 넘은 적이 없다는 지적이다. 추 지사는 노후장비 교체를 적절히 추진하고 추가로 필요한 장비 6대의 2027년 예산 반영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장비 예산에서는 구매계획이 실제로 줄었다. 경기도의회가 12일 의결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서 소방차량 보강 예산은 211억6000만원에서 185억1000만원으로 26억5000만원 감액됐다. 구매계획은 103대에서 78대로 25대, 약 24.3% 축소됐다. 차량 보유 대수가 25대 줄었다는 뜻은 아니다. 전문구급장비 보강비 4억원과 구조장비 보강비 3억원,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행사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 사업비 1억원도 감액됐다. 네 항목 합계는 34억5000만원이다.

반대로 늘어난 항목도 있다. 소방특별회계에서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예탁하는 예산은 168억8570만원에서 190억9360만원으로 22억790만원 증액됐다. 9월 추경 심사 당시 누적 예탁금은 약 1209억원이었다.

김민기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9월 8일 검토보고에서 누적 예탁금의 구체적인 회수·활용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향후 대규모 소방시설 투자 수요에 대비해 예탁금을 운용한다는 입장이다. 예탁금은 장래 지출을 위해 기금에 맡긴 자금이어서 누적액 전부를 곧바로 차량 구매에 쓸 수 있는 예산으로 볼 수는 없다.

경기도는 차량 예산 감액이 국비 감소에 따른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홍장표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9월 14일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당초 409억원으로 예상한 소방안전교부세 사업비가 352억원으로 확정돼 57억원이 줄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차량 구입비에서 48억8000만원의 감액 요인이 생겼으나 도비 22억3000만원을 추가 편성해 최종 감액을 26억5000만원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굴절차 2대와 현장지휘차 3대 등 5대를 구입했고 물탱크차를 포함한 14대를 추가 구매해 모두 19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19대는 전체 78대 구매계획과 집계 범위가 다르다.

추모행사 예산에 대해 경기도는 소방차량 30대를 동원한 카퍼레이드와 1억원 중 7000만원이 외주 용역에 쓰이는 방식을 문제로 보고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방재난본부는 자체 경비 약 750만원으로 유가족 중심 추모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논란은 추 지사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추 지사는 17일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에서 사과했고, 19일 국토위 국감 인사말에서 "최근 저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다시 밝혔다. 20일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관계자들과 만났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추 지사와 부승찬 의원에게 경고 조치를 하기로 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청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소방재정과 현장 근무 여건을 논의했다. 추 지사는 23일 페이스북에서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국가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청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소방재정과 현장 근무 여건을 논의했다. 추 지사는 23일 페이스북에서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국가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국회에서는 제도 개선 논의도 시작됐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19일 소방공무원 인건비 일부를 국가 일반회계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22대 국회에서 국비 지원 비중을 늘리는 법안이 제출된 것은 처음이다.

인건비의 국가 부담 확대는 정부와 국회의 재정·입법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소방차량 구매계획과 소방특별회계 예탁금, 소방안전교부세 집행 관리는 경기도의 예산 운용 영역이다. 2025년 미집행액 59억원의 사업별 내역과 9월 말 기준 잔여액 467억원의 집행계획, 구매계획에서 제외된 25대의 교체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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