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5년간 금융지주회사에 재취업한 금융당국 출신 인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금융감독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를 검사·감독하던 금감원 직원들이 퇴직 후 피감기관으로 이동하면서 전관예우와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됐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내부 규제를 강화하겠다면서도 퇴직자 재취업 심사 대상인 직급 기준은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최근 5년간 금융지주회사에 재취업한 금융당국 출신 인사 152명 가운데 금감원 출신이 78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의 51.3%로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금융위원회 출신은 13명으로 집계됐다.
전 의원은 금융회사를 직접 검사·감독하는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퇴직 후 금융지주회사에 재취업하면서 과거 경력과 인맥을 활용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자료가 금융지주회사 취업자만을 대상으로 한 만큼 보험회사와 증권회사, 법무법인 등까지 포함하면 재취업 규모는 더욱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금감원은 금융 검찰 역할을 하고 있어 사실상 법조계 전관이나 공정위 전관 못지않다"며 "금융지주회사나 금융계에서 전관들의 역할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업 선택의 자유를 막을 생각은 없다"면서도 "경력이나 인맥을 활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의 퇴직자 관리 기준이 공정거래위원회보다 느슨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공정위는 공직자윤리법과 이해충돌방지법 외에도 자체적인 전관예우 방지 기준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도 이에 준하는 내부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원장은 현행 퇴직자 접촉 제한 규정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현재 퇴직 후 1년 동안은 출입을 금지하고 3년 동안 전화 등을 통한 접촉을 제한하는 여러 조항이 있다"면서도 "이것만으로 실효성이 그렇게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 수준 이상의 체계를 참고해 내부 규제 장치를 강하게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재취업 심사 대상인 직급 기준은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원장은 "4급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 이런 불편한 부분들이 많이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원장은 19일 금감원 국정감사에서도 현행 4급 이상인 재취업 심사 대상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국회에 건의했다. 당시 이 원장은 "금감원 4급은 공무원으로 치면 5~6급 사이 정도에 불과한 낮은 직급"이라며 "800여명을 전부 규제하다 보니 여러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행은 2급 이상부터 제한하고 있는데 금감원은 4급부터 제한하고 있어 굉장히 비교가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