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기준·평가 근거 도마…교육부 "9개 부처 심사", 내년 2곳 이상 확대 추진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에서 탈락한 6개 거점국립대가 국정감사에서 일제히 추가 선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대·전남대·충남대 등 3개 대학에 수천억원의 재정 지원이 집중되면서 오히려 거점국립대 간 서열화를 부추기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회에서는 선정 기준과 평가 근거를 둘러싼 문제 제기까지 이어지면서 정책 시행 초기부터 후폭풍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21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립대학 국정감사에서 전북대·경북대·강원대·충북대·경상국립대·제주대 등 6개 거점국립대 총장들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의 지원 대상 확대를 촉구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9월 부산대·전남대·충남대 등 3개 대학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선정 대학에는 올해 대학당 약 700억원, 내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약 800억원의 추가 예산이 지원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선정 대학과의 누적 재정 지원 격차는 2030년까지 대학당 약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원 대학을 일부로 제한한 정책 설계가 지역 간 교육·연구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재연 강원대 총장은 "일부 거점국립대에만 지원이 집중될 경우 거점국립대 간 교육·연구 여건의 격차가 벌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간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선정 6개 거점국립대에 대한 추가 지원 시기와 절차, 지원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 역시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5극 3특 성장엔진을 이끌 인재를 키운다는 정책 취지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도록 미선정 거점국립대 모두를 추가 선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허영우 경북대 총장은 부산대에서 열린 국감에서 "지역마다 산업 여건이 다른 만큼 균형발전의 취지를 살려 지원 대학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의원님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양덕순 제주대 총장도 미선정 대학에 대한 중장기 지원 대책을 2027년도 예산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전북대의 탈락을 놓고는 국회에서 선정 근거를 따져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전북대가 현대자동차의 약 8조9000억원 규모 투자계획과 연계한 인재 양성 계획을 마련하고 인공지능(AI) 거점대학 설립 등을 추진한 점을 거론하며 탈락 이유를 추궁했다.
안 의원은 "이런 학과들에서 충분히 많이 준비했는데 이게 왜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전북대는 거점국립대에서도 모든 평가에서 1·2·3위를 기록했는데 선정되지 않은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9개 부처가 심사하면서 결정된 부분"이라고 설명했지만, 안 의원은 미선정 근거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양 총장은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 일정에 맞춰 2029년부터 전문 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추가 선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 투자와 대학의 인재 양성 일정이 맞물려 있는 만큼 지원이 늦어질 경우 지역 전략산업 육성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방 국립대 재정지원 정책 전반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은 2027학년도부터 지방 국립대 신입생에게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정책을 두고 기존 재학생과 신입생 간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같은 강의실에서 2026학번과 2027학번이 함께 수업을 듣는데 누구는 등록금을 내고 누구는 내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며 정책 재설계를 요구했다. 국립대와 사립대, 수도권과 비수도권, 입학연도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달라지는 점도 문제 삼았다.
거점국립대의 연구 인프라 확충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공동연구소 건립 사업에 선정된 6개 대학 가운데 강원대만 착공한 점을 지적했다. 전남대·부산대·경북대·충남대·전북대·강원대에 총 2665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지만 부지 선정과 설계 문제 등으로 준공 일정이 2029년 말까지 늦춰졌다는 것이다.
한편 교육부는 내년 지원 대학을 추가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예산 상황을 봐야겠지만 내년에 지원 대학을 2곳 이상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