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수출 12억달러 뚫은 화장품…환율·용기난에 3분기 ‘실적 명암’

입력 2026-10-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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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유럽 항공물류비에 브랜드·벤더사 3분기 수익성 ‘단기 성장통’
글로벌 오프라인 매대 장악에 ‘연간 발주’ 시대 개막…톱 ODM 연말까지 ‘풀캐파’

(출처=하나증권)
(출처=하나증권)

K뷰티의 글로벌 수출이 월 12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지만,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이한 화장품 업계의 표정은 밸류체인별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분기 대비 가파르게 진행된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과 유럽 내 물류비 급증, 튜브 용기 수급 불안이라는 ‘3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환율과 물류비 노출도가 높은 브랜드·유통 벤더사의 단기 눈높이를 낮추는 한편, 글로벌 수주 쏠림으로 생산 라인이 포화 상태에 이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및 용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톱티어 화장품 제조사들의 하반기 공장은 계절적 비수기를 완전히 잊은 채 풀가동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 3~4분기는 여름 성수기 직후이자 상고하저 계절성으로 가동률이 조정받는 시기지만, 올해는 K뷰티의 서구권 수출 폭증에 힘입어 기존 고객사 물량만으로 연말까지 생산 라인이 빼곡히 들어찼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톱3 화장품 ODM사의 경우 ‘올해는 더 이상 신규 고객을 받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산 일정이 다 차 있다”며 “글로벌 인디 브랜드들의 오더가 4~5위 중소형 ODM사(엔코스, 한국화장품 등)로 낙수되는 ‘ODM 우위의 시대’가 확고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메이저 리테일러 입점에 따른 대형화가 발주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최근 ‘조선미녀’를 운영하는 구다이글로벌이 한국콜마에 국내 생산능력의 20%에 달하는 약 2억개 규모의 대규모 발주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코스트코, 얼타뷰티, 타겟 등 글로벌 메이저 유통망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결품 방지와 선적 안정성을 위해 ‘단납기 발주’에서 6개월~1년 치 물량을 미리 확정하는 ‘연간 발주’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며 “글로벌 메이저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톱 ODM사의 실적 가시성과 안정성은 더욱 높아지는 반면, 중소형 브랜드의 톱 ODM 생산 진입장벽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코스맥스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86% 급증한 790억~796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750억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콜마 역시 3분기 국내 사업 매출이 35% 이상 성장하며 연결 영업이익 880억~898억원의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키움증권)
(출처=키움증권)

반면 상반기 주가 랠리를 주도했던 인디 브랜드사와 유통 벤더사는 3분기 원화 강세와 물류비 증가라는 암초를 만났다.

손예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5원으로 전분기(1501원) 대비 5.0% 하락했고, 6월 평균 1527원에서 9월 1359원까지 밀리며 원화 강세가 심화했다”며 “2분기 6월 아마존 프라임데이 역대급 흥행 이후 3분기 프로모션 공백이 겹치면서 서구권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원화 환산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 기준 북미·유럽 노출도가 에이피알 68%, 실리콘투 65%, 달바글로벌 30%에 달한다”며 “특히 실리콘투는 판관비 중 달러 결제 비중이 브랜드사보다 낮아 원화 강세에 따른 영업이익 훼손 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시장 확장에 따른 물류비 급증도 수익성을 압박했다. 홍해 사태에 따른 해상 운송 차질 장기화로 에이피알 등이 항공운송을 적극 활용한 데다, K뷰티 수요가 영국을 넘어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남유럽으로 확산되며 네덜란드 도로 화물운송 서비스 가격지수가 2분기 133.7pt로 치솟았고, 현지 디젤 가격도 리터당 2.37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40.1% 폭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에이피알의 3분기 영업이익은 1673억~1714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1970억원대)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실리콘투 역시 환율 영향으로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차질이 발생하며 3분기 영업이익이 781억원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 화장품 업계 전반에 발생한 ‘튜브 용기 품귀 현상’으로 인해 달바글로벌의 선크림 등 일부 인기 품목의 선적과 ODM 생산이 4분기로 이연되는 차질도 빚어졌다.

증권가는 3분기 실적 둔화가 K뷰티의 구조적 수요 감소가 아닌 확장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성장통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9월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2억1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며 역대 월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향 수출이 21~35% 고성장을 유지한 가운데, 유럽 9개국 수출은 103% 폭증했고 네덜란드와 영국이 성장을 견인했다. 중국 수출 역시 5개월 연속 전년비 플러스를 기록하며 바닥을 통과했고,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이 신규 성장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의 공급 병목도 해소 수순이다. 국내 1위 용기 제조업체인 펌텍코리아는 자회사 부국티엔씨의 튜브 생산능력을 30% 증설해 풀가동 중이며, 본사 6공장 준공으로 사출 내재화를 완료해 4분기 폭발적인 마진 레버리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펌텍코리아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46~54% 증가한 224억~23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웃돌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의 최선호주로 용기 쇼티지 수혜를 누리는 펌텍코리아와 수주 회복세가 가파른 코스맥스를 제시한다”며 “브랜드사와 벤더사는 3분기 실적 발표 전후 단기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10월 프라임 빅딜데이, 11월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12월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4분기 초대형 성수기를 감안할 때 주가 조정기를 우량 인디 브랜드(에이피알, 달바글로벌)의 분할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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