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아큐버, 자회사 통해 전장 사업 외연 넓히나

입력 2026-10-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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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라이픽스, 말레이 C&C I MOTIVE RCPS 28억 취득…지분 45.5% 확보
“자회사 자체 부품 유통 다각화 차원…본체는 통신 사이클 반등ㆍ방산 집중”

▲LIG아큐버 CI. (사진제공=LIG아큐버)
▲LIG아큐버 CI. (사진제공=LIG아큐버)

엘아이지(LIG)그룹 내 상장사 중 하나인 LIG아큐버(옛 이노와이어리스)가 100% 자회사 명성라이픽스를 통해 해외 전장 카메라 부품사 지분 확보에 나섰다. 2024년 초 차량용 반도체 및 통신 소프트웨어 기업을 연이어 인수하며 전장 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동남아 거점 하드웨어 부품사로 영역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투자가 자회사의 유통 품목 다각화라며 본체 차원의 직접적 사업 연계에는 선을 긋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IG아큐버의 100% 자회사인 차량용 반도체 유통ㆍ솔루션 기업 명성라이픽스는 말레이시아 소재 차량용 카메라 부품 기업 ‘C&C I MOTIVE SDN. BHD.’가 신규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158만3650주를 약 28억원에 현금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주식 대금 납입 예정일은 15일이며, 납입이 완료되면 명성라이픽스는 C&C I MOTIVE 지분 45.46%를 확보해 핵심 주주 지위에 오른다.

투자 대상인 C&C I MOTIVE는 2014년 설립된 현지 전장 카메라 전문업체로, 차량용 후방카메라를 비롯해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SVM), 전자식 룸미러(e-Mirror), 차량용 블랙박스(Dashcam) 등을 설계ㆍ양산해 온 기업이다. 최근 2025 회계연도(6월 결산) 기준 자산 23억원, 매출 63억원, 순이익 26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LIG아큐버 측은 이번 지분 인수가 명성라이픽스의 독자적인 사업 다각화 행보라는 입장이다. LIG아큐버 관계자는 “명성라이픽스는 차량용 반도체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차량용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른 전자 부품 반도체까지 유통업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며 “LIG아큐버 본체 사업을 같이 확장하려는 목적은 아니며, 양사가 영위하는 사업 영역이 달라 명성라이픽스 자체의 사업 다각화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장비 사업 자체에 사이클이 존재하는데,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는 다시 성장 궤도로 진입할 것으로 보여 본업 중심에 집중하려 한다”며 “LIG아큐버는 기존 통신장비 본업뿐만 아니라 방산 부문으로도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2024년부터 이어져 온 LIG아큐버의 모빌리티 사업 재편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LIG아큐버는 이동통신 시험ㆍ계측 장비와 소형 기지국(스몰셀)을 영위해 왔으나, 글로벌 통신사들의 5세대 이동통신(5G) 설비투자 위축 여파로 실적 변동성에 노출돼 왔다. 이에 통신 기술과의 시너지를 모색하며 2024년 1월 일주일 간격으로 전장 관련 기업 두 곳을 연이어 인수했다.

우선 차량ㆍ사물간 통신(V2X) 솔루션 기업인 웨이티즈 지분 57.5%를 인수한 데 이어 반도체 유통 및 기술 지원 기업인 명성라이픽스 지분 90%를 사들였다. 작년에는 명성라이픽스 잔여 지분 10%를 추가 취득해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러한 전장 전환은 모회사의 위기 국면에서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LIG아큐버는 통신장비 업황 악화로 2025년 연결 기준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만성 적자이던 스몰셀 자회사 큐셀네트웍스를 2025년 3월 흡수합병하는 등 본체 체질 개선을 거쳐야 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 매출 1091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본체인 이동통신 사업부문이 상반기 별도 기준 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반면, 명성라이픽스가 주도하는 오토모티브 부문이 상반기 연결 매출 560억원(비중 51.3%),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를 이끌었다.

명성라이픽스로서도 이번 C&C I MOTIVE 지분 투자는 ‘단순 반도체 도매상’의 구조적 한계를 넘기 위한 돌파구 성격을 띤다. 명성라이픽스는 마이크로칩, MPS 등의 차량용 반도체(터치 컨트롤러 IC,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 메모리 등)를 국내외 전장업계에 공급하며 2025년 매출 873억원, 순이익 32억원을 기록한 회사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555억원, 순이익 37억원을 올렸다. 다만 4~5%대에 머무는 유통 마진율과 상반기 말 재고 약 458억원, 단기차입금 330억원 등 대규모 운전자본 부담은 숙제로 꼽혔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특정 1차 협력사에 집중된 점도 개선 과제였다.

명성라이픽스가 확보한 차량용 반도체 유통망에 C&C I MOTIVE의 카메라 모듈 및 광학 설계 역량을 결합할 경우, 단품 칩 납품을 넘어 부가가치가 높은 모듈 단위 턴키 공급을 도모할 수 있다. C&C I MOTIVE가 현대차 인도법인(HMI) 순정 블랙박스 공급 등 글로벌 완성차 공급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해외 신흥 시장 진입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투자 구조도 안전장치를 뒀다. 명성라이픽스는 구주 인수가 아닌 신규 발행 RCPS를 취득하는 방식을 택했다. 취득 금액 28억원은 명성라이픽스 자기자본의 7.9% 수준으로 재무적 부담이 크지 않다. 아울러 C&C I MOTIVE가 명성라이픽스의 비즈니스 파트너사라는 점도 이번 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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