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두고 또 다른 소방노조가 다른 목소리를 냈다.
미래소방연합노동조합(미소연)은 발언의 전체 맥락은 소방 재정 구조를 지적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대신 화살을 예산으로 돌렸다. 경기도가 순직 소방관 추모사업 예산 1억원을 전액 감액하고 최종 추경에서도 되살리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16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미래소방연합노조는 이날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소방 예산 삭감에 답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미소연은 스스로를 "투쟁만을 외치지 않습니다. 대안과 정책으로 바꾸고, 연대와 대화로 지켜냅니다"라고 소개하는 노조다.
노조는 발언 논란부터 짚었다. 노조는 “'빨대'라는 표현 자체는 소방 예산을 설명하면서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었다”면서도 "경기도 국정감사 전체 영상에 담긴 질의와 답변을 보면 해당 발언의 취지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국비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원 지적에 공감하며 나온 답변인 만큼 "소방관 전체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하는 것은 발언의 전후 맥락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예산 문제는 다르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경기도는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순직 소방공무원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예우하는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 사업비 1억원을 전액 감액했다.
노조는 "경기도가 매년 이어가겠다고 밝힌 추모 사업을 불과 1년 만에 전액 감액 대상으로 올린 것"이라며 "도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소방관의 희생을 기억하는 일까지 줄여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2025년 10월 19일 처음 열었다. 경기도 순직 소방인 30인과 유가족을 예우하는 자리로, 기념식과 전시·체험, 추모 걷기로 진행됐다.
감액은 도의회 추경 심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이철형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8)은 9월 8일 소방재난본부 심사에서 "순직 소방공무원에 대한 추모와 유가족 예우까지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소방재난본부는 무대와 공연 등 행사 규모는 줄이되 유가족 중심의 추모행사는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이대한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남양주4)도 9월 1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서 사업설명서에 감액 근거와 변경 내용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고 따졌다. 그는 "유가족 중심으로 행사를 계속하는 것은 다행이지만, 1억원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라고 했다.
최종 결과도 달라지지 않았다. 12일 도의회를 통과한 제2회 추경에서는 산후조리비와 보육, 교통약자 이동지원 등 17개 사업 216억원이 복원됐지만 메모리얼데이 예산은 목록에 없었다. 올해 행사는 도민 참여형 무대와 공연, 체험부스를 줄이고 소방재난본부 자체 재원으로 유가족 중심으로 축소 운영된다.
같은 이름의 행사는 하루 뒤 세종에서 열린다. 소방청은 17일 세종중앙공원에서 '제3회 119메모리얼데이 추모문화제'를 연다. 순직 소방공무원 유가족과 동료, 시민 등 3만명 참여를 목표로 2500명이 뛰는 추모 달리기와 전시, 안전체험, 콘서트를 마련했다.
노조는 긴축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노조는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행사성 사업을 정비할 수는 있다"면서도 "순직한 동료들의 추모와 유가족 예우에 같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행사 운영에 낭비가 있다면 그 부분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사업비 전액을 삭감하는 판단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화재·구조·구급 현장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시설 예산은 긴축 속에서도 우선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도 덧붙였다.
노조는 경기도의 해명을 그대로 되돌려줬다. 노조는 "경기도 대변인실의 설명처럼 묵묵히 도민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그 뜻은 예산에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했다.
논란의 발언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 예산의 국비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하자 추 지사는 "의원님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했다.
민주노총 계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와 한국노총 소속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소방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경기도는 국가직 전환 뒤에도 지방정부가 재정 대부분을 부담하는 구조를 강조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구조 문제에는 미래소방연합노조도 뜻을 같이했다. 추 지사가 8월 공개한 경기도 수치에 따르면 도내 소방공무원 약 1만1000명의 인건비 1조1000억원 가운데 정부 지원은 800억원, 사업경비 4000억원 가운데 정부 지원은 300억원이다. 국비 비중은 7%대다.
노조는 "소방 재정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 국비 지원을 확대하는 것에는 미래소방연합노동조합도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경기도 역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노조는 순직 소방관 추모예산 복원과 필수 소방 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