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기업들은 파트너사를 통해 제품을 수출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는가 하면, 미용 목적을 넘어 치료 영역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등 다각적인 시도에 나섰다. 한국 보툴리눔 톡신 제품들이 미국 내 입지를 다지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표 보툴리눔 톡신 기업으로 꼽히는 대웅제약과 휴젤이 미국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두 기업은 각각 ‘나보타’(미국 현지 제품명 주보)와 ‘보툴렉스’(미국 현지 제품명 레티보) 등 자사의 대표적인 보툴리눔 톡신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 받아 수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2019년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에 제품을 출시하며 미용 시장에 안착했다.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를 통해 판매 중이며, 질병 치료를 위한 적응증으로 시야를 확대 중이다. 국내에서 나보타는 뇌졸중 관련 상지 경직과 양성 본태성 눈꺼풀경련 등 치료 관련 적응증 2개를 허가받은 상태다.
미국에서 나보타를 프로젝트명 ‘ABP-450’로 연구하는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는 현재 치료용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해 나보타를 애브비의 ‘보톡스’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하고 있다. 최근 보톡스와 구조적 일치와 분해 양상의 유사성을 입증하는 긍정적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본격적인 동등성 평가 연구에 돌입할 예정이다.
휴젤은 2025년 파트너사 베네브(Benev) 통해 보툴렉스를 미국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최근에는 시장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과감한 영업망 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7월부터 기존 파트너사를 통한 유통망에 더해 직접 판매를 병행하는 방식을 도입하며 현지 영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아울러 베네브와 기존 유통계약을 판매대행(CSO) 계약으로 변경했다.
휴젤은 내년까지 미국에서 완전 직판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의료진과 클리닉을 직접 공략하고, 유통 단계를 축소해 이익률을 높여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휴젤은 2028년 매출 9000억원 달성 및 미국 매출 비중 30% 이상이라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두 기업이 미국 시장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현재의 매출 구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대웅제약과 휴젤 모두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대웅제약의 공시에 따르면 나보타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553억3400만원으로 대웅제약 전체 매출의 21.1%를 차지했다. 나보타 매출 중 수출은 1364억7600만원, 내수는 188억5800만원으로 87.9%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휴젤 역시 국내보다 해외 시장의 중요도가 높게 평가된다. 휴젤의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 2545억4300만원 중 보툴리눔 톡신, 필러 및 스킨부스터, 화장품 등 제품 매출은 2513억5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내 매출은 882억6500만원, 수출은 1630억8700만원으로 수출이 64.7%를 차지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프리세덴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매년 9.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3년 79억달러(약 10조6642억원)에서 2034년 216억달러(약 29조157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툴리눔 톡신 지역별 시장 점유율은 북미가 36%로 가장 높으며, 유럽이 30%, 아시아태평양이 24%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