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퐁피두 분관 접고 라 스칼라도 보류…문화사업 전면 재검토

입력 2026-10-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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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환경 훼손·재정 부담에 분관 건립 중단…건립비 1100억원·연 운영비 125억원
라 스칼라 공연도 100억원 재원 확보 난항…오페라하우스는 2028년 정식 개관

▲전재수 시장이 부산시 브리핑실에서 100일 기자회견을하고 있다. (서영인 기자 @hihiro)
▲전재수 시장이 부산시 브리핑실에서 100일 기자회견을하고 있다. (서영인 기자 @hihiro)

부산시가 퐁피두 센터 부산 분관 건립을 중단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도 보류했다.

대형 문화사업을 둘러싼 환경 훼손 논란과 재정 부담, 사업의 공공성 문제가 시민 숙의 과정에서 제기되면서 기존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14일 시민 숙의 결과를 바탕으로 두 사업의 추진 방향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시민 체감도와 공공성, 재정 지속가능성, 행정 책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9월 30일 타운홀미팅에서 전 시장이 “오늘 들은 말씀은 부산의 문화정책이 된다”고 밝힌 이후 나온 첫 후속 조치다. 시는 약 3개월간 정책점검단 의견서와 시민 여론조사, 시민토론회, 문화협력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과 추진 조건을 점검했다.

퐁피두 분관, 이기대 입지와 재정 부담이 걸림돌

퐁피두 센터 부산 분관 건립 중단의 핵심 배경은 이기대의 환경적 가치와 재정 부담이다. 여기에 계약상 공공성 확보와 지역 예술계와의 상생, 기존 미술관과의 역할 분담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정책점검단과 문화협력위원회에서는 사업 조건과 입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특히 이기대에 영구 시설물을 건립할 경우 환경 훼손에 따른 부담이 크고, 장기적인 운영비까지 부산시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업계획 수립 용역에서 제시된 부산시 부담 건립비는 약 1100억원, 연간 운영비는 약 125억원이다. 초기 건립비뿐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운영비까지 고려하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시는 분관 건립은 중단하지만 문화 기반시설 확충은 이어가기로 했다. 동부산 시립미술관과 서부산 현대미술관의 전시·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북항 일원에는 전액 국비로 복합문화전시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라 스칼라 초청공연도 보류…100억원 재원 마련 난항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으로 추진하던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 역시 재원 확보와 개관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보류됐다.

시민 여론조사에서 공연 찬성 의견은 75%로 나타났다. 다만 비용을 줄여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38.1%에 달해 공연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투자 규모와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확인됐다.

당초 사업비 100억원 가운데 40~50%를 기업 기부와 협찬으로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목표액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역 예술인 참여와 인재 양성으로 연결되는 협력 방안이 부족하다는 점도 재검토 배경으로 꼽혔다.

공연장 시설과 운영체계를 충분히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반영됐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말 준공한 뒤 2027년 상반기 시설 안전성·성능 점검과 하반기 시범 공연을 거쳐 2028년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시는 개관 페스티벌을 지역 예술인과 함께 부산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담는 방향으로 준비한다.

자체 제작 역량과 국제교류를 강화해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제작극장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라 스칼라 등 세계적인 오페라 공연 초청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시는 오페라하우스 운영이 안정된 뒤 필요한 재원과 협력 방안을 마련해 재추진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전 시장은 “이번 숙의 과정은 부산의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시민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며 “예술이 부산의 저력이 되고 문화가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대형 문화시설과 국제 공연 유치 자체보다 입지의 적정성, 재정 지속가능성, 지역 예술 생태계와의 연계성을 우선하겠다는 부산시의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

앞으로 시가 대체 문화 인프라를 어떻게 확충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정책으로 연결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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