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 '뻥 회장'이 교실 규칙으로…초등교사 작가 이혜미, 율현초 5학년과 3차시 수업

입력 2026-10-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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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회장과 냄새탐정단' 읽고 모둠 토의…학생들이 학급규칙 직접 제안·조정·선정

회장이 되려고 내건 공약을 지키지 못해 '뻥 회장'이라 놀림받은 동화 속 아이 재민이. 그 이야기를 쓴 현직 초등교사 작가가 13일 수원 율현초등학교 5학년 교실을 찾았다. 아이들은 재민이가 놓친 '약속'의 무게를 자기 반 규칙으로 옮겨 적었다.

▲이혜미 동화작가가 13일 수원시 팔달구 율현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작품이 책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율현초등학교)
▲이혜미 동화작가가 13일 수원시 팔달구 율현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작품이 책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율현초등학교)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율현초는 이날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혜미 동화작가와 함께하는 '작가와의 만남'을 열었다. 수업은 이 작가의 『뻥 회장과 냄새 탐정단』을 읽고 작품 속 갈등을 학급의 문제와 연결하는 참여형 독서·민주시민교육으로 진행됐다.

2025년 9월 출간된 이 책의 주인공 재민이는 가족과 좋아하는 친구에게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회장 선거에 나가 당선된다. 하지만 공약을 지키지 않자 반 아이들은 재민이를 '뻥 회장'이라 놀린다. 재민이는 '방 회장'이라는 이름을 되찾기 위해 '냄새 탐정단'을 꾸려 교실에 퍼진 퀴퀴한 냄새의 정체를 쫓는다. 회장이라는 자리의 책임과 공약의 무게, 진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아이들의 학교생활로 풀어낸 이야기다.

이번 만남은 작가의 강연을 듣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현직 초등교사인 이 작가가 작품을 실제 교실의 학생 자치문제와 연결해 모두 3차시 수업으로 꾸렸다.

첫 시간에는 작품을 쓰게 된 계기와 한 편의 동화가 책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줬다. 학생들은 작품 속 인물의 선택과 관계를 살피며 재민이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와 좋은 리더에게 필요한 태도를 이야기했다.

책 속 갈등은 곧 아이들의 교실로 옮겨왔다. 학생들은 '우리 반에서 잘 지켜지는 점'과 '불편하거나 바꾸고 싶은 점'을 찾아 필요한 규칙을 직접 제안했다. 모둠별 토의에서는 친구의 의견을 듣고 서로 다른 생각을 조정했다. 모두에게 공평한지, 실제 교실에서 지킬 수 있는지를 따져 최종 규칙을 골랐다.

마지막 시간에는 고른 규칙을 포스터로 만들어 발표했다.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의 문제를 함께 논의해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과정을 아이들이 직접 겪어본 수업이었다.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작가님에게 책을 쓰게 된 이야기를 직접 듣고, 작품 속 내용을 우리 반 규칙 만들기로 이어가서 더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교육대학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했다. 지금도 아이들과 매일 교실에서 만나는 초등교사다. 동서문학상과 KB창작동화제, 샘터동화상을 받았다. 『뻥 회장과 냄새 탐정단』과 『내 맘대로 유행 탈출』, 『토롱이의 신비한 하루』를 펴냈고, 『너에게 건네는 바통』과 『우주 이발관』을 함께 썼다. 그는 작가 소개에서 아이들과 함께 꿈을 가꾸며 따뜻한 이야기로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혀왔다.

이 작가는 "아이들이 책 속 이야기를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품 속 문제를 자신의 교실과 생활의 문제로 연결해 보았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문학과 삶을 잇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독자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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