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감, ‘연속 금리인상’ 적정성 지적…신현송 “추가 인상 시기·속도 결정” [국감]

입력 2026-10-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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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물가 상승 원인·취약차주 부담 점검…“내수·지방 어려워”
野 “확장재정하면서 한은은 긴축…정책 엇박자” 지적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의 적정성과 향후 추가 인상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야는 물가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취약차주에 부담이 집중되고 정부의 확장재정과 통화긴축이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와 경기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물가 오름세와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고려해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했다. 신 총재는 “우리 경제는 중동 정세 불안에도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물가는 누적된 비용 압력의 전이가 지속되고 수요 측 압력도 점차 커지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금리 인상의 필요성보다 물가 상승 원인과 긴축에 따른 계층·지역별 부담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최근 물가 상승이 수요보다는 국제유가와 환율 등 비용 측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국은행 주장처럼 수요 측 물가 압력보다는 유가가 근본적인 영향을 미쳤고 환율도 영향을 미쳤다”며 금리 인상의 판단 근거를 따져 물었다.

신 총재는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전이가 상당히 큰 작용을 했다”면서도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빠르게 성장하고 소득 여건 개선이 궁극적으로 수요 쪽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근원물가가 아직도 물가 목표치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며 “근원물가를 미리 제어하는 것이 앞으로 물가 목표 달성에 중요한 사전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의 부담이 내수와 지방경제에 집중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반도체가 끌어올린 성장률에 맞춰 금리를 결정할 경우 나머지 산업에는 과도한 긴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는데 지방에서는 소비와 투자, 건설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중앙은행은 전체 경제 총량을 보고 통화정책을 펴는 것이 옳다”면서도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 효과와 지방경제 위축 효과를 구분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이번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따른 물가와 가계대출, 수도권 주택가격 억제 효과와 가계·기업의 비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자 신 총재는 “모델을 통해 가상적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관련 내부 분석을 정리해 제출하겠다고 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한국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시장금리를 먼저 끌어올릴 가능성을 짚었다. 금리 인상 신호가 국채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에 선반영되면서 가계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 대출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일장일단이 항상 있다”면서도 “다른 주요국보다 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조금 더 일찍 기조를 잡았고 상당 부분 시장가격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월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림으로써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보다 먼저 움직여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에 쫓겨 방어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보다 경제적 비용이 작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는 AI 확산에 따른 새로운 물가·국제수지 통계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남준 민주당 의원은 해외 AI 서비스 구독료가 늘면서 지식서비스 수지와 가계 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별도로 집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신 총재는 “AI 구독료에 한해 세부적으로 통계를 구하는 것은 아직 정보 접근이 어렵다”면서도 “보다 정확한 시대 흐름에 맞춘 통계를 작성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확장재정과 한국은행의 긴축 통화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며 공세를 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내년도 정부 총지출이 821조원 규모로 확대되는 상황을 거론하며 “물가를 잡겠다고 한은은 금리를 두 번 연달아 올렸는데 정부가 재정을 급격히 확대하면 국민들은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재정 지출을 늘리다 세수가 줄어들면 다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국은행이 정부의 재정정책에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총재는 “재정정책의 지속가능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조화롭게 운영되도록 의견을 계속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앞으로 계속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금융비용 증가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김 의원은 “한은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정부는 풀액셀을 밟았다”며 “재정지출 확대와 금리 인상의 효과가 상쇄되는 반면 금융비용에 민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총재는 “금리가 오르면 특히 취약차주들이 가장 어렵다”며 “통화정책과 조화로운 재정정책을 통한 보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독립성에 대해서는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전혀 흔들림 없이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확대 문제를 꺼내 들었다. 연기금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주식 비중까지 확대하면 자본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신 총재는 “비중이 큰 투자자는 분산투자를 해야 하고 무엇보다 거버넌스가 중요하다”며 “전문성과 독립성이 아주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을 비롯한 디지털화폐 체계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신 총재는 “2023년 이후 범용 CBDC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진행하는 한강 프로젝트는 기관용 디지털화폐를 중심으로 기존 2단계 금융통화제도를 토큰화해 구축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신 총재는 향후 금리 인상 기조에 변화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8월 이후 새롭게 나온 여러 경제지표가 있다”며 “10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때 좀 더 상세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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