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계약업체 아닌 곳에 '단톡방 공사 지시'…경기도 감사 79건 지적

입력 2026-10-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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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강제금 미부과 추정 9억6340만원·아파트 하자 29만3899건 검증 소홀

▲경기도 감사위원회가 3년 3개월 만의 종합감사에서 행정상 조치 79건, 신분상 조치 66명을 요구한 안성시청 전경. (안성시)
▲경기도 감사위원회가 3년 3개월 만의 종합감사에서 행정상 조치 79건, 신분상 조치 66명을 요구한 안성시청 전경. (안성시)
안성시가 2024~2025년 도로시설물 유지보수 공사를 하면서 계약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 직원들이 들어간 단체 대화방으로 작업을 지시하고 결과를 보고받은 사실이 경기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이 대화방은 2024년 상반기 공사 계약 하루 전 그 업체 대표이사가 열었다. 경기도 감사위원회는 안성시 담당자들이 불법하도급을 묵인했다고 판단했다.

1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위는 ‘2026년 안성시 종합감사'에서 행정상 조치 79건(본처분 76건·현지처분 3건), 신분상 조치 66명, 재정상 조치 5억3471만원을 요구했다. 신분상 조치는 경징계 3명, 훈계 50명, 주의 13명이다. 2022년 12월 이후 3년3개월 만의 종합감사로, 지적 건수는 직전 46건에서 79건으로 늘었다. 지적은 공사 감독과 아파트 사용검사, 위반 건축물, 세금·복지 환수, 공무원 채용까지 시정 전반에 걸쳤다.

△계약 전날 열린 대화방…보고 사진은 준공서류로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안성시는 2024년부터 도로시설물 유지보수 연간단가 공사 4건을 4개 업체와 계약했다.

작업 지시와 결과 보고는 계약업체 현장 대리인이 아닌 다른 업체 소속 직원들과 함께 쓰는 SNS 업무연락방에서 오갔다.

2024년 상반기 공사계약일은 3월6일이고, 업무연락방은 하루 전인 3월5일 이 업체 대표이사가 개설했다.

대화방으로 작업 완료를 보고받은 사진은 준공계 사진대지에 그대로 쓰였다. 2024~2025년 기성·준공 사진에는 계약업체가 임차한 장비 외에 이 업체 차량이 다수 찍혔고, 건설재해예방 기술지도 결과보고서에는 이 업체 직원의 서명이 남았다.

감독 기록은 없었다. 안성시는 2024~2025년 공사 내내 작업지시서와 공사감독일지를 쓰지 않고 전화와 업무연락방으로만 작업을 지시했다. 2025년 하반기 공사(11월19일~12월31일) 정산서에는 상반기 공사 계약기간인 9월에 지시한 작업 물량이 그대로 들어갔다.

감사위는 계약기간에 해당하지 않는 작업에 공사대금이 부당하게 지급됐고, 정당한 대금이 지급됐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게 됐다고 봤다.

당시 공사감독관은 감사 문답에서 계약업체의 하도급 사실을 알게 돼 직접시공이 원칙이니 계약업체 소속 대리인을 안성에 상주시키라고 구두로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그 뒤에도 2024년 상반기 공사 준공 때까지 같은 대화방으로 다른 업체 직원에게 지시가 이어졌고, 하반기 공사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됐다.

후임 감독관 2명은 다른 업체가 공사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았고, 도로관리팀 업무 총괄자 2명은 불법하도급 정황을 알면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게 감사위 판단이다.

안성시는 감사 과정에서 사진 속 차량은 계약업체가 장비 임대 전문업체와 임대차 계약을 맺어 생긴 정상적인 장비 운용이고, 보고서 서명은 적법한 하도급업체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실무인력이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감리 용역이 없는 공무원 직접 감독 공사에 감리 중심 지침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며, 하루 평균 60~70건의 민원에 즉시 대응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현장 중심으로 감독해 왔다는 의견도 냈다.

감사위는 여러 해 동안 계약업체 현장대리인이 아닌 다른 업체 직원에게 작업을 지시하고 보고받아 불법하도급을 묵인한 사실이 분명하다며 안성시 주장을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이 직접 감독하는 공사에도 지침상 감독 의무가 적용된다고 봤다. 감사위는 당시 공사감독관 1명에 경징계, 후임 감독관 2명과 업무총괄자 2명에 훈계를 요구했다. 불법하도급 혐의가 있는 계약업체와 그 상대방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벌금 부과,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을 검토해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위반건축물 185곳, 이행강제금 9억6340만 원 미부과 추정

위반건축물 이행강제금은 제때 부과되지 않았다. 안성시가 2022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시정명령을 내린 위반건축물은 819곳으로, 명령을 이행한 곳은 절반을 조금 넘는 452곳이다.

시정기간이 지나도 이행하지 않은 69곳에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았고, 이미 부과한 183곳 가운데 위반 상태가 이어진 116곳에는 연 1회 반복 부과를 하지 않았다.

감사위가 안성시 제출자료로 계산한 미부과 추정액은 69곳 7억5703만원, 116곳 2억637만3000원 등 185곳 9억6340만3000원이다. 한 곳의 미부과 추정액이 1억4223만2000원에 이르는 건물이 있었고, 첫 시정명령 뒤 최장 41개월간 이행강제금을 한 차례도 부과하지 않거나 첫 부과 뒤 최장 3년간 반복 부과를 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이 금액은 확정된 부과액이 아니다. 감사위는 추정금액으로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했고, 재정상 조치액 5억3471만원과도 별개다. 국토교통부는 시정명령 뒤 이행강제금 부과와 반복 부과가 허가권자의 재량이 아니라고 유권해석한 바 있다.

감사위는 185곳을 재점검해 부과하라고 시정을 요구했고, 안성시는 관리대장을 정비하고 담당자 간 인수인계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아파트 1만77세대 사용검사…하자 16만904건 이력 미등록

아파트 사용검사에서는 하자 처리 확인이 빠졌다. 안성시는 2022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개 단지 1만77세대(후분양·공공임대 제외)의 사용검사를 처리하면서 기한 안에 하자조치계획서를 내지 않은 8개 단지(5개 단지는 지연 제출)와 하자가 해소되지 않은 2개 단지에 조치계획 제출이나 하자 보완을 요구하지 않았다.

입주예정자 사전방문에서 접수된 하자 29만3899건 가운데 29만922건은 조치가 끝났고 2977건은 끝나지 않았다. 전체 하자 가운데 16만904건은 하자 위치와 부위, 공종, 처리 완료일 같은 핵심 이력이 하자관리정보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상태로 사용검사가 승인됐다.

안성시는 2022년 1월 24일 시스템 사용 권한을 처음 받은 뒤 약 50개월 동안 사실상 운영하지 않다가 감사 사전조사 기간인 올해 3월 23일 권한을 추가로 발급받았다.

층간소음 검증 절차는 지켜지지 않았다. 15개 단지 1만696세대의 사용검사에서는 서류상 유효기간이 끝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성능인정서를 적용한 7개 단지를 유효기간 확인 없이 승인했다. 만료일에서 약 45개월, 36개월이 흐른 인정서도 있었고, 연장 여부는 감사에서 지적된 뒤에야 추가로 확인했다. 성능인정서와 감리자 단계별 바닥구조 시공확인서를 내지 않은 4개 단지도 보완요구 없이 사용검사를 받았다.

안성시는 "담당자의 업무 미숙에 따른 단순 누락"이라며 시공확인서는 감사 기간에 보완해 받았고, 일부 성능인정서는 유효기간이 연장된 상태여서 시공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감사위는 사용검사 시점에 법령이 요구하는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간판 294곳 중 281곳 신고 미확인…방치 건축물 226건

높이 4m 이상 옥외광고물 294곳 가운데 옥상간판 10곳과 지주 이용 간판 271곳 등 281곳(95.6%)은 건축법상 공작물 축조신고필증 확인 없이 표시 허가를 받았다. 감사위는 신고를 마친 13곳에 대해서도 높이 8m 이상 공작물의 구조계산·구조안전확인서 제출 여부와 공작물 구조 안전 점검표를 확인·작성하지 않은 채 신고필증을 발급해 구조 안전성을 사전에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허가 뒤 2년 안에 착공하지 않은 건축물 99건과 착공 뒤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127건에는 허가 취소 등 행정조치가 없었다. 건축공사 11건은 안전관리예치금 2억6962만1000원을 예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착공신고가 수리됐고, 사용승인 단계에서도 예치 여부를 다시 확인하지 않았다.

△취득세 9136만원 미부과…채용은 '기관경고'

받아야 할 돈은 제대로 걷히지 않았다. 안성시 3개 부서는 통보받은 사회보장급여 환수대상 가운데 7693만9000원에 대해 환수 결정을 하지 않았고, 환수대상자가 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환수 결정을 하지 않는 사이 생계급여·주거급여 대상자 2명이 숨져 잘못 지급된 급여를 돌려받기 어렵게 됐다. 환수 결정 뒤에도 납부통지를 하지 않거나 독촉·체납처분을 하지 않아 6979만2000원이 미납으로 남았다.

등기·등록되지 않은 부동산의 취득세 5665만8840원과 건설사가 초등학교 신축비를 빼고 신고한 아파트 취득세분 3470만8750원 등 9136만7590원(가산세 포함)은 부과되지 않았다. 세무서로부터 명의신탁 위반 혐의를 통보받고도 세무서와 명의수탁자의 비협조를 이유로 진술 요구 등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아 부동산실명법 과징금 부과 제척기간이 만료된 사례도 있었다.

이번 감사의 유일한 기관경고는 임기제 공무원 채용에서 나왔다. 안성시는 자격을 갖춘 시험위원을 위촉하지 않고 응시자 자격·경력 판단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채 채용을 요청한 부서의 담당자와 팀장에게 사실상 서류전형 시험위원 역할을 맡겼다. 근무기간 5년을 넘겨 같은 직위에 다시 응시한 직원의 서류전형은 회피 서약서도 받지 않고 같은 팀에서 일한 팀장과 직원이 평가했다.

감사위는 직전 감사 이후 인력이 1142명에서 1373명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업무 연찬과 직무교육이 부족했고 부서의 사전 검토와 관리감독이 미흡했던 점을 지적 증가 원인의 하나로 봤다. 경징계는 5명에서 3명으로 줄었지만 훈계 이하 처분은 33명에서 63명으로 늘었다. 감사위는 안성시에 "업무처리의 적정성과 투명성 및 책임성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국장급 ‘30억 뇌물'은 별도 재판…시, 개발사업 특별감사

고위공무원 뇌물 사건은 이번 감사와 별개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8월 31일 안성시 국장급 공무원과 개발업자 등 1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명은 구속기소됐다. 이 공무원은 공범인 민간업자와 함께 2021년부터 올해까지 안성에서 추진된 물류창고와 산업단지 등 개발사업 5건의 인허가와 관련해 개발업자들로부터 약 30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를 받고 있다.

도 감사는 4월 1~9일 진행돼 6월 8일과 22일 감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쳤다. 공개된 감사 자료만으로는 감사 지적사항과 검찰이 기소한 5개 개발사업의 연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안태호 안성시의원은 9월11일 제244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고위공무원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한 내부통제 강화와 행정신뢰 회복 방안을 물었다. 9월23일 제3차 본회의 보충질문에서는 자체감사의 객관성을 위해 감사원 등 외부기관 감사 의뢰와 외부 전문가·여야 시의원의 TF 참여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의회는 이날 9월 14~2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나온 지적·개선사항 243건을 채택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이날 답변에서 '개발사업 검증 TF'를 한시적으로 꾸려 자체 특별감사를 하고,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5개 개발사업과 5년간 일정 규모 이상 개발사업을 감사 대상으로 삼는 방안을 제시했다. 필요하면 외부 전문가를 TF에 참여시키되,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내부 감사를 먼저 진행한 뒤 결과를 보고 외부감사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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