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재판부 尹 2심 무죄…1심 뒤집힐지 주목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향후 2주간 정치적 고비를 맞는다. 15일과 19일 서울시 국정감사에 이어 23일 항소심 선고가 예정되면서 오 시장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는 23일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진행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가 비용을 대신 내도록 한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는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항소심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하며 1심보다 무거운 처벌을 요청했다.
다만 최근 같은 재판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유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오 시장 측은 항소심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7일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실시나 제공을 의뢰·협의하는 등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오 시장 측은 같은 재판부가 범죄 성립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를 엄격하게 판단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 시장이 김씨의 여론조사 비용 지급 사실을 사전에 알았거나 대납을 지시했다는 특검의 주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1심 재판부가 명씨의 진술과 주변 정황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도 항소 이유로 제시했다.
다만 두 사건은 법적 쟁점에 차이가 있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무상 여론조사가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와 이를 제공받기로 한 의사 합치가 있었는지가 핵심이었다. 반면 오 시장 사건은 제3자가 실제로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한 만큼 오 시장이 이를 사전에 인식하거나 관여했는지가 쟁점이다.
결국, 항소심에서는 명씨 진술의 신빙성과 새롭게 제출된 녹취의 증명력, 오 시장과 비용 대납 사이의 연관성을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은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마지막 단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선고 결과에 따라 양측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지만,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법률심이어서 2심의 사실관계 판단이 향후 재판의 토대가 된다.
항소심 선고에 앞서 예정된 두 차례 국정감사도 부담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5일, 국토교통위원회는 19일 각각 서울시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서울시정과 주택·교통 정책 등 주요 현안뿐 아니라 오 시장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여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선고를 앞두고 오 시장의 거취를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확산했다. 9일 온라인과 메신저 등에서는 오 시장이 당일 오후 10시 사퇴 기자회견을 연다는 출처 불명의 글이 퍼졌다.
이에 호준석 서울시 대변인은 "근거 없는 것"이라며 "악의적인 유포에 대해 사이버수사를 요청하겠다"고 일축했다. 실제 사퇴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았다.
오 시장은 두 차례 국정감사를 치른 뒤 23일 정치적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항소심 판단을 받게 된다. 같은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가운데 오 시장의 1심 판결도 뒤집힐지, 시장직 상실형이 유지될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