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집 줄이기’·젊은 층 강남 진입 수요 맞물려
"소형, 대형과 달리 급매물 적어 강세 지속 전망"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아파트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는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최고가 거래도 잇따르는 모습이다.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큰 집을 처분하고 작은 집으로 옮기려는 고령층과 비싼 집값에도 강남권에 진입하려는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강남 3구에서 계약된 전용면적 40㎡ 이하 아파트 중개거래는 계약 해제 건을 제외하고 703건(1월 1일~10월 8일)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36건)보다 10.5% 증가한 수치다.
강남권은 세금 부담 우려 속에 매물이 빠르게 쌓이는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자료를 보면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 매물(8일 기준)은 2만7896건으로, 올해 1월 1일(1만6310건)보다 7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매물 증가율(29.8%)의 두 배를 웃돈다. 송파구는 3351건에서 6468건으로 93.0% 늘었고, 서초구는 5837건에서 9701건으로 66.2%, 강남구는 7122건에서 1만1727건으로 64.7% 증가했다.
초소형 아파트는 가격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27.68㎡는 지난달 28일 32층이 19억5000만원에 팔렸다. 전용면적 기준 약 8.4평짜리 아파트가 20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4월 4일 기록한 올해 앞선 최고가(18억3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올랐다.
강남구 수서동 까치마을 전용면적 34.44㎡도 지난달 7일 12층이 1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8월 22일 거래가격(15억4500만원)보다 500만원 높다. 송파구 오금동 현대백조 전용면적 31㎡ 역시 지난달 18일 2층이 7억2000만원에 팔려 올해 앞선 최고가(6억8000만원)를 4000만원 웃돌았다.
매물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초소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서로 다른 수요층이 있다. 우선 세금 부담으로 큰 집을 처분하더라도 병원과 편의시설, 지인들이 있는 익숙한 생활권을 떠나지 않으려는 고령층의 수요가 꼽힌다.
강남권에 처음 진입하려는 젊은 층도 초소형 아파트를 찾고 있다.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데다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수십억 원에 달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초소형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특히 신혼부부나 1~2인 가구는 넓은 주거 공간보다 직장과의 거리, 교통과 생활 편의성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큰 집을 판 고령층은 익숙한 생활권을 떠나기 싫어 작은 집으로 옮기고, 30대 신혼부부는 비싼 집값과 대출 규제 때문에 소형 아파트를 선택하는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아파트에서 급매물이 나오며 가격 하락을 주도하더라도 소형은 수요가 뒷받침돼 급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초소형 아파트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