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실 압수수색 논란에 필수의료 수사 가이드라인 마련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 개편과 관련해 저소득층을 더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임신 중지 약물 ‘미프진’의 건강보험 적용을 장관 직권으로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법적 요건과 다른 의약품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논란과 관련해서는 필수의료 현장의 진료 위축을 막기 위한 수사 절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기초연금 개편이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반쪽 개편’이라고 지적하자 “하후상박 원칙을 지켰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정부가 기초연금 지급 체계를 하후상박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 했지만, 수급 대상인 소득 하위 70% 구조는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수급자의 연금액을 줄이는 ‘상박’ 조치는 제외했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내년에는 단순히 9000원 정도의 차이지만 동결이 계속 유지될 경우 하후상박의 폭이 좀 더 커질 것”이라며 “하후상박을 1년 안에 실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부 수급자의 연금액을 감액하는 제도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완화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소득 하위 45%에는 부부 감액률을 20%에서 10%로 낮춰 부부 가구의 경우 약 12만원이 증가하고 추가 예산도 1조원 정도 들어간다”며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후상박 원칙을 지켰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소득 하위 70% 이하 노인에게 정액으로 지급하던 기초연금을 하후상박 방식으로 개편하고 지급 대상 기준도 기준중위소득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개편안을 보류하고 내년에는 소득 하위 70% 지급 구조를 유지하면서 하위 30%에 월 3만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개편 범위를 축소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신 중지 약물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국감에서 쟁점이 됐다. 정 장관은 장관 직권으로 ‘미프진’을 건강보험에 등재하는 방안에 대해 법적 요건과 의약품 간 형평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프진의 건강보험 직권 등재 방안을 묻자 “직권 등재에 대해서는 법적 요건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약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최근 도입을 밝힌 임신 중지 약물은 아직 제약사가 건강보험 적용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약물 도입 초기 2년간 원내처방을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약사들의 위헌 소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복용 후 관찰 기간에 대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와 위해관리계획이 좀 더 구체화되면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간 관련 제도 개선이 지연된 데 대해서는 “송구하다”고 말했다.
필수의료 분야 수사 절차도 국감 쟁점으로 다뤄졌다. 정 장관은 최근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논란과 관련해 “경찰청과 실무회의를 했고 의료계 입장을 반영한 수사·압수수색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합의해 진행 중”이라며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전날 경찰청과 회의를 열어 지난달 30일 경기 지역의 한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을 논의했다. 양측은 필수의료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 부처는 의료분쟁조정법과 응급의료법의 개정 취지를 고려해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수사 절차를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손영래 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은 “필수의료 분야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려면 현장 의료진이 불필요한 불안감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경찰청과 지속적으로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경기 남부지역의 한 병원에서 청색증으로 치료받던 아이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지난달 30일 해당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하면서 불거졌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압수수색이 의료진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진료 흐름을 저해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반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응급실 특성을 고려해 4시간여를 기다리는 등 진료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노력했고, 최소한의 시간 내 내부 구조만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