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와중에 기름값 담합 44조원?…SK에너지·현대오일뱅크 공정위 심판대

입력 2026-10-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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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두 회사에 심사보고서 송부…담합 관련 매출 44조1000억원
약 4년간 가격정보 교환·전쟁 이후 가격담합 혐의…심사관, 시정조치·과징금 의견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가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 판매가격 정보를 주고받고, 미국·이란 전쟁 이후에는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올랐다. 공정위 심사관이 담합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한 관련 매출액은 약 44조1000억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소명을 들은 뒤 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위반이 확인되면 과징금 등 구체적인 제재 수준을 확정한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두 회사의 휘발유·경유·등유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두 회사에 송부해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심사관은 두 회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올해 3월까지 약 4년간 판매가격 관련 정보를 교환했다고 판단했다. 교환 대상으로 지목된 정보는 ‘입금가’와 ‘확정가’, 할인이나 일정 기간 가격 보장 등의 판매정책이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에는 판매가격인 입금가를 담합한 것으로 봤다.

입금가는 정유사가 주유소·도매업체 등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때 우선 적용하는 가격이다. 정유사는 입금가를 기준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대금을 받은 뒤 다음 달 초 전월 거래에 최종 적용할 확정가를 정한다. 이후 두 가격의 차액을 정산하는 ‘사후정산’ 방식으로 거래가 마무리된다.

오 국장은 “이 사건 담합행위의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약 44조1000억원으로 파악했다”며 “일평균 약 300억원에 이르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9월 26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이투데이DB)
▲9월 26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이투데이DB)

국내 휘발유·경유·등유 제조·판매시장은 지난해 기준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GS칼텍스·S-OIL 등 4개사가 약 98%를 차지하는 과점시장이다. 시장 전체 매출액은 같은 해 약 30조8000억원으로 하루 평균 약 844억원 규모다. 약 30년간 신규 정유사의 진입이나 기존 정유사의 이탈 없이 시장구조가 유지돼 왔다.

심사관은 두 회사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과 정보교환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중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행위와 위법성, 조치 의견을 담은 문서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위반이 확인되면 구체적인 제재 수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심사보고서 수령일부터 8주 내에 서면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증거자료 열람·복사 신청 등 방어권을 보장받는다. 오 국장은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SK에너지 측은 “공정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전원회의 등 심의 절차에 성실히 임해 사실관계와 회사의 입장을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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