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유보 조건과 관련해 정부의 조직·예산 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행정부 대신 국회를 통한 통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 금감원 노조는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금융위원회와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공운위는 1월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는 대신 기타공공기관 이상 수준으로 경영 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정원 조정과 조직 개편 때 주무부처와 협의하도록 하고 경영공시와 복리후생 관리도 강화하도록 했다. 검사·제재 방식 개선과 금융소비자보호 로드맵 이행도 조건에 포함됐다.
금감원 노조는 이런 조건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이행 과정에서 사실상 ‘공공기관 혁신지침’을 직접 적용하는 수준의 별도 지침을 만드는 데 대해서는 반대했다. 금융감독기구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관리가 될 수 있다는 이유다.
특히 정부가 경영평가와 예산·정원 관리를 통해 금감원을 통제할 경우 금융감독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행정부 중심의 혁신지침 제정과 경영평가 방식의 일률적인 적용은 금융감독의 방향과 제재 수위 등이 정부 정책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과 정원 통제가 강화되면 금융시장 변화에 맞춘 조직 개편과 인력 충원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다.
금감원 설립 취지도 근거로 들었다. 금감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감독이 정부의 정책적·정치적 목적에 좌우되지 않도록 민간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로 출범했다. 노조는 금융위와 재경부 등 행정부가 예산과 조직을 직접 통제하는 것은 이러한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신 금감원에 대한 견제는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금감원이 권한을 독점하거나 폐쇄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 주체가 금융위·재경부·공운위 등 행정부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부 주도의 관료적·일방적 통제 방식에서 탈피해 국회를 통한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